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일식여행 3. 드디어 칠레 - 공항도착 및 차량 대여

2019. 7. 27. 15:58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19 칠레 일식 여행기

 

 

사진 1> 하늘에서 내려다본 아타카마 사막

 

대서양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사이 하루 밤이 지났습니다. 

떠오르는 아침 해와 함께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타카마 사막!

 

유럽남부천문대(ESO)의 유명한 천체망원경들이 몰려 있는 곳!

 

그래서 이곳에서 촬영된 밤하늘 풍경 사진들이 꽤 많습니다.

항상 그 사진들을 보면서 아타카마를 동경하곤 했죠.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가까운 남반구 관광지라면 호주와 뉴질랜드입니다.

사실 주위에 많은 별지기들께서는 주로 서호주를 다녀오시죠.

 

하지만 저는 늘상 칠레에 가기를 꿈꿨습니다.

바로 아타카마 때문이었죠.

 

바로 그 아타카마 사막의 하늘위에 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꿈만 같았습니다.

 

 

 

사진 2>

 

비행기가 건조기후대를 지나 산티아고를 향해 점점 고도를 낮춰가자 구름이 서리고 눈을 이고 있는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3> 비행기가 코모도로 아르투로 메리노 베니테스 국제공항(헉...이름 길다...헥헥...)에 착륙했습니다. 

         

드디어 칠레 땅에 도착한 것입니다. 

 

칠레 시간 기준 2019년 6월 28일 오전 8시 54분. 한국 시간 기준 2019년 6월 28일 저녁 9시 54분, 드디어 칠레에 도착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6월 27일 오전 10시 35분에 출발했으니 칠레에 도착하기까지 35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칠레 땅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칠레 입국신고는 전혀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나눠준 입국 신고서를 작성했고 입국 심사에서도 별다른 질문없이 통과하였습니다.

 

입국신고를 기다리는데 뒤에 있던 미국 아저씨가 일식을 보러 온거냐고 하면서 아는체를 하더군요.

제가 입고 있는 잠바의 등에 새겨진 M45 플레이아데스를 보고 일식을 보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자기는 이번이 세 번째 개기일식이라면서 당일 날 날씨가 아주 좋을 거라며 짱짱한 해가 그려져 있는 일기예보 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고보면 별지기들은 어디나 다 똑같은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들은 신경도 쓰지않는 복잡하고 촘촘한 수치와 도식이 그려진 일기예보 앱들을 들고 다니죠. 

 

 

 

 

사진 4> 칠레 입국 도장 : 역시 다른 나라 입국할 때 이렇게 도장을 쾅~ 받아야 기분이죠.

         

 

입국심사 후 여권을 되돌려 주는데 영수증처럼 생긴 종이를 하나 끼워주었습니다. 

PDI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 별다른 생각없이 가방에 던져 넣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중요한 서류더군요. 

버리지 않고 가방에 넣어두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출국할 때 다시 제출해야 하고 간혹 어떤 호텔에서는 PDI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5> 나름 심각...렌트카 빌리는 중.

 

드디어 칠레, 못알아듣기는 영어도 마찬가지지만 이젠 표지판도 읽기 어려운 새로운 언어 스페인어가 쓰이는 곳.

그곳에서 맞는 첫번째 도전과제는 렌트카 빌리기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미 렌트카는 예약한 상황이었고 한글과 현지어로 된 두 가지 버전의 영수증을 챙겨서 대여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보험추가가입을 권유받았을 때, 그리고 차를 인수받기 위해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 들을 때는 잔뜩 신경을 써서 들어야 했죠.

공항 내 렌트카 부스에서는 서류 처리와 지불 처리만 했습니다.

실제 차를 인수 받기 위해서는 공항 1층 6번 게이트에서 렌트카 회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렌트카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자동차는 대한민국에서 인터파크를 통해 대여했습니다.

Rentalcars.com이라는 회사가 중개회사로 등장했고 중간에 렌트일정을 하루 변경하면서 칠레 현지 렌트카 회사는 CLOCK이라는 회사에서 Econorent라는 회사로 변경되었습니다. 

 

 

 

사진 6> 칠레 여행을 함께 한 완소 렌트카 푸조 3008.

         오랜 시간동안 아무 문제 없이 여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렌트카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신경을 쓴 항목입니다.

 

칠레는 워낙 도시 간 버스를 이용한 대중 교통 수단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제가 가야할 곳은 일상적인 루트를 벗어나야 하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렌트카 사용은 필수일 수밖에 없었죠.

 

목적지에서 그나마 가까운 라세레나나 발레나르에서 렌트카를 빌릴까도 생각했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생판 겪어보지 못한 칠레의 교통 상황에 대한 걱정, 주차에 대한 걱정도 은근 있었죠.

하지만 그냥 부딪혀 보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운전을 하고 낯선 곳의 공영 주차장을 찾아가고 타워 주차장이나 기계식 주차장에 차를 밀어넣은 경험이 있으니 칠레 쯤은 버텨낼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오기를 부렸고, 무엇보다 여정을 함께하는 안주인마님의 편의를 위해 렌트카는 피해갈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렌트카를 사용한 기간은 6월 28일부터 칠레에서의 여행을 종료한 7월 6일까지 총 9일이었습니다.

차량 대여시 내야 했던 보증금은 117만원이었습니다. 

본 비용으로는 렌트카 비용 51만원, 보험료로는 14만원이 소비되었고, 차량 반납시 산티아고 외곽 자동차 전용도로나 시내에서 자동 계산된 통행료로 9만원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참고로 칠레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모두 현금으로 지불해야 합니다.

 수도 산티아고를 제외하고 고속도로나 여타 도시에는 하이패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 렌트카 비용으로 총 65만원이 소요된 셈이니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아무 사고나 문제 없이 여행을 마치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유일무이한 목적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자리잡은 유럽남부천문대(ESO) 산하 라실라 천문대에서 일식을 맞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목적 도시는 자연스럽게 목적지에서 16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칠레 제 2의 도시 라세레나(La Serena)가 되었죠. 

 

하지만 그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칠레의 시인 네루다의 작업실이 자리잡고 있는 이슬라네그라였죠. 

 

그래서 렌트카 주차장에서 직원에게 차를 인수받을 때 네비게이션을 익힐 겸, 행선지로 이슬라네그라를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슬라 네그라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사진 7> 이슬라네그라를 향해 이어진 칠레의 시골길

 

칠레일식여행 4. 이슬라 네그라 - 마리오의 녹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