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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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가 해 준 말.
드디어 때가 됐다. 오늘을 위해 지난 2개월 동안 매일 2만 보를 걸었고, 7킬로를 뺐다. 이제 나는 별지기로 돌아갈 것이다. 별지기로 돌아가기 위한 첫 장소를 설악산 성인대로 삼았다. 오늘 밤새 울산바위에 미리내가 쉬어갈 것이다. 일기예보가 참 좋다. 성인대를 마지막으로 찾은 때는 2018년 8월이었다. 무려 4년의 세월이 흘렀다. 달라진 게 참 많다. 하지만 성인대로 오르는 길과 그 분위기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성인대 정상에 올랐다. 많이 힘들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 동안 열심히 운동한 보람이 있었다. 땀으로 뒤범벅된 티셔츠를 벗고, 준비해온 방한복을 갖춰입었다. 성인대 정상은 구름 속이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
2022.07.31 -
해바라기가 피기까지
초봄에 든든집 베란다 앞에 심은 해바라기가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해바라기가 피기까지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서울에 두 개밖에 남지 않은 대단지 구축 시영아파트 중 하나에 우리 든든집이 있다. 돈에 눈이 멀어 용적률을 마구잡이로 높여 놓은 요즘의 아파트와 달리 오래 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높이도 적당하고 아파트간 거리도 넓을 뿐더러 아파트 주위로 널찍널찍한 화단과 공원이 갖춰져 있다. 그 덕에 우리 든든집은 하루 종일 수풀 냄새가 가득하고 이른 아침에는 새 소리가, 한 낮에는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최근에는 앞쪽 화단 수풀에 너구리 가족이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한 낮의 태양빛이 제법 열기를 뿜어내기 시작하던 지난 4월 초. 이름 모를 풀들이 가득하던 베란다 앞 공터에 작은 틈의 흙을 ..
2022.07.27 -
메소포타미아 문명전 관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메소포타미아 유물 전시를 한다길래 부리나케 갔다 왔다. 내가 아는 한 고대 수메르는 별자리를 만들어낸 문명이다. 최초로 문자를 만들어낼만큼 대상을 분절하여 바라볼 줄 알았던 지적인 사람들, 그리고 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특성을 신으로 인격화하고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일 줄 알았던 낭만적인 사람들이 바로 고대 수메르인들이었다. 지식과 낭만은 오늘날의 인간사회에도 부족한 자질이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겠다고 쑥과 마늘을 먹던 시절보다도 훨씬 더 오래전부터 수메르는 지식과 낭만이 넘치는 사회였다. 그들은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교육시킬 줄 알았고, 맥주를 만들어 인생을 즐길 줄 알았다. 그러한 그들이 하늘에 총총 떠 있는 별들을 나누어 형태를 만들고 거기에 이야기를 담아..
2022.07.26 -
인생의 문제.
가만 생각해 보면 인생은 이게 더 좋으냐 저게 더 좋으냐의 비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것을 얼마나 충실히 즐기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지금 내 주변의 모든 것은 변할 것이고 한 번 변해버린 것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2022.07.23 -
블로그 이사 (다음 → 티스토리)
다음 블로그 서비스 종료로 티스토리로 이사왔습니다. 블로그 이전 서비스를 제공 받은 건 고마운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댓글이나 방명록, 친구나 외부 사이트 링크 등은 타인의 계정, 개인정보와 연관된 부분이라서 이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국 그 정보들은 여태껏 숱하게 떠나보내야 했던 많은 순간들처럼 지나간 시간의 영역에 남겨놓아야 했습니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고 꾸밀 때 스킨을 직접 만드는 등 온갖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을 겪어내고 보니 그런 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그래서 새로 이사를 오긴 했지만 간단하게 빗자루질과 걸레질을 하듯 틀만 깔끔하게 다듬는 것으로 이사를 마쳤습니다. 카카오스토리를 시작으로 트위터, 구글플러스, 핀터레스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를..
2022.07.22 -
알라카 휘위크(Alaca Hüyük)
알라카 휘위크(Alaca Hüyük)는 고대 아나톨리아인들의 거주지 유적입니다. 이곳은 튀르키예 북중부 보가즈퀘이(Boğazköy)에 있는 고대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사(Hattusa)의 북동부에 있습니다. 알라카 휘위크는 1907년 마크리디 베이(Makridi Bey)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으며 1935년 퉤르키예 역사학회(the Turkish Historical Society)에 의해 발굴이 재개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우선 스핑크스 문(Sphinx gate)이 발굴되었으며 그 안쪽으로 거대한 히타이트 건물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히타이트 유적 아래로 기원전 2,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네크로폴리스 왕조의 무덤 13개가 발굴되었습니다. 비록 동시대의 유적지인 알리자르 휘위크(Alişar Hüyü..
202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