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끄저기(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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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 경계경보
1. 이른 아침. 핸펀에 요란한 음이 울려서 잠에서 깼어. 위급 재난 문자! 지진이 난걸까? 서둘러 내용을 봤어 전쟁이 났나??? 때마침 문자를 확인한 안쥔마님이 아주 걱정되는 말투로 이게 뭐냐고 물었어. 난 서둘러 티비를 켰어. 그런데 뉴스에서도 별 말이 없었어. 채널을 넘겨 봤어. 그제야 알게 됐어. 북한이 미사일을 쐈대. 짜증이 몰려왔어.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고 며칠 전부터 그랬잖아. 그리고 예고대로 쏜 거잖아. 이런 일을 가지고 경계경보를 발령해??? 미친 새끼들! 2.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았어. 그들이 저지른 짓거리와 그 이후 흘러가는 일들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어. 지금 내용이 부실한걸 따질때야? 어디로 피신하라는 거냐고 따질때냐고? 문제는 이런 문자를 보냈다는 거 자체야. 이미 예고된 ..
2023.06.01 -
토실이와의 짧은 만남.
아침 산책 중, 똥꼬발랄 넘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내 옆을 쓩~ 지나갔다. 난 그냥 내 갈 길을 계속 갔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강아지가 지나갔는데 주인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뒤로 돌아 강아지 뒤를 밟았다. 주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공원 운동장에서 결국 녀석을 잡아야 했다. "아가야~"하고 불렀을 뿐인데 내게 달려와서 폭 안겼다. 녀석을 안고 집에 들어가면 안쥔마님이 너무 놀랄 거 같았다. 그래서 바로 가까운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보드라운 털과 깨끗한 옷, 사람을 무척 잘 따르는 발랄한 성격으로 보아 당연히 인식칩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인식칩만 확인되면 바로 주인에게 인계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식칩이 없었다...
2023.03.31 -
장미의 이름
서가에 꽤 오래 전부터 꽂혀 있던 책. 이 책을 왜 이제서야 봤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올해는 더 이상 책을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 모인 집단은 모든 고상한 가치를 똥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어마어마한 지식으로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한껏 난장을 차린 작가는 이러한 인간집단의 취약성을 제대로 까발리고 있다. 위대한 신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하물며 별이야 어떻겠는가! 별을 간판으로 모인 사람들도 찬란한 별빛을 주제 넘게 '헌팅' 해서 제 뱃속에 넣어 구리게 바꾸는 멋진 마술들을 부리고 있지. 아.... 나도 지식을 쌓고 싶다. 이렇게 한 번 놀아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2023.03.19 -
불을 찾아서 : 제대로 된 상상
친구가 보내온 메일에 제목이 언급되어 본 영화이다. 워낙 오래 전 영화(1981)라 어디 있을까 하고 찾다보니 유튜브에 있었고 자막이 없는데 괜찮을까 하며 봤는데 자막이 필요없는 영화였다. 과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난 과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사고 놀이에 빠지곤 한다. 예를 들어 내가 1천 년 전을 상상한다면 과연 얼마나 지금의 영향에서 벗어난 순수한 1천 년 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 나를 사로잡고 있을지 모를 편견과 선입견을 점검해 본다. 대학교 2학년 때 단군신화를 페미니즘으로 분석한 평론을 접했을 때 지금의 판단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한 이렇게 쓰레기 같은 글이 어떻게 첫 번째 수업에 다뤄질 수 있냐고 교수에게 대든 이후 더더욱 그런 연습..
2023.03.19 -
글인연 -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최근에 든 생각이 있다. "글은 쓰는 사람의 인연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이와 비슷한 말이 이 책에서도 나온다. "책이 읽을 사람을 알아서 찾아간다." 어떻게 말을 하든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게 돼서, 기나긴 인연의 시간을 지나 이 책이 내게 찾아와 주어 감사드릴 따름이다.
2023.02.20 -
생명의 기적
지난 12월 중순 동네 신협에 들렀다 나오는데 안쥔마님께서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웠다. 그리곤 순전히 이쁘다는 이유 하나로 때마침 집에 남은 시럽통 하나를 깨끗이 씻어 물을 담고는 그 나뭇가지를 담궈 놓았다. 나는 간혹 청소를 하면서 신기해 했다. 희한하게도 시드는 느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은 직접 물을 갈아 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어느날 아침.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얘가 꽃을 피운 것이다! 사실 오며 가며 관심을 두지 않아 꽃이 피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놀라움이 더더욱 컸다. 그제서야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나는 얘 이름도 몰랐다는 사실을 말이다. 부랴부랴 구글렌즈를 깔아 검색하고 네이버 이미지 검색 등 할 건 다 해봤는데 딱히 정확한 이름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좀 비슷한..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