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1장 - 별을 기록하다 4. 요한 바이어의 남반구 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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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 49장에는 남반구 극점 주위의 새로운 별자리 12개가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이곳은 고대 그리스에서는 관측할 수 없어 별자리가 존재하지 않았던 구역이죠.  이 지역에 신뢰할만한 관측이 처음으로 이루어진 것은 16세기 말엽 네덜란드의 항해가들에 의해서였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봉황자리(Phoenix), 두루미자리(Grus), 큰부리새자리(두루미자리 바로 아래, Tucana), 인디언자리(Indus), 공작자리(Pavo), 극락조자리(Apus), 남쪽삼각형자리(Triangulum Australe), 파리자리(Musca), 카멜레온자리(Chamaeleon),  날치자리(Volans), 황새치자리(Dorado)입니다. 중앙 바로 왼쪽을 가로지르고 있는 것은 물뱀자리(Hydrus)입니다.  지도에 수기로 쓴 설명은 이 별지도를 소유했던 사람이 쓴 것입니다.  사진제공 : 린다 홀 도서관(the Linda Hall Library, Kansas City, Missouri).

 

요한 바이어 (Johann Bayer)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는 첫번째 대규모 별지도일 뿐만 아니라 모든 하늘을 다 담아낸 첫번째 별지도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남극점 주위를 담아낸 특별한 별목록이 포함되어 있죠. 

 

바이어의 남극점 별목록에는 12개의 새로운 별자리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별자리는 고작 몇 년전 에르스테 쉬바르트(Eerste Schipvaar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첫번째 동인도 교역항해에 참여한 피터 디르크스준 케이저(Pieter Dirkszoon Keyser)와 동료들의 관측을 통해 설정된 별자리였죠. 
바이어의 지도는 마치 현대인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달의 뒷면을 처음 사진으로 접했을 때처럼 17세기를 맞는 유럽의 천문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을 것입니다. 

우라노메트리아는 48개의 프톨레마이오스자리를 각 장마다 하나씩 담아내는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49장에서 남반구의 별자리 12개를 하나로 뭉뚱그려 소개하였죠. 

아직 각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목록이 발표되기 전이었기기 때문에 이는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에르스테 쉬바르트(Eerste Schipvaart) 중에 얻은 관측 데이터는 네덜란드의 지도제작자인 페트로스 프란키우스(Petrus Plancius)가 있는 암스테르담에 곧바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리고 12개의 새로운 남반구의 별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별이 페트로스 프란키우스와 요도쿠스 혼디우스(Jodocus Hondius)가 함께 만든 1598년의 지구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여기 등장하는 별들은 모두 맨눈으로 관측한 별입니다. 아직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이기 때문이죠.)

 

혼디우스는 1600년과 1601년 개정판 지구의를 발행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인 엘리 데커(Elly Dekker)는 바이어의 별지도가 혼디우스의 2개 지구의에 나타난 남반구의 별자리 위치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어는 이러한 작업을 할만한 관측데이터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바이어의 별지도는 개인이 만들고 가격도 훨씬더 비싼 지구의보다 훨씬더 접근하기 수월했습니다.
그래서 우라노메트리아 49장은 새로운 별자리를 좀더 광범위하게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되었죠. 
그래서 바이어가 이 남쪽 하늘의 별자리를 발견한 것으로까지 간주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20여년 후 야코프 바르트쉬(Jacob Bartsch)라는 독일 천문학자 역시 이 별자리의 발명자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는 확실히 다른 이들의 작업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별지도에 추가된 내용

바이어의 별지도 49장의 정중앙은 1600년의 남극점을 나타냅니다. 
이보다 아랫쪽으로 황도면의 극점이 자리잡고 있죠. 
각 극점을 반경 23.6도의 원이 감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극점에서 30도 간격으로 경도선이 뻗어나오죠. 

오른쪽에 점으로 표시된 띠는 미리내입니다. 

누베꿀라 마요르(Nubecula Major), 누베꿀라 미노르(Nubecula Minor)로 표시되어 있는 두 개의 마젤란 은하가 하단 좌측면에 뭉개구름 형태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12개 별자리 중 대부분은 별지도의 왼쪽을 향해 중심점을 두고 모여있습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 남반구 천구상의 극점이 세차 운동으로 켄타우루스자리를 향해 이동한 효과가 반영된 것입니다. 
그 결과 알마게스트가 편찬된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지역이 이동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이어 별지도의 남반구 하늘에는 총 140개 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중 121개는 12개의 새로운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입니다. 
(원래 별 숫자는 122개 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어는 카멜레온자리에서 별 하나를 누락하고 말았죠)
나머지 별 중 다섯 개는 아케르나르(Achernar)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에리다누스강의 남쪽 끝부분의 별 아카르나르(Acarnar)와 함께 에리다누스강의 남쪽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개 별은 바이어의 별지도 중 에리다누스강자리를 소개한 부분에도 함께 등장합니다. 해당 부분에서는 이 별들에도 그리스 철자가 부여되어 있죠.

또다른 12개 별은 아무런 별자리도 구성하지 않습니다. 
상단 중앙과 상단 우측으로는 프톨레마이오스가 기록한 별 2개가 각각 '궁수의 오른쪽 발'을 의미하는 '뻬스 덱스테르 사지타리(Pes dexter Sagittarii)'와 '겐타우로스의 왼쪽 발'을 의미하는 '뻬스 레부스 켄타우리(Pes laevus Centauri)’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궁수자리 베타별과 켄타우로스자리 알파별로서, 참고용으로 기록된 것 같습니다. 

나머지 두 개는 별이 아닙니다. 
큰부리새의 발톱 바로 아래 물뱀이 몸을 꼬고 있는 곳에 있는 별은 오늘날 큰부리새자리 47로 알려져 있는 구상성단입니다. 황새치의 지느러미와 대마젤란성운 사이에 있는 별은 오늘날 타란툴라성운으로 알려져 있는 큰부리새자리 30입니다. 

바이어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별자리 표와는 달리 우라노매트리아 49장에 실린 별자리에 대한 별목록은 별도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별지도 및 이 별지도에 담긴 별의 식별에 대한 논쟁은 다음 링크된 저의 논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림을 완성하다. 

바이어 별지도 49장은 1678년 에드먼드 핼리의 목록이 발표될 때까지 남극점 별자리를 담은 완벽한 별지도로 인정받습니다.  요하네스 헤벨리우스는 1690년 발표된 소비에스키의 창공(Firmamentum Sobiescianum)에 핼리의 목록을 이용하여 바이어와 유사한 남쪽 하늘 별지도를 추가하였습니다. 
남쪽 하늘의 그림이 완성된 것은 1750년대,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에 의해서입니다. 
그는 기존 12개 별자리를 다시 그리는 한편 그 사이사이 공간에 자기가 만든 14개 별자리를 새로 추가였습니다.

 

아래 : 바이어의 우라노매트리아 49장의 고해상도 스캔본, 출처 :  미국해군천문대(US Naval Ob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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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
1.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2.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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