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은하의 별 생성 역사

2024. 4. 23. 14:37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은하가 막 생성되던 당시를 추적하여 가장 멀리 떨어진 우주를 탐사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과학자들은 머나먼 우주를 보다 자세히 이해하기 위한 도전적인 관측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활용되기를 기대해왔다. 
우리는 카네기 과학관측 연구소(the 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의 명예천문학자 앨런 드레슬러(Alan Dressler)를 초빙하여 허블우주망원경으로부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이르는 그의 탐사 여정을 들어보았다.


앨런 드레슬러의 주요 관심 분야는 은하의 구조와 형태 변화, 별 생성의 특성 및 속도, 은하가 어떻게 몸집을 불려왔는지에 대한 것이다. 
앨런의 설명을 담은 아래 글은 2024년 3월 27일 아스트로피지컬 저널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개재된 논문에 대한 것이다. 



저는 1993년 대학연합 천문연구인 AURA(the Associated Universities of Research in Astronomy)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해 낸 깊은 우주의 놀라운 영상을 바탕으로 스무 명의 천문학자 협의체를 이끌며 향후 20년 동안 천문학이 규명해야 할 중요한 질문을 선정했습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우주가 탄생하고 약 반 정도가 지난 대략 70억년 전의 우주까지 관측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이러한 예측 자체도 놀라운 것이었지만 허블우주망원경은 기대를 뛰어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머나먼 은하가 예상보다 훨씬 더 밝고 훨씬 더 빽빽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우리는 허블우주망원경이 빅뱅이 발생하고 나서 고작 10억년 상관에 탄생한 은하의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우리 우주의 기원을 증명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습니다. 

수많은 별을 탄생시키고 행성과 생명에 있어서 핵심 재료가 되는 무거운 원소를 벼려내는 은하의 존재가 없었다면 
우주는 그저 흐지부지되는 공간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은하의 탄생을 보려면 허블우주망원경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필요했죠.
바로 훨씬 더 큰 규모의 망원경과 적외선에서 뛰어난 감도를 갖는 망원경이 말입니다. 

우리 위원회는 NASA에 그와 같은 망원경 제작을 권고했습니다. 

 

사실 그건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죠. 
왜냐하면 우주의 요람기에 퍼져나온 희미한 빛을 관측하려면 지구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대단히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는 망원경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해 냈죠. 


이 작업을 진행하는데 무려 25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고 이만 명에 달하는 헌식적이고 뛰어난 두뇌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를 통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탄생한 것입니다. 

2022년 7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측이 시작된 이후 여러 프로젝트에서 130억년 이전, 은하가 탄생하던 시기의 다양한 사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놀라움이 이어졌죠. 

당시의 은하들이 이미 왕성하게 별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가 보아온 우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던 겁니다. 

저는 이 서사시와 같은 여정을 나누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드디어 그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메인 카메라인 NIRCam(근적외선 카메라, Near-Infrared Camera)을 제작한 연구팀은
JADES관측프로그램(JWST Advanced Deep Extragalactic Survey,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첨단 심우주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대단히 멀리 떨어진 우주를 담은 아홉 개의 적외선 영상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JADES관측프로그램은 GOODS 관측 프로그램이 진행했던 지역의 남쪽 지역을 관측했습니다. 
(참고링크 : GOODS 관측 프로그램, https://big-crunch.tistory.com/12349696 )
이 지역은 우주가 탄생하고 첫 10억년 기간에 존재한, 약 일 천 개의 은하를 관측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넓은 영역이었습니다. 

이 때는 우주가 빠른 팽창을 겪으며 수소와 헬륨가스가 서로 뭉쳐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중력이 작용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로부터 첫 세대의 별이 탄생했죠. 

이 세대의 별은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조차 직접 관측이 어렵죠. 
하지만 우리는 우주에 원소를 풍부하게 공급하는 주요 역할을 수행한 2세대 별은 관측할 수 있습니다. 

 

Credits: NASA, ESA, CSA, Brant Robertson (UC Santa Cruz), Ben Johnson (CfA), Sandro Tacchella (Cambridge), Marcia Rieke (University of Arizona), Daniel Eisenstein (CfA).

 

이 사진은 JADES 관측 프로그램으로 획득한 NIRCam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는 허블우주망원경과 여타 천문대에서 충분한 연구가 진행된 GOODS 영역의 남쪽 부분이 담겨 있죠.
사진에 담긴 은하는 4만 5천 개 이상입니다.   


이때 은하는 대부분이 수소인 가스를 이용해 별을 만들고 몸집을 키웠습니다. 
오늘날의 은하는 가스가 많지 않아 별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천천히 진행되죠.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초기 우주에 가스가 풍부하긴 해지만 이것만으로 정말 역동적인 성장이 가능했는지에 대해 의심을 품어왔습니다.

그래서 말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웠죠. 

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푸른색에서 붉은 색으로 바뀝니다. 
천문학자들은 오래된 은하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은하를 구분해내기 위한 논쟁을 오랜동안 지속해 왔죠.
왜냐하면 별은 고작 20억살이 되면 이미 붉은색으로 바뀌는데 반해 어떤 은하들은 그 나이가 100억 년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마치 사람의 나이를 그저 키로만 추정하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의 수고가 필요한 지점이었습니다. 


영상이 보여주는 은하는 우주가 시작되고 고작 10억년 상관의 은하들이죠. 
이들은 아주 젊고, 따라서 이 은하에 있는 별들은 태양보다 두 배 이상 무겁고 훨씬 푸른색을 띠는 별들입니다.  
 
이 별들은 수명이 고작 1천 만년에서 10억년 밖에 되지 않는 '우주적 시계(cosmic clocks)'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10억년 상관이라면 가장 젊은 별에서 가장 늙은 별을 쉽사리 구분하여 얘기할 수 있죠. 

 

우리는 이 별들을 첫 세대 은하에서 발생한 별생성 역사를 추적하는데 사용합니다. 

NIRCam이 촬영한 사진에는 이처럼 젊은 여러 별에서 뿜어져나온 빛이 적외선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빛을 천체물리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매우 세밀하게 펼쳐놓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이른바 스펙트럼이라 불리는 수백, 수천 개의 색을 담은 빛을 무지개처럼 펼쳐놓는 거죠. 

하지만 첫 세대 은하들은 너무나 희미하기 때문에 우리는 NIRCam이 일곱 개 컬러필터로 촬영한 이른바 '단순 무지개(simple rainbow)'를 이용하여 각 은하의 나이와 역사를 분석하였습니다. 

천문학자들이 말하는 '단순 무지개'란 '분광 에너지 분포(spectral energy distribution)'를 의미하는데 이를 간단하게 SED라 표현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저는 SEDz*라는 컴퓨터 코드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SED를 분석하여 은하의 별생성 역사를 연역하는 코드죠.   

아래 표는 여러 갓 태어난 별들의 SED를 구분하여 어떻게 이들의 생성역사를 측정하는지 보여줍니다.  

상단 왼쪽 판넬에는 희미한 은하의 SED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별의 별빛을 합쳐 만들어진 SEDz*모델을 서로 덧붙여 은하의 별 생성 역사를 연역해냈죠.   

SEDz* 솔루션에는 은하의 적색편이를 측정하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하의 빛은 우주의 팽창으로 인해 붉은색으로 편이되죠. 
이것이 바로 첫 세대 은하를 적외선으로 관측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SEDz*는 이처럼 여러 별의 조합자료, 즉 어느 정도 연령대의 별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를 이용하여 최적의 데이터를 매칭시킵니다. 

관측이 제대로 수행된 모든 은하는 동일한 연령대의 별들이 있는 경우입니다. 
오직 단 한 번의 별 생성 역사만이 존재하는 경우죠. 
하지만 몇몇 경우에서는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은 별들이 대략 5억 년 상관에 탄생했죠. 
우리는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은하를  격렬하게 별들을 탄생시킨 폭발적인 별 생성 은하(starbursts)로 설명합니다.    

Credit: Alan Dressler


표 설명 :

상단 왼쪽 블록은 데이터와 SEDz* 솔루션 - 즉 얼마나 많은 별들이 언제 생성되었는지에 대한 예측치 간의 일치 양상을 보여줍니다. 
대상 은하의 적색편이는 z~6으로서 이는 약 130억년 전, 즉 빅뱅이 있고 나서 대략 10억년 상관에 존재하는 은하입니다.   
표를 가로지르는 일곱개의 검은 점은 NIRCam의 각 필터에서 수집된 데이터입니다.   
각 점을 관통하는 막대는 오차범위를 나타내죠.  
각 점은 각각의 밝기를 기준으로 정렬된 것입니다.   
SEDz* 솔루션은 별의 생성 역사, 즉 별의 질량이 증가되어온 양상을 말해줍니다. 
그 결과치가 오른쪽 블록에 기록되어 있죠.  
표에 나타난 별 생성 역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주의 나이가 3억 5천만 년에 지나지 않았던 시절, 즉 적색편이값이 11인 지점에서는 태양질량의 3억 5천만 배에 달하는 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6억년 후 태양질량 1억 8천만 배에 달하는 별들이 만들어졌죠.   
이를 모두 이은 선이 마젠타 색의 띠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띠의 최종 정착지점은  측정된 데이터를 모두 합쳐 만든 오른쪽 박스의 점과 정확히 일치하죠.   
또한 마젠타 색 띠는 먼저 탄생한 별들의 양상을 그린 주황색 선과 나중에 탄생한 별들의 양상을 그린 보라색선을 합치면 나타나는 양상과 일치합니다. 
이 두 개 그래프 사이 약 5억년의 기간 동안 탄생한 별들은 너무나 적어 탐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이 은하를 특정한 기간에 빠르고 격렬하게 별들을 만들어낸 폭발적인 별 생성 은하(starbursts)로 기술하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종합해 봤을 때 놀라웠던 점은 전체 은하의 70%를 넘어서는 약 900여 개 은하에서 이처럼 폭발적으로 별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별 생성 역사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경우에서 폭발적인 별 생성 사건은 단 한 번 일어난 것으로 측정되었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해당 은하의 경우 모든 별들이 서로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이죠.
단 한 번의 왕성한 별 생성 역사에서 만들어진 별의 총 질량은 태양질량의 1억 배에서 10억 배에 달합니다. 
이들이 모두 1억 년 정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주에서는 이정도 밝기에 이르는 왕성한 별 폭발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시간 폭을 지금부터 100억년 전으로 확장시켜도 마찬가지죠. 

초기 은하가 별을 벼려낸 양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그 어떤 활성은하의 별 생성 정도는 가뿐이 넘어섭니다. 
그러니 어떻게 은하가 탄생했는지를 예측한 오늘날의 컴퓨터 모델로는 초기 은하의 양상을 예측할 수가 없었죠. 

이러한 도전과제는 이론물리학자들로 하여금 이처럼 격렬한 현상이 발생하기 위해 실제로 필요한 극단의 물리학을 연구하게 해줄 것입니다. 


아래의 표는 두 가지 예를 더 분석한 것입니다. 
하나는 단 한 번의 폭발적인 별 생성을 겪은 은하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서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온 갓 태어난 은하에 대한 것이죠.  
 
탄생 후 첫 10억 년 정도인 비교적 긴 기간동안 별들을 생성해 온 은하들에서는 적어도 세 번에 한 번꼴 이상으로 폭발적인 별 생성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별을 만들어오는 과정을 통해 상당히 많은 별을 벼려내죠. 
그 결과 우리 은하 미리내와 같은 일반적인 은하들이 만들어졌죠. 

Credit: Alan Dressler.

 

Credit: Alan Dressler.


표설명 :   
이 두 개 표는 SEDz*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은 각각의 은하에서, 그리고 대상이 된 900여 개의 은하를 대상으로 우선 적색편이 12 시대의 별생성 역사부터 분석을 시작합니다.
가장 초기의 별 생성에서 나타나는 첫 번째 데이터 매칭은 실패로 나타나죠.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늘어나면서 데이터 매칭 정도는 개선을 거듭하다가 결국 모든 데이터가 합쳐지면 SED와 꼭 맞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하지만 첫번재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단 한 세대의 별들, 또는 두 번 정도의 폭발적인 별생성을 겪은 은하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관측된 SED와 매칭되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대상 은하중 약 70%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우주 초기의 은하들은 '폭발적인 별 탄생'이라 일컬을만한 격렬한 환경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아주 일부의 은하들만이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별들을 만들어냈죠. 
첫 10억년 동안 격렬한 삶을 시작한 은하들은 대략 10배 이상 몸집을 불려왔음이 틀림없습니다. 

 

일단 우리가 알아낸 것은 이 정도까지입니다. 
이 은하들이 어떻게 그처럼 폭발적으로 별을 만들어냈을까요?
그 이유를 확신할 수 없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도전 과제가 될 것입니다. 

 

 

출처 :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공식 블로그  2024년 4월 18일 포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