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4. 13:42ㆍ3. 천문뉴스/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70억년 전, 우주는 서서히 별 생성의 전성기를 시작했다.
그때 우리 은하 미리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수 광년 폭으로 펼쳐진, 독특한 형상의 '우주물음표(Cosmic Qestion Mark)'라 불리는 천체가 있다.
천문학자들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이곳에서 그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팀의 일원인 세인트 메리 대학의 천문학자 기욤 드프레(Guillaume Desprez)는 관측 가능한 우주에서 이와 유사한 형상을 보이는 중력렌즈 은하는 고작 서너 개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하면 더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1 : 중력렌즈현상을 통해 나타난 우주물음표
MACS-J0417.5-1154 은하단의 어마어마한 질량이 주변 시공간을 구부리면서 뒤에 있는 은하의 형상을 뒤틀어 놓는다.
이것이 바로 '중력렌즈(gravitational lensing)' 현상이다.
이 독특한 자연 현상은 훨씬 멀리 떨어진 은하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한편 동일한 은하를 여러 개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 사진에 바로 그 현상이 나타난다.
물음표 형상을 보이는 것은 중력조석작용을 겪고 있는 두 개 은하, 즉, 정면을 보이는 나선은하와 측면을 보이는 붉은색 은하가 여러 개 반복해서 나타난 결과이다.
별을 왕성하게 만들고 있는 현상과, 정면을 보이는 은하의 선명한 나선팔은 이 두 개 은하의 중력조석작용이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 말해주는 단서이다.
예전에 같은 곳을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적도 있다.
하지만 먼지가 가득 들어찬 붉은 은하가 만드는 물음표 형상은 이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사진에서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우주먼지만을 포착해낸 것임에 반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훨씬 긴 파장의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두 망원경을 이용하여 중력렌즈 작용을 하는 MACS-J0417.5-1154 은하단을 관측했고, 이로서 은하단 뒤편으로 훨씬 멀리 떨어진 은하의 모습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력렌즈 효과는 대상을 확대시키는 동시에 뒤틀기도 한다.
그 결과 뒤편 은하는 뭉개진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여러 번 반복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중력렌즈란 바로 이러한 시각적 착시효과 모두를 총칭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면을 보이는 나선은하와 측면을 보이는 붉은 은하는 독특한 형태로 확대되고 뒤틀려졌다.
이러한 형태가 가능하려면 이 은하는 물론 중력렌즈 작용을 만들어내는 은하단과 관측자 모두가 특정 배열을 갖추어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종종 이렇게 특정 배열로 맞아떨어지는 중력렌즈 현상을 '쌍곡선배꼽중력렌즈(hyperbolic umbilic gravitational lens)'라 부르기도 한다.
이 사진에는 한쌍의 은하가 총 다섯 번 반복되어 보인다.
그 중 네 개는 물음표의 머리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물음표의 점을 구성하는 은하는 이와는 아무 상관없는 은하로 그저 우리 시선에 적정에 위치로 배치된 은하일 뿐이다.
수십억 광년 거리의 은하에서 별이 탄생하고 있는 지역을 특정해 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한 사례연구에 더해 연구원들은 물음표 모양을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는 욕심도 있었다.
연구팀 공동 책임자 중 한 명인 마르친 소비스키(Marcin Sawicki)는 어릴 때 이처럼 독특한 사진을 보고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인트 메리 대학의 천문학자 비센티 에스드라다-카펜터(Vicente Estrada-Carpenter)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별을 만들어왔는지 알아내는 것은 은하의 진화과정을 연구하는데 핵심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자외선관측 데이터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이용하여 여러 은하에서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현상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두 개 은하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또한 분광데이터를 통해 이번에 새로 그 모습을 확인한 먼지 가득한 모서리 은하가 정면을 보이고 있는 나선은하와 같은 거리에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 두개 은하는 이제 막 중력상호작용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트라다-카펜터는 두 개 은하 모두 여러 지점에서 왕성하게 별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두 은하가 충돌하면서 얻어진 가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하의 형태가 그다지 많이 틀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중력상호작용은 이제 막 시작일 거라 말했다.
소비스키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은하는 수십억 년 전 별탄생의 절정을 맞았을 당시의 은하를 보고 있는 것이며 당시 우리 은하 역시 이와 비슷한 질량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기반해 봤을 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우리 은하가 청소년 시절의 모습이 어땠을지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진 및 분광 데이터는 CANUCS 관측 프로그램(the Canadian NIRISS Unbiased Cluster Survey)의 연구결과로 얻은 것이다.
연구논문은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개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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