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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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만의 별을 정해야겠습니다 - 사자자리별비 관측기
지난 주 목요일(17일), 사자자리별비가 내린다기에 조경철 천문대에 향했습니다. 저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 중에 별똥별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유성우는 특별히 챙기는 편입니다. 저로서는 특별한 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제 망원경 첫눈이의 보정판을 청소한 일입니다. 제 망원경은 슈미트카세그레인 11인치 망원경입니다. (셀레스트론 C11) 보정판 청소가 뭐 대단한 일이냐고 하시겠지만 워낙 손재주가 없다보니 기계나 공구를 만지는 일은 저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보정판에 기름띠 같은 얼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이것 때문에 별상 한쪽이 터지는 것 같아 더이상 뭉개고 버틸 수가 없는 상태였죠. 결국 큰 결심을 하고 이곳 별하늘지기를 비롯한 각종 유튜브 방송을..
2022.11.25 -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기
다시 별지기 생활로 돌아가면서 그때의 템포로 돌아가는데 소소한 문제를 겪고 있다. 그 문제들이 지난 11월 8일 개기월식 촬영을 나갔을 때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이번 목표는 풍경 사진을 제대로 한 번 찍어보는 것과 함께 망원렌즈로 월식의 전과정을 동영상촬영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풍경사진용 풀바디 카메라 두 대, 망원경에 이어붙일 크롭바디 카메라 한 대, 삼각대 3개, 스카이트래커 등,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 중 망원경을 제외한 모든 장비들을 투입했다. 이번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었다. 화각을 잡기 위해 사전답사까지 했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한 화각은 문안한 화각이었다. 11월 8일 오후 3시 길을 나섰다. 날씨는 쾌청했고, 일기예보도 좋았다. 준비한 짐을 꾸역꾸역 갖다 놓고..
2022.11.14 -
온세상을 바라보며 행복했던 순간
지난 주말 조경철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의 조경철 천문대는 관람객이 많아 관측 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별빛보다는 자동차 전조등이 넘쳐나는 장소가 되죠. 하지만 홍천 일기예보가 좋지 않아 조경철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앉아나 있다 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나마 자동차가 덜 올것으로 생각한 북쪽 주차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만, 북쪽, 남쪽 할 것 없이 예상대로 자동차들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관람시간이 끝나자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고 조경철 천문대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상외로 시상도 좋고 투명도도 좋았습니다. 천정까지 떠오른 페가수스자리 대사각형에서 '작은돌고래(Delphinus Minor)'라는 자리별을 찾다가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안드로메다 은하와 M32, M110을..
2022.11.01 -
2022년 마지막 울산바위
2022년 마지막 성인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8월 방문했을때 울산바위께서 앞으로 씩씩거리고 올라오지 말라고 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미리내도 일찍 저물고 속초의 빛공해도 서울 못지않게 엄청나고 구름도 제법 많고 게다가 미세먼지까지 심해 밤하늘을 보기엔 여러가지로 조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울산바위는 제 모습을 아낌없이 내 주었고 가만히 앉아 바라본 밤하늘의 별도 충분히 아름다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고등학교 친구 학재가 여정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등산 전문가인 든든한 친구가 옆에 있다보니 나 혼자 빡빡한 일정과 짐을 챙기던 여느때와 달리, 느즈막히 화암사에 도착해 산을 올라갔다가 자정에 내려오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친구는 오락가락하는 구름과 속초의 빛공해를 산란시키는 미세먼지 속에서..
2022.10.23 -
오래 전 942 추억 - 돌아온 탕아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뚠뚠한 제 망원경 '첫눈이'를 비롯해서 관측 장비를 두루두루 챙겨 차에 싣고 관측을 떠난게 말입니다. 그 사이 연식이 더 구려진 사람과 차와 장비가 바뀐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그 길을 따라 942로 향했습니다. 아, 물론 942 시골길 남쪽 방향에 안 보이던 철책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아마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막기 위한 방어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진 1> 장비 설치 관리를 게을리하여 미안하기 그지 없는 나의 장비들. 그 사이 노안 때문에 손돋보기가 하나 늘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날씨라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파인더 브라켓을 찾지 못해 구걸하느라, 처음부터 많은 분들 귀찮게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방법을 고민해 ..
2022.08.29 -
한여름의 지식 파티 - IAU 부산 총회 대중강연 참관기
전세계 천문학자들이 모이는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8월 11일까지) 원래는 2020년 8월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2년 연기되었습니다. 저는 천문학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하늘을 배우고 알아가는 것을 낙으로 삼는 아마추어 천문인으로서 IAU 창립 후 10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이 큰 행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뭔가 나같은 일반인이 머리 좀 디밀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니 공개강연 프로그램이 똭! 있었습니다. 블랙홀 사진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끈 프로젝트의 책임자 셰퍼드 S. 돌먼 교수님의 강의와 우주가속팽창으로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신 브라이언 슈미트 교수님의 강의가 금요..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