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끄저기(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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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된 솔루션 - 이상한 성공
2021년 7월 2일부로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다. 비만 오면 진창이 되었던 좁은 골목길과 여러 가구가 함께 사용하던 공동화장실을 기억하는 나는 선진국 대한민국이 얼떨떨하기만 하다. 이 책은 딱 제목이 그 얼떨떨한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어 선택한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상당히 많다. 우선 상당히 많은 데이터들이 나온다. 주로 OECD국가들의 현황을 비교하는 데이터들인데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다. 지구가 본래 상태로 회복할 수 있을 만큼의 인류 배출 오염물질과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총량을 나타내는 '지구생태용량'이라는 개념, 산업화 수준과 불평등 수준의 증감관계를 정의한 '쿠즈네츠 파동', 복지국가에서 시민권처럼 주어지는 '보편적 사회권'이라는 개념 등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2022.05.30 -
그 기차들은...
그 기차들은 길을 잃었을 때 혹시 창피해서 죽지 않았을까? 누가 쓴 알로에를 본 일이 없을까? 폴 알뤼아르 동무의 두 눈은 어디 심겨져 있을까? 가시들이 있을 자리 있어? 하고 그들이 장미나무에게 물었다. - 네루다, 질문의 책 27 -
2022.04.18 -
옛 친구들을 만나다.
도 책임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이제는 LG타운이 된 마곡에서 옛 회사 동료들을 만났다. 오랜동안의 공백 때문에 어색하기도 할 것이고 내가 못 알아듣는 이야기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함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로서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1, 2차에 이어진 자리를 마치고 나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1. 나는 학창 시절에 만난 어릴 적 친구가 아니라면 쉽게 마음을 열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옛 회사 동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나는 19년 동안 회사 생활을 했다. 되돌아보니 삶의 현장에서 부대끼며 쌓은 정도 어릴적 친구들끼리 쌓은 정에 못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회사를 그만 두고 난 이후 새삼..
2022.04.15 -
2022년 봄에 맞은 가족들
꽃과 풀, 흙과 화분을 사와서 분갈이를 비롯한 식재작업을 했다. 새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우선 가장 왼쪽에 있는 아이는 잎이 퉁퉁해서 '잎퉁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 오른쪽에 있는 아이는 '노랑이'이다. 노랑이는 작년, 필마루로 들어온 아이이다. 안쥔마님께서 선물 받은 아이인데, 예상과 달리 올해도 꿋꿋이 잘 살고 있다.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었다. 그 옆에 하얀꽃을 달고 있는 아이는 하얀꽃들이 눈송이처럼 내려앉아 있어 이름을 '눈송이'라고 지었다. 그 옆에 빨간 테두리 물받이를 하고 있는 아이는 '딸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물받이로 쓴 플라스틱 통이 원래 딸기를 담고 있던 통이기 때문이다. 그 옆에 하얀 화분은 올봄 안쥔마님이 사와 필마루에 두었던 아이이다...
2022.04.10 -
돈 룩 업 :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코로나 덕분에 하루 종일 소파에 늘어져 넷플릭스를 즐기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 그러다가 선택한 영화 '돈룩업(Don't Look Up)' 와! 정말 멋진 영화다! 1. 너무나 현실적인 천문뉴스를 번역하고 천문서적을 번역하고, 별자리 관련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공부하면서 느끼는 점 중 하나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워낙 '딴세상 이야기'라는 것이다. '대중성'이라는 걸 확보하기에는 애초에 글러먹은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우와.... 이런 소재로 이렇게 기가막힌 현실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구나! 한편, 진짜 운석이 떨어져도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섬찟했다. 2. 매력 만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저 주어진 배역이 그렇고, 그냥 그에 맞는 연기일 뿐이려니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영..
2022.03.30 -
처음 만나는 맛.
코로나 기간동안 저승문턱까지 갔다오긴 했지만, 생판 처음보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몸을 위해, 어느정도 컨디션을 회복하고나서부터는 최대한 잘 차려먹고 있다. 며칠 전에는 안주인마님께서 냉동실에 보관해둔 가자미를 꺼내놓으셨길래, 만 개의 레시피에서 적당한 레시피를 찾아 가자미 조림을 했다.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오늘은 비싼 한우고기를 부위별로 사와 구워 먹었고 저녁에는 굴미역국을 끓여 마른 반찬들과 함께 먹었다. 식탁 위에는 딸기와 포도, 망고를 비롯한 과일이 그득그득하다. 문제는 코로나에 맹폭당한 후 후각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덕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후각이 사라지고보니 음식의 간을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어떨 때는 묵직한 맛이 느껴지고, 어떨 때는 가벼운 맛이 느껴진다. 각각의 느낌이 어떤..
2022.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