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8. 19:53ㆍ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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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프 바르트쉬(Jacob Bartsch, 1600-1633)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위대한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의 매형으로서 현대 별자리가 정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자주 간과되는 인물입니다.
바르트쉬의 책 <평면천구도에 담긴 별의 천문학적 용법(Usus Astronomicus Planisphaerii Stellati)>은 1624년 발행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페트로스 프란키우스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별자리 여섯 개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20년 전 케이저와 드 후트만의 12개 남반구 별자리를 소개한 요하네스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 만큼이나 많은 독자에게 퍼져 나갔습니다.
두 경우 모두, 새로운 별자리는 천구의 상에 우선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천구의를 통해 새로운 별자리가 알려지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죠.
반면 인쇄본은 천구의보다 훨씬 많은 부수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이때문에 바르트쉬는 요하네스 바이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별자리를 직접 개발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어처럼 바르트쉬 역시 그 어떤 별자리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그저 다른 사람이 만든 별자리를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공로가 있을 뿐입니다.
바르트쉬의 책에는 펼쳐낼 수 있는 3개 별지도가 있습니다.
북극평면천구도(North Polar Planisphere)와 남위 55도까지 내려가는 두 장의 적도대평면천구도(Equatorial Strip)이 그것이죠. 남극 별지도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역사학자 데보라 진 워너(Deborah Jean Warner)의 저작 '인류가 바라본 하늘(The Sky Explored)에 따르면 바르트쉬는 1,111개의 별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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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4년 발행된 바르트쉬의 별지도에는 기린자리(CAMELOPARDALIS)와 외뿔소자리(MONOCEROS)가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이 사진은 1661년 판, 별지두 중 북극평면천구도 부분입니다. |
낯선 별자리
바르트쉬의 책에는 전통적인 프톨레마이오스자리 사이사이에 낯선 형상이 끼어들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여섯 개 별자리로 우선 북극평면천구도에는 기린자리(Camelopardalis), 요르단강자리(Jordanis), 티그리스강자리(Tigris), 말벌자리(Vespa)가 등장합니다.
나머지 두 개, 외뿔소자리(Unicornu = Monoceros)와 수탉자리(Gallus)는 적도대평면천구도 첫장에 등장하죠.
적도대평면천구도 두 번째 장에는 남십자자리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남십자자리는 이미 바이어의 별지도에서 켄타우루스자리의 일부로 등장하기 때문에 바르트쉬의 책이 처음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바르트쉬는 이 새로운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본문에서 짧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마름모자리(Rhombus)라는 새로운 별자리도 언급하고 있죠.
이 별자리는 너무 남쪽으로 치우쳐 있어 바르트쉬의 평면천구도에는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 별자리가 위치했던 부분은 오늘날 그물자리가 있는 곳입니다.
마름모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별자리는 1612년 페트로스 프란키우스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된 별자리들입니다.
하지만 바르트쉬는 이를 알지 못했죠.
바르트쉬가 이 별자리들을 처음 본 것은 1621년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이작 하브레크트 2세(Isaac Habrecht II, 1589~1633)의 소개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바르트쉬는 이 별자리들이 하브레크트가 개발한 것으로 생각했었죠.
(최소한 마름모자리에 대해서만큼은 바르트쉬의 생각이 옳았습니다.)
한편 다른 이들은 바르트쉬의 책 <평면천구도에 담긴 별의 천문학적 용법> 에서 이 별자리들을 처음으로 접했고
바르트쉬가 만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이해는 1899년, R.H.알렌(R. H. Allen)의 기념비적인 책 '별의 이름 : 그 전승과 의미(Star Names: Their Lore and Meaning)'가 발행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바르트쉬의 책이 발행되고나서 4년 후 이작 하브레크트는 이 일곱 개 별자리를 담은 <하늘과 땅의 평면천구도(Planiglobium coeleste et terrestre, 1628)>를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일곱 개 별자리 중 두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곧 잊혀졌죠.
끝까지 살아 남은 것은 바로 기린자리와 외뿔소자리입니다.
폴란드의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는 이 두 별자리를 자신의 저서 <소비에스키의 창공(Firmamentum Sobiescianum)>에 포함시켰습니다. 이 별목록은 1690년에 발행됐죠.
이렇게 두 별자리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그 형태가 바뀌긴 했지만 바르트쉬의 별자리에 등장하는 말벌자리는 프란키우스와 하브레크트에 의해 꿀벌자리로 불렸습니다.
헤벨리우스는 이 별자리의 이름을 파리자리로 고쳐 불렀고 이 별자리를 그의 별지도에 기록하였습니다.
이 이름은 나중에 남쪽 파리자리와 구분하기 위해 북쪽 파리자리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별자리 역시 수탉자리, 요르단강자리, 티그리스강자리, 마름모자리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재판 발행
바르트쉬의 책은 그의 사후인 1661년에 재판이 발행되었습니다.
제목은 '별이 수록된 평면천구도(Planisphaerium Stellati)'로 바뀌었죠.
이 책의 편집자는 독일의 달력제작자이자 점술가였던 안드레아스 골드마이어(Andreas Goldmayer, 1603~1664)였습니다.
재판 발행을 위해 책이 재편집되고 목록에는 추가 설명이 보강되었죠.
골드마이어의 편집 하에 몇몇 새로운 부분이 보강되었습니다.
우선 1,230개의 별목록을 담은 '붙박이별 개론(Stellarum Inerrantium Praecipuarum)'이 포함되었죠.
이 책은 1627년의 그 유명한 루돌핀 목록(Rudolphine Tables)의 이전 버전이 되었습니다.
루돌핀 목록은 바르트쉬의 첫 번째 책이 나오고 3년 후 모습을 드러냈죠.
다음에 소개하는 별지도는 가장 많이 복재된 1661년 판에 실린 별지도입니다.
1661년 판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각 지도에 별자리 이름이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매우 희귀한 1624년의 원판 별지도를 스캔한 문서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르트쉬에 의해 소개된 프란키우스 별지도의 6개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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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자리(Camelopardalis) 기린자리의 경우 바르트쉬의 북극평면천구도에서는 얼마되지 않는 별과 함께 좀더 흐리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하브레크트의 1628년판의 삽화는 좀더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만 별자리 이름은 빠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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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자리(Gallus) 바르트쉬의 적도대평면천구도의 남쪽 경계 바로 위, 큰개자리 꼬리 바로 다음이자 외뿔소의 말발굽에 밟힐정도로 가까운 위치에 수탉자리가 있습니다. (외뿔소라는 이름표는 바르트쉬가 달았습니다.) 프란키우스가 만든 별자리 대부분은 기존 별자리 사이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탉자리는 아르고자리 고물 부분의 별이 사용되었죠. 오늘날 이 별들은 고물자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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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자리(Jordanis) 바르트쉬는 이 별자리를 요르(Jor)와 단(Dan)이라는 두 개의 발원지를 가진 별자리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두 개 발원지를 표시하지는 않았죠. 그 대신 하나의 수원지에서 시작하는 별자리로 묘사했는데 이 하나의 수원지를 표시하는 별이 오늘날 코르 카롤리(Cor Caroli)로 알려진 사냥개자리 알파별입니다. 이 강물은 기린자리로 접근하면서 점점 메말라 가는데 나중에 헤벨리우스가 그 위치에 살쾡이자리를 넣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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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그리스강자리(Tigris) 요르단강자리처럼 티그리스강자리 역시 그리 오랫동안 흐르지는 못했습니다. 티그리스강자리는 페가수스자리의 목부분에서 시작하여 백조자리와 독수리자리를 가로질러 땅꾼자리의 오른쪽 팔이 있는 미리내 자락에서 끝나는 별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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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소자리(Unicornu) 프란키우스는 1612년 천구의에 이 별자리를 '모노케로스 유니코르니스(Monoceros Unicornis)'로 표기하였습니다. 바르트쉬는 간단하게 '유니코르누(Unicornu)'로 표기했죠. 이작 하브레크트는 1628년 자신의 지도에 이 이름을 '모노케로스(Monoceros)'로 기입했고 이 이름이 오늘날까지 사용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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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자리(Vespa) 양의 엉덩이 위에 있는 말벌자리는 별자리에서 삭제되기 전까지 여러 번 변경이 발생한 별자리입니다. 프란키우스와 하브레크트는 이 별자리를 꿀벌자리(Apes)로 기록했습니다. 말벌이라는 이름을 쓴 이는 바르트쉬입니다. 그러나 헤벨리우스는 이를 파리로 잘못알고 파리자리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 별자리는 19세기까지 북쪽파리자리(Musca Borealis)라는 이름으로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양자리로 흡수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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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
1.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2.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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