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5. 19:26ㆍ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63광년 거리에 있는 젊은 행성계인 화가자리 베타별(Beta Pictoris)은 면밀한 연구가 이뤄지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학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화가자리 베타별은 처음으로 외계 별에서 먼지 원반이 사진으로 촬영된 별이다.
이 먼지 원반은 소행성과 혜성, 미행성체 간의 충돌 와중에 만들어진 것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외곽에 형성된 제 1 원반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양상을 보이는 제 2 먼지 원반을 처음으로 포착한 바 있다.
( 참고링크 : 허블사이트 2015년 2월 19일 발표 뉴스 )
그리고 지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연구팀이 화가자리 베타별 사진에서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구조를 식별해냈다.
스페인 천체생물학 센터, 이자벨 리볼리도(Isabel Rebollido)가 이끄는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NIRCam(근적외선 카메라, Near-Infrared Camera)와 MIRI(중적외선 장비, Mid-Infrared Instrument)를 이용하여 화가자리 베타별 두 개 원반의 구성 성분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조사를 진행하던 중 날카롭게 기울어진 먼지 줄기를 발견하는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 모습이 마치 고양이 꼬리를 닮아 '고양이 꼬리'라 이름을 붙인 이 줄기는 제 2 먼지 원반의 남서쪽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리볼리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화가자리 베타별은 먼지 원반 때문에 유명한 별입니다.
이 원반은 화가자리 베타별과 아주 가깝게 붙어 있어서 정말 밝게 빛나고 그 덕에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대상이죠.
또한 이곳은 복잡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구성요소를 품은 원반과 혜성이 있고, 실제 두 개의 외계행성이 직접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고양이 꼬리는 지금까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구조죠.
이는 그동안의 관측 기기들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만큼 감도도 충분치 않았고 공간분해능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NIRCam으로도 관측하기 어려웠다.
대신 MIRI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또한 중적외선 데이터는 각 원반의 구성 성분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두 개 원반의 온도 차이도 드러내 주었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크리스토퍼 스타르크(Christopher Stark)는 두 개 원반이 서로 다른 유형의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MIRI를 통해 제 2 원반과 고양이 꼬리가 제 1 원반보다 온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말했다.
스타르크는 또한 제 2 원반과 고양이 꼬리를 구성하는 물질이 아주 어두워 비록 가시광선에서는 볼 수 없지만 중적외선으로는 포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제 2 원반의 더 높은 온도를 설명하기 위해 이 원반을 구성하는 물질이 우리 태양계의 혜성이나 소행성 표면에서 별견되는 것과 비슷한 매우 높은 다공성을 가진 "난분해성 유기물질(organic refractory material)"일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NASA OSIRIS-REx 미션에 의해 소행성 베뉴(Bennu)에서 추출된 샘플에 대한 예비 분석 결과는 탄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아주 검은 물질이라는 것이었다.
MIRI가 화가자리 베타별 관측에서 감지한 것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수수께끼의 구조에 대한 향후 연구 계획
하지만 여전히 남는 질문은 고양이 꼬리를 닮은 돌출부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이다.
이 독특한 돌출부는 그 어떤 다른 원반에서도 발견된 바 없다.
연구팀은 이 독특한 구조의 기원과 형성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비록 추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긴 하지만 연구팀은 고양이 꼬리 구조가 100 년도 채 되지 않은 과거에 발생한 모종의 사건때문이라는 강력한 가설을 수립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마샬 페린(Marshall Perrin)은 충돌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상당한 양의 먼지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린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먼지는 처음에는 동일한 방향으로 공전하다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는데 가장 미세한 먼지 입자가 화가자리 베타별의 별빛에 밀려 가장 빨리 퍼져나갔고, 이보다 큰 입자들은 이보다는 느리가 퍼져나가면서 기다란 먼지 덩쿨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한다.
스타르크는 이 독특한 구조를 재현할 수 있는 역학 모델을 수립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하며 연구팀이 세운 모델에 따르면 우선 먼지가 극단적인 빠른 속도로 밀쳐져 나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가능하려면 난분해성 유기물질로 이루어진 먼지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양이 꼬리 구조가 먼지 원반으로부터 급격한 경사로 튀어오른 것을 단순한 착시로 보는 모델을 선호한다.
휘어진 꼬리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으로 인해 이 꼬리가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사실 이 물질이 원반과 이루는 각도는 5도 정도일 뿐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고양의 꼬리를 구성하고 있는 먼지의 양은 밝기를 근거로 추정해봤을 때 지름 160억 킬로미터로 펼쳐진 소행성 벨트를 구성하는 양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화가자리 베타별에서 최근 발생한 새로운 먼지를 만들어낸 사건은 이 비대칭 돌출부를 설명해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2014년 ALMA가 고양이 꼬리 인근에 형성된 일산화탄소 덩어리를 관측한 바 있는데 최근의 파괴적인 먼지 생성이 바로 이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참고링크 : 2014년 4월 6일 유럽 남반구 천문대 발표 내용 )
화가자리 베타별에서 쏟아져나오는 복사는 대략 100년 동안 일산화탄소를 분해해 왔을 텐데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가스 뭉텅이들이 동일한 사건과 연관된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르크는 이번 연구가 화가자리 베타별은 생각보다 훨씬 더 활동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덕분에 충분히 많은 연구가 진행된 대상도 여전히 놀라움을 품은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이 외계행성계에 대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창문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뉴 올리언즈에서 열린 제 243차 전미천문학회에서 발표되었으며 연구는 관측프로그램 GO 1411(Guaranteed Time Observation program 1411)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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