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Requiem)과 앙코르(Encore) : 가장 멀리 떨어진 초신성

2024. 1. 16. 14:31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지난 2023년 11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MACS J0138.0-2155라는  거대한 은하단을 관측한 바 있다. 
이때 아인슈타인이 처음 예견한 중력렌즈 현상을 통해 MRG-M0138이라는 머나먼 은하도 발견했다. 
이 은하는 MACS J0138.0-2155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구부러진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은하단이 만들어낸 중력렌즈 효과는 이 머나먼 은하를 확대하고 구부러진 형태로 드러내 준 것 외에도 귀중한 사진 다섯 개도 제공해 주었다. 

2019년, 천문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이 2016년에 촬영한 MRG-M013은하 사진에서 초신성이 발견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접한 바 있다. 
그리고 지금, 또다른 천문학자들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에 촬영한 사진에서 두 번째 초신성을 발견했다. 

이번 포스팅은 우주망원경과학 연구소의 NASA 아인슈타인 학회원인 저스틴 피렐(Justin Pierel)과 카네기 과학 연구소 천문대의 천문학자 앤드류 뉴먼(Andrew Newman )이 설명한 MRG-M013에서 식별한 두 개 초신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관측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감독국 재량 관측프로그램 6549 (Director’s Discretionary Time program 6549)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MRG-M013은하에서 발견된 초신성 앙코르(Encore), 강력한 중력렌즈 작용으로 빛이 서로 분리된 경로를 거쳐오면서 하나의 초신성이 두 개로 갈라져 보인다. NASA, ESA, CSA, STScI, Justin Pierel (STScI) and Andrew Newman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중력렌즈 너머에서 폭발한 초신성의 빛은 여러 경로를 통해 지구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역에서 동시에 출발하여 동일한 속도로 동일한 지역을 경유하는 여러 열차에 비교할 수 있죠. 
하지만 각 열차가 지나갈 철로가 다르다고 가정해 보죠. 
이렇게 되면 전체 철로의 길이와 지형의 차이로 인해 각 열차가 목적지에 다다르는 시간은 똑같을 수 없게 되죠. 
마찬가지로 중력렌즈 너머에서 발생한 초신성은 하루에서 여러 주 이상, 심지어는 몇 년의 차이를 두고 우리에게 도달하게 됩니다. 

이처럼 동일한 초신성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시차를 측정하여 현대 우주론의 최우선 도전과제인 우주 팽창의 역사, 즉 허블 상수를 계산할 수 있죠. 

서로 다른 장면으로 나타난 하나의 초신성을 포착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건 10개도 채 되지 않죠. 

몇 안 되는 이 초신성 중에 '레퀴엠( Requiem )'이라는 별칭이 붙은 초신성은 몇 가지 이유에서 단연 돋보이는 초신성입니다. 

우선 이 초신성까지의 거리는 무려 100억 광년입니다. 
두번째로 이 초신성은 우주의 거리 측정지표인 이른바 '표준 촛불'로 사용되는 Ia 유형 초신성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측된 모델에 따르면 이 초신성의 빛 하나는 은하단의 강력한 중력을 통과하느라 아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은 203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초신성은 2019년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지금은 이 초신성이 사그라들고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허블상수를 측정할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왼쪽 사진은 2016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초신성 레퀴엠의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2023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초신성 앙코르의 모습이다. 두 초신성 모두 동일한 은하에서 발생했으며, 두 초신성 모두 강력한 중력렌즈를 통과하며 여러 개로 갈라진 모습을 연출하였다. Hubble image credit: NASA, ESA,STScI,SteveA.Rodney(University of South Carolina) and Gabriel Brammer (Cosmic Dawn Center/Niels Bohr Institute/University of Copenhagen); JWST image credit: NASA, ESA, CSA, STScI, Justin Pierel (STScI) and Andrew Newman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그런데 이번에 레퀴엠이 발생했던 동일한 은하에서 두 번째 초신성이 발생했습니다. 
이 초신성에는 '앙코르(Encore)'라는 이름을 붙였죠. 

앙코르는 정말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감독국 재량 하의 신속 프로그램으로 지정되어 추적 관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개의 모습으로 드러난 이 초신성의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블상수를 측정하고 확정하게 될 것입니다. 

앙코르는 표준 촛불인 Ia유형 초신성으로 확정되었으며 이로서 이들 초신성 형제는 지금까지 발견된 초신성 중 가장 멀리 떨어진 초신성이 되었습니다. 

 

초신성은 대개 예측 불가능한 천체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레퀴엠도 그렇고 앙코르도 그렇고 마지막 모습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예측되어 있는 상태죠. 
두 초신성 모두 2035년 즈음에 마지막 모습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새롭고 정확한 허블상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출처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 블로그  2023년 12월 21일 포스팅

 

참고 영상 : 머나먼 은하나 초신성이 강력한 중력렌즈를 통과하며 여러 개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역시 동일한 현상으로 발견된 초신성 레프스달을 다룬 2015년 3월 ESA 뉴스의 동영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