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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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에서 벗어나다.
예전에 한국아마추어 천문학회라는 단체에서 3년 간 연수국장을 맡은 적이 있다. 한국아마추어 천문학회는 학회 내에 담당업무를 나눈 이런저런 '국'이 있다. 지금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그나마 제대로 운영되는 부서는 연수국이 유일했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연수국이라는 부서에서 책임진 영역이 천문지도사를 양성하는 부분인데 이 일이 지원자에게서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서 돈을 받은 이상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은 급여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니었고 일종의 '자원봉사' 였다. 물론 나는 그 일을 자원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일 자체가 재미있었고 그 일을 통해 내가 배운 게 오히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일을 맡고 보니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나..
2023.10.19 -
유로파에 내 이름 보내기
내 이름이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유로파까지 가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 참여 사이트 : https://solarsystem.nasa.gov/
2023.07.21 -
몸을 펴고 하늘을 바라보기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 별을 보러 나갔다. 왼팔에 신경통이 심해서 큰 망원경을 옮기는 게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400밀리짜리 작은 망원경을 챙겼다. 짐도 하나씩하나씩 오른손으로만 들고 여러 번 왔다갔다해서 흰둥이에 실었다. 몸이 아플 땐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이번엔 큰 망원경을 포기했다. 한때 아무 생각 없이 산 작은 망원경이 포기의 미덕이 발휘되는 지점에서 나를 기다려 주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 작은 망원경이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나는 M57 가락지 성운이 별 사이에 숨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저 보통 별처럼 숨어 있던 M57은 내가 찍어내자마자 마치 숨어 있던 아이가 술레에게 걸렸을 때 손을 툭툭 털고 나오듯 고리 모양을 드러냈다. 토성도 너무나 작게 보..
2023.07.21 -
한없이 작아지기-2023 서호주 개기일식 알현기
1. 서호주 초보. 별지기들은 누구나 남반구에 가서 머리위에 걸려 있는 미리내를 보고 싶어하죠. 그래서 호주, 특히 서호주는 예전부터 별지기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서호주는 물론 호주조차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스트 팬데믹의 첫 개기일식이 서호주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은 저에게는 서호주를 꼭 다녀오라는 계시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호주 여행을 준비하는데 맘에 걸리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 접한 서호주 여행 정보들은 대개 '오지', '외딴 곳', '모험', '연락두절'과 같은 부정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준비를, 그것도 촘촘하게 해야 했습니다. 안쥔마님을 모시고 가야했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준비가 필요했죠. 그렇게 ..
2023.05.09 -
NGC 4631을 아시나요? - 소설책 출간소식
1. NGC 4631을 만나보세요. 북두칠성의 꼬리 아래 사냥개자리가 있습니다. 사냥개자리는 무려 네 개의 메시에 은하를 품고 있습니다. 특히 충돌하는 두 개 은하를 볼 수 있는 M51은 너무나 유명하죠. 워낙 멋진 천체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하지만 그냥 지나가기엔 아쉬운 은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NGC 4631입니다. NGC 4631은 고래은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날씬한 옆모습에 한쪽으로 치우친 은하중심 때문에 혹등고래를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주죠. '밤하늘을 유영하는 우주고래!'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솜브레로 은하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뾰족한 느낌이 있고 M82 시거은하와도 충분히 견줄 만한 독특한 은하입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한 겨울 밤에는 자정이 지나야만 그 ..
2023.01.18 -
소금같은 사람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에서 관측회를 한다기에 만사 제쳐두고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셧다운 된 후 거의 3년 만에 열리는 관측회였습니다. 제가 처음 경남지부 관측회에 참가했을 때 느꼈던 감동이 얼마나 컸었는지 당시 느낌을 적은 글이 있습니다. 먹고 공부하고 별보라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신년관측회 엿보기 2019년 첫번째 황금월령을 맞은 2019년 1월 5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신년관측회가 열린 경남 창녕 성곡오색별빛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경남지부 신년 관측회를 옆에서 보니....흠...뭐 big-crunch.tistory.com 지금 보니 2019년 1월의 신년 관측회였네요. 시간이 많이 흘렀죠. 그 사이 사람도 세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