행성 탄생의 비밀 - 외뿔소자리 V960 주변에서 관측된 먼지 덩어리

2023. 7. 26. 22:333. 천문뉴스/유럽남부천문대(ESO)

외뿔소자리 V960과 주변을 가득 채우는 먼지 모습. Credit: ESO/ALMA (ESO/NAOJ/NRAO)/Weber et al.

 

   2023년 7월 25일 ESO에서 발표된 사진은 목성정도 크기의 거대한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었다.  천문학자들은 ESO의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이하 VLT)와 아타카마 거대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배열(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이하 ALMA)를 이용하여 어린 별 가까이에 있는 대규모 먼지 덩어리를 탐지해냈다.이와 같은 먼지덩어리에서 질량붕괴가 발생하면 거대한 행성이 만들어진다.


이번 관측의 일원이었던 칠레 디에고 포르탈레스 대학의 연구원 알리시아 주를로(Alice Zurlo)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거대한 행성을 보듬어낼 가능성이 있는 어린별 주위의 먼지덩어리가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말 매력적인 발견이라 할 수 있죠."

이번 연구는 VLT에 장착된 SPHERE장비가 환상적으로 포착해낸 외뿔소자리 V960 별 주변의 세세한 모습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역자 주 : SPHERE - 분광광도계의 높은 대비를 이용한 외계행성 연구 장비(the Spectro-Polarimetric High-contrast Exoplanet REsearch)

외뿔소자리 방향으로 5,000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이 어린 별은 2014년에 갑자기 20배 이상 밝아지면서 천문학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빛의 증가가 있자마자 SPHERE를 통해 획득한 관측 데이터로 이 별 주위를 돌고 있는 물질들이 뒤엉켜 우리 태양계보다도 더 큰 규모로 뻗은 나선팔 구조를 말들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발견에 고무된 천문학자들은 이 별과 그 주변을 ALMA로 관측하여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VLT를 이용한 관측이 이 먼지 물질의 표면만 관측할 수 있었음에 반해 ALMA는 이 먼지 덩어리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Credit: ESO/ALMA (ESO/NAOJ/NRAO)/Weber et al.

사진 설명 : 왼쪽 노란색 사진이  SPHERE로 촬영한 외뿔소자리 V960별과 그 주변 먼지구름의 모습이다. 
                   이 먼지는 별빛을 받아 편광되며 빛을 반사해내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 물질이 마구잡이로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고른 정렬향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그 정렬양상을 SPHERE가 포착하여 나선형 팔구조를 밝혀낼 수 있었다. 
                  오른쪽에 푸른 색으로 보이는 사진은 ALMA를 이용하여 촬영한 사진이다. 
                  ALMA의 관측 파장은 먼지 사이를 투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부에 행성 수준의 규모가 되는 덩어리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 덩어리들이 이른바 "중력 불안정성(gravitational instability)"으로 알려진 수축과 붕괴 과정을 거쳐

                  거대행성을 만들어낼 것으로 추정된다. 


주를로는 ALMA관측데이터를 통해 이 먼지 나선팔에 분절화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 행성과 비슷한 덩어리들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거대 행성이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고 추정하고 있다.
우선 '핵 강착(core accretion)'이론은 먼지알갱이들이 서로 뭉치고 뭉쳐 만들어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중력 불안정성(gravitational instability)'이론은 별 주위에 분포하는 물질 덩어리들이 수축을 거듭하다가 중력붕괴를 통해 행성이 만들어진다는 입장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핵강착'이론의 증거들을 찾아모은 반면, '중력 불안정'이론을 뒷받침할만한 관측 사례는 찾지 못했었다. 

2023년 7월 25일 아스트로피지컬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개재된 논문의 주저자인 칠레 산티아고 대학의 연구원 필리프 웨버(Philipp Weber)는 행성 수준의 규모로 발생하는 중력 불안정성 현상이 실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일원인 산티아고 대학 세바스찬 페레즈(Sebastian Perez)는 행성의 형성과정을 추적한 지난 10여년 동안
이번만큼 스릴을 느꼈던 적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ESO의 관측 장비를 활용하여 이 행성계가 빚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추적할 것이다.
또한 현재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되고 있는 초대형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e, 이하 ELT)은 이곳을 훨씬 더 세밀하게 관측하여 이 먼지를 구성하고 있는 화학적 성분을 포함한 좀더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게 될 것이다. 

V960 별의 위치. Credit: ESO, IAU and Sky & Telescope

 

외뿔소자리 V960을 중심에 두었을 때 그 주변 풍경, Credit: ESO/Digitized Sky Survey 2. Acknowledgement: Davide De Martin

 

출처 : 유럽남부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Photo Release  2023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