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끄저기(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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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기차
레일을 잃어 버린 기차가 살아남는 법은 딱 하나. 자기가 기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2023.01.28 -
진부함.
사람들이 나의 생각에 공감한다면 그건 나의 생각이 진부하다는 뜻이다.
2023.01.28 -
오늘이 내 인생에서...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이 있다. 아니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리석은 날이다.
2023.01.25 -
땀 흘리는 시 - 왜 일해왔을까?
노동자 생활 체험(?)관 가산디지털단지 역 옆에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이 있다. 다세대 건물 하나를 개조하여 만든 작은 박물관이다. 점심시간을 빌려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 횡단보도에 서 있자니 체험관에서 본 사진 속 공돌이 공순이들의 모습과 횡단보도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전혀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물론 딱 하나 차이는 있었다. 21세기 공돌이 공순이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커피가 들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의아했다. 어차피 다 노동자로 살텐데 왜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아닌 노동자생활'체험'관 일까? 시인의 눈 고마운 분이 생일을 맞으셔서 생일 축하를 드렸는데 뜻밖의 선물로 이 '시집'을 받았다. 난 시를 읽을 줄 모른다. 시를 읽을 줄 몰라 마치 산문을 읽듯이 시집을 읽어 버렸다. ..
2023.01.24 -
의자놀이 - '약자를 공격하는 약자' 시스템
자료조사차 읽은 책. 나는 2009년 여름 쌍용차에서 일어났던 사태의 내막을 잘 모른다. 다만 노동자들이 점거 중인 공장에 식량과 의료지원은 물론 물조차 반입을 금지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분노했던 기억은 있다. 사형수나 전쟁포로에게도 당연하게 주어지는 권리가 차단당하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는 사형수보다도, 전쟁포로보다도 못한 존재구나...' 이 사건은 내 인생에 큰 방점을 남겼다. 나는 이때 어떻게든 회사를 그만두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결국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러면 내 지위는 저 바닥의 노동자를 벗어나 최소한 사형수나 전쟁포로보다 높아지긴 한 걸까? 대답은 당연히 'No'다. 나는 여전히 위태로운 일이 닥쳤을 때 살아..
2023.01.17 -
혼자 사는 사람들 - 이게 진짜 한국 영화지.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눈에 띠어 보게 된 영화이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기분이 좋다. 너무 좋은 영화를 봤다. 이거지! 이게 우리나라 영화지! 최근 인도 마살라 영화인 RRR을 보고, 배우들은 분명 한국 배우들이지만 전혀 한국영화같지 않은 브로커를 보고 나서인지 이 영화야말로 한국의 색깔이 묻어나는 진짜 한국영화라는 느낌이 더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가 진짜 우리나라 영화라고 느끼게 만든 건 딱 하나다. 비틀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 관객을 푹 담가 버린다는 것이다. 지리멸렬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인도영화나 날선 현실을 무디게 다듬어 표현하는 일본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한국 영화만의 매력이다. 영화를 보며 많은 공감을 했다. 왜 사람들은 화가 나 있을까? 왜 미안하다는 말은 엉뚱한 사람..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