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에의 생애와 메시에 목록 4.

2023. 10. 23. 23:171. 별과 하늘의 이야기/별지기 사전

메시에 마라톤 풍경 (2019년 3월 30일, 경남 산청)

 

메시에의 첫 번째 추가 목록 

메시에는 1771년 프랑스 한림원에 최초 목록을 선보인 후, 더 이상 성운이나 성단을 찾으려는 체계적인 노력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메시에는 혜성을 찾거나 관측하는 동안 만나게 되는 천체나 동시대 인들의 관측, 또는 다른 출처를 통해 알게된 천체들에 대한 수집은 계속하였습니다. 

 

이중 하나인 M49는 지금은 대단히 잘 알려진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발견된, 첫번째 천체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또다른 천체의 발견도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요한 엘레르트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에 의해 1779년 발견되었고, 메시에에 의해서도 독립적으로 발견된 혜성의 경로를 따라 발견이 이어졌죠.  

 

이 혜성은 당시 처녀자리와 머리털자리를 통과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다수의 천체들이 동시에 이 혜성이 지나간 경로에 있었기 때문에 이 천체들은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기기도 하고 혼동도 야기시켰음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5월 5일과 6일에는 메시에가 M61은하를 새로운 혜성으로 착각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메시에의 발견은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바르나부스 오리아니(Barnabus Oriani)보다 6일 느린 것이었죠. 

 

1780년, 메시에는 23개 성운과 성단 목록을 완성하여 최초 발행목록에 대한 추가판으로 발행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총 68개 목록은 1783년 프랑스 경도학회가 출판하는 역서인 꼬네상스 데 타(Connaissance des Temps)에 실렸습니다. 
이중 13개는 혜성의 경로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된 천체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M66은 1780년 3월 1일 저녁 M65를 발견했을 때 함께 발견된 천체로 간주됩니다. 

 

메시에는 1773년 11월 1일과 2일 저녁, 1773년 혜성이 M66과 M65사이를 통과했음에도 M66을 포착하지 못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 혜성의 밝은 빛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779년에 출현하여 처녀자리와 머리털자리를 통과한 혜성 역시 혜성과 딥스카이 천체에 대한 흥미를 촉발시키는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메시에의 최대 라이벌로서 메시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피에르 메셍(Pierre Mechain)이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1779년에 딥스카이 천체를 찾기 시작한 것 뿐 아니라 혜성들도 성공적으로 포착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메시에의 두 번째 추가 목록 


피에르 메생(Pierre Mechain)의 조력을 받은 메시에의 두 번째 추가 목록은 대단히 훌륭한 목록입니다. 

 

1744년 8월 16일, 프랑스 북부 랑(Laon)에서 건축가의 아들로 태어난 메생은 수학과 물리학, 건축학을 공부하며 자랐습니다. 
메생은 프랑스 대학 천문학 교수였던 조제프-제롬 르프랑수아 드 랄랑드(Jeseph Jerome le Francais de Lalande, 1732-1807)의 후견 하에 천문학을 공부하였습니다.
랄랑드는 어려운 천문학적 수학을 어린 메생이 쉽게 푼다는 것을 알게 되죠. 

 

1772년 랄랑드는 베르사유의 해군 보급소에 메생을 위해 임시직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 임시직은 천문학자이자 수로학자로서의 역할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2년 후 메생을 포함하여 보급소 전체 부서가 모두 파리로 이전하였습니다. 
이곳에서 메생은 해군 천문학자로서 위치를 공고하게 다지고 있었던 메시에를 만납니다. 

 

비록 메생은 프랑스의 해안 지도를 그리기 위해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하긴 했지만 메생이 메시에에게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메생은 1774년 달에 의한 알데바란의 엄폐 관측을 시작으로 밤하늘 관측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죠. 

 

메시에는 열정적인 혜성 추적자로서 얻은 명성과는 별도로 또다른 태양계 천체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1776년 미국혁명이 발발하고 나서 한 달 후 토성을 관측하다가 새로운 띠를 발견했죠. 
다음은 영국왕립학회 회원이었던 마젤란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이 편지는 1776년 5월 29일에 쓰였습니다. 

1776년 5월 14일 이후, 나는 토성 관측을 계속 하고 있었다네
그리고 6월 6일, 토성의 몸통에서 희미한 빛의 고리를 관측했지. 
고리의 반대편은 이 행성의 뒤편으로 돌아들어가고 있었다네.

 

이 고리는 매우 넓은 고리였고 목성 만큼이나 또렷하게 보였다네.
당시 나는 돌랜드가 만든 3.5피트 길이의 아크로매틱 망원경을 사용했지. 

 

나는 자네가 다른 천문학자들에게 이 점을 말해 줬으면 하네.
더 나은 장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과 다른 걸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라네.

그러면 이 행성의 자전에 대해 지금보다 좀더 나은 측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네.

 

메스 존(Mess.John)과 제임스 카시니(James Cassini)가

지난 세기 말에 이러한 현상을 발견한 유일한 천문학자들이 아닌가 생각한다네.

 

하지만 이미 언급된대로 혜성이 처녀자리와 머리털자리의 은하단을 통과하던 1779년에는 많은 천체관측가들의 관측 방향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시 메셍은 혜성의 발견 뿐 아니라, 혜성을 관측하고 그 궤도를 계산해 내느라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특히 궤도를 계산하는데 메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죠.)

혜성을 찾는데 있어 주목할만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메시에가 이를 얼마나 유감스럽게 생각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바드 천문역사학자 오웬 깅그리치(Owen Gingerich)는 존 말라스(John Mallas)와 에버레드 크라이머(Evered Kreimer)의 책, 메시에 앨범(The Messier Album)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둘 사이에 질투심이 대단했으리라는 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역사가들이 따로 말은 하지 않지만 실제로도 그랬죠. 
 하지만 이들은 대단히 전문적인 교우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죠.

이들은 서로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새로운 성운과 성단 목록을 만드는데 메생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는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생은 새로 발견한 천체들에 대해 메시에와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그 위치를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메시에 역시 1781년 4월 13일, 목록상의 천체가 68개에 이를 때까지 새로 발견되는 천체를 지속적으로 추가시켜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1년 후 총 목록은 1차 목록에 더해 100개에 도달했습니다. 

 

이렇게 새로 발견된 목록의 75%가 메생이 발견한 것이었죠. 
메시에는 메생이 추가로 발견한 3개의 천체를 자신의 목록에 포함시켜 주긴 했지만  메시에는 사실 원고의 마감 전까 이 천체들의 위치를 점검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시에는 해당 천체들을 자신의 목록에 추가 했죠. 
이 중, 두 개 천체는 위치가 적혀 있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천체가 바로 101, 102, 103입니다. 
이는 해당 원고에 달린 "메시에가 아직 보기 전"이라는 메모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최종본 출판을 위해 메시에는 예전에 관측한 68개 목록에 대한 최근 관측 자료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잃어버린 메시에 천체들과 또다른 의문점들. 

 

메시에의 오리지널 목록을 구성하는 천체 중 두 개는 여전히 의문에 휩싸여 있습니다. 
큰곰자리에 있는 M40과 궁수자리에 있는 M24가 그것입니다. 

 

1780년 발행된 메시에의 첫 번째 보충목록에 있는 23개 천체 중 이 두 개에는 특별히 메모가 남겨져 있습니다. 
돛자리에 있는 산개성단 M47과 바다뱀자리에 있는 산개성단 M48이 그들입니다. 

 

그리고 메시에의 두 번째 보충 목록에서 가장 말많은 천체가 두 개 있죠. 
머리털자리에 있는 M91과 용자리에 있는 M102가 그것입니다. 

 

다음은 이들 천체의 의문점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입니다. 

M40은 큰곰자리에 있는 거의 비슷한 밝기에 가까이 붙어 있는 이중별입니다.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1611 - 1687)는 우라노그라피아에서 이들을 "성운기가 있는 별"로 묘사했습니다. 

과연 M40이 목록에 포함될 필요가 있는지 논쟁이 있지만 메시에는 왜 이 천체를 목록에 포함시켰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을 다음과 같이 남겼습니다.  

 

"헤벨리우스가 이 두 개 별을 성운으로 착각하긴 했지만 

6피트의 일반적인 망원경으로는 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궁수자리에 있는 작은 별구름인 M24는 맨눈으로도 누덕누덕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미리내의 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메시에는 처음으로 이 부분을 다른지역과는 다르게 성단처럼 별들이 몰려 있는 덩어리로 구분해 냈습니다. 

 

초기 많은 언급들은 메시에가 거대한 별구름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미리내의 궁수자리-용골자리 나선팔에 있는 11등급의 작은 산개성단 NGC 6603을 발견한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NGC 6603은 1830년 7월 5일에서야 존 허셜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죠. 

 

고물자리에 있는 산개성단 M47은 메시에 목록에 기록된 위치로 식별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메시에 목록에 기록된 위치에는 정작 아무것도 없죠. 

 

독일 천문학자인 오스발드 토마스(Oswald Thomas, 1882-1963)는 이 잃어버린 메시에 목록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안하였습니다. 

1934년 발행된 그의 책, <천문학(Astronomie)>에서 토마스는 M47을 또렷하고 밝게 보이는 산개성단 NGC 2422로 규정하였습니다. 

22년 후 캐나다 몬트리올센터 왕립천문학회의 T.F.모리스(T.F.Morris) 역시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죠. 
그는 메시에가 위치를 계산하는데 실수를 저지른것 같다며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메시에가 기록한 위치를 간단하게 뒤집어 보면 NGC 2422를 만나게 된다. 이것이 M47이다."

 

M48 역시 또다른 "잃어버린"메시에 천체입니다. 
이 천체 역시 메시에가 기록한 위치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죠. 

 

모리스는 M47과 마찬가지로 메시에가 그 위치를 잘못 기록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메시에가 기록한 적경에는 일체의 성단이 없지만 그곳에서 남쪽으로 5도 지점에 NGC 2548이 있고 이것이 M48이라고 보았죠. 

 

 

M91은 우리에게 멋진 도전과제가 되는 천체입니다. 
메시에는 M91을 천체들이 많이 몰려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보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몇가지 가능성을 남겨주고 있죠.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천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이 곳을 지나가는 혜성들이 있고, 인근에는 나선은하 NGC 4571이 있습니다. 
중복으로 관측된 M58과 막대나선은하 NGC 4548도 있죠. 

 

텍사스의 아마추어천문학자인 W.C.윌리엄스(W. C. Williams)는 1969년 이 문제를 살펴보았을 때, 그는 메시에가 목록을 작성하는 중에 또다른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윌리엄스는 M91의 위치를 M89를 기준으로 지정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실수로 M58과의 차이를 기록하고 말았죠. 
(메시에는 다른 성운들의 위치를 지정할 때 밝은 "성운"들을 참조하곤 했다고 합니다.)

 

논쟁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결론, 그리고 오늘날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NGC 4548이 M91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한 천체임에도 불구하고 M102의 정체성은 아마추어천문인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우선 메시에가 이 천체를 전혀 관측한 바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해야 합니다. 
이 천체는 메생이 발견한 3개 천체 중 하나입니다. 
메시에는 이들을 관측할 시간이 없었고 자신의 최종 목록에 포함시키는 것도 주저했었죠. 

 

이 세 개 천체 중 메시에가 (메생으로부터 전달받아) 그 위치를 기록한 것은 M101 뿐이었습니다. 
M101은 큰곰자리의 나선은하 NGC 5457로 식별되어 있죠. 

 

반면 메시에가 그 위치를 기록하지 않은 M103은 이 천체에 대한 묘사를 기반으로 카시오페이아자리의 산개성단 NGC 581로 확실하게 식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M102는 문제가 좀 있죠. 
메시에는 이 천체의 위치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달아 혼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죠.

 

"목동자리 오미크론 별과 용자리 요타 별 사이에서 

매우 희미하게 빛나는 성운으로서 

6등급 별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문제는 목동자리 오미크론별이 용자리 요타 별에서 남쪽으로 무려 40도나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더더욱 혼란스럽게도 이 지역에서 메생이 발견해낸 천체들은 여러 개가 있습니다. 

 

여러 논쟁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만약에 오미크론이 세타의 오기라면 NGC 5879나 NGC 5866이 M102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몇몇 제안대로 용자리 요타별이 뱀자리 요타별의 오기라면 M102는 뱀자리에 있는 NGC 5928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일까요?

 

캐나다 왕립천문학회 저널 1947년 판(권 41, 265쪽)에 보면 헬렌 소여 호그(Helen sawyer Hogg)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1783년 메생 자신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는 성운 번호 102는 잘못된 것이며 이는 101번과 같은 천체라고 단호하게 기록했던 것이다. 
다음은 메생이 쓴 편지를 인용한 것이다. 

 

 '1784년 꼬네상스 데 타(the Connaissance des temps) 267페이지에서 

내가 목동자리 오미크론별과 용자리 요타별 사이에서 발견한 성운을

메시에는 102번째 천체로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 성운은 앞서 101번째로 기록된 것과 동일한 성운입니다. 
 메시에는 차트에서 저질러진 실수의 결과와

예전에 논의했던 나의 '성운기가 있는 별목록'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였습니다. '
  
따라서 메시에의 102번째 천체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케네스 글린 존스(Kenneth Glyn Jones)는 자신의 책 '성운을 찾아서(the Search for the Nebulae, Alpha Academic, Chalfont St. Giles, 1975)'에서 호그의 의견에 동의하며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메생의 원래 설명이 보여주는 억측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라도  밝혀진 그의 설명은 반드시 반아들어져야 하고, 

M102는 없는 것으로 공표되어야 한다. "

 

하지만 존스는 나중에 발행된 메시에의 성운과 성단 목록(Messier's Nebulae and Star Clusters , Cambridge University Press, 2nd ed., Cambridge, 1991)이라는 책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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