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 20:03ㆍ3. 천문뉴스/최신천문뉴스브리핑
안녕하십니까?
별지기마을 촌장 다락방 별지기 이강민입니다.
2020년 2월 27일, 찬드라 X선 망원경 사이트에서는 '블랙홀이 만들어낸 가장 거대한 폭발'이라는 뉴스를 발표하였습니다.
뉴스는, 이번 발견을 2020년 2월 27일 아스트로피지컬 저널을 통해 발표한 시모나 지아킨투치(Simona Giacintucci)의 재미있는 인터뷰로 시작됩니다.
그녀의 말을 그대로 옮겨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어떤 측면에서 보면 측면에서 보면 이 폭발은 1980년 세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과 유사합니다.
당시 세인트 헬렌스 산은 화산 폭발로 산 정상부를 모두 날아가버렸죠.
단 하나의 차이라면, 이번 폭발이 주변의 가스를 날려버리면서 만들어진 공간에, 우리은하 미리내를 일렬로 늘어놓는다면 15개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려 지름 10만 광년의 미리내가 15개나 들어갈 수 있다니, 여러분 상상이 가시나요?
하지만 뉴스는 폭발이 직접적으로 관측되었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2016년 스탠퍼드 대학의 노버트 워너(Norbert Werner)는 찬드라 X선 망원경이 촬영한 땅꾼자리 은하단의 사진에서 특이한 구조를 하나 포착합니다.
바로 가스가, 구부러진 경계를 그리며 정렬하고 있는 구조였는데요.
당시 워너와 동료들은 이게 과연 무엇일지, 왜 이런 구조가 생겼는지를 연구하였지만, 이들은 이 현상이 블랙홀 분출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구부러진 경계를 그대로 확장했을 때 그려지는 전체 규모의 경계선을 만들어 내려면,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 분출이 없이는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들이 가설에서 제외시킨 그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 분출이라는 가능성이 추가 관측을 통해 확증된 것입니다.
지아킨투치(Simona Giacintucci)를 비롯한 동료들은 우선 유럽우주국의 X선 망원경인 XMM-뉴턴 망원경을 이용하여 워너가 찬드라 X선 망원경으로 관측한 그 구부러진 가스벽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호주 머치슨 광대역 배열( the Murchison Widefield Array, MWA)과 인도의 거대 미터파장 전파망원경(the Giant Metrewave Radio Telescope, GMRT)을 이용하여 이곳을 라디오파로 관측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경계의 반대편에 라디오파 복사가 가득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이 라디오파 복사는 거의 빛의 속도에 육박하는 속도로 가속된 전자들이 방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자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키려면 이는 블랙홀에서 뿜어져나오는 제트와 같은 현상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즉, 이곳에 과거 블랙홀에서 어마어마한 제트 분출이 있었으며 특이하게 구부러진 가스의 경계는 바로 이러한 제트 분출에 의해 깎여나간 가스 동굴의 벽면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지금까지 블랙홀 제트 폭발로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폭발은 MS 0735.6+7421 이라는 기린자리의 은하단에서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이 블랙홀 제트 폭발이 만들어낸 가스 동굴의 지름은 무려 60만 광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관측된 가스 동굴의 지름은 우리 은하 미리내를 일렬로 늘어놓아도 열다섯 개가 들어간다고 하니 무려 150만 광년 이상인 셈입니다.
지름에서만 2.5배 규모죠.
천문학자들은 이번에 관측된 규모의 가스동굴을 만들어내려면 블랙홀에서 쏟아내야 하는 에너지는 MS 0735+74보다 무려 다섯 배 이상이어야 하며 은하단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블랙홀 제트의 분출 에너지보다는 무려 수백만 배 수준이라고 합니다.
블랙홀은 물질을 빨아들이는 천체입니다.
하지만 블랙홀에 물질이 빨려들어갈 때, 어떤 경우는 블랙홀에 완전히 빨려들어가지 않고 되튀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튀어 나오는 물질들이 제트나 빔의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쏟아져나오게 되는데요.
이번에 관측된 가스 동굴 역시 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며 그 블랙홀은 땅꾼자리 은하단의 중심에 있는 은하가 품고 있는 초거대질량의 블랙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블랙홀의 제트 분출은 완전히 멈춘 상태입니다.
라디오파에서 더 이상 제트 분출의 증거가 포착되지 않으며 X선으로는 고밀도로 몰려 있는 차가운 가스들이 은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고밀도의 차가운 가스들은 블랙홀의 먹이가 되는데 이 가스들이 블랙홀이 있을것이 틀림없는 은하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얘기는 그 블랙홀이 현재는 굶주린 상태이며 따라서 제트를 분출해 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이러한 추정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블랙홀의 제트 분출은 서로 완전히 반대 방향인 두 방향으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번에 관측된 거대한 가스 동굴이 반드시 또 하나 더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것은 한 지점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나머지 하나가 왜 관측되지 않는지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가설을 수립하고는 있지만 좀더 확실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X선과 전파 뿐 아니라 더 많은 파장을 이용한 추가 관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 최신천문뉴스 세번째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원문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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