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천문뉴스브리핑 4. 스타링크 때문에 별을 못 보게 될까?

2020. 3. 8. 22:263. 천문뉴스/최신천문뉴스브리핑

 

안녕하십니까? 

별지기마을 촌장 다락방 별지기 이강민입니다. 

인공위성으로 전 지구적인 인터넷 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여러 업체가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가 대표적이죠. 
이밖에도 영국의 벤처회사 원웹,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 등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토가 크지 않고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도시가 많아 국민 대부분이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있지만 
아직 전세계에는 인터넷에 접근조차 불가능한 사람이 반이 넘습니다. 
스페이스 X는 2027년까지 총 4만 1943개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지구 어느 곳에서든 저렴한 요금으로 초당 1기가비트 속도, 즉 현재 대한민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인 초당 25메가바이트의 40배의 속도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2020년 올 해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인터넷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사업에도 반대 급부가 있죠. 이로 인해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저와 같은 아마추어 천문인들을 비롯해서 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죠. 

위성 인터넷 망 사업으로 인해 천문 관측에 커다란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는 일찍부터 제기되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정량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위성 인터넷망 사업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고 이로인한 하늘의 오염은 이미 시작된 상태입니다. 

2020년 3월 5일, 유럽남부천문대에서는 인공위성 인터넷 망이 천체관측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 분석한 보고서를 최초로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현재 계획 중인 군집위성 프로젝트 중 대표적인 18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총 2만 6천 개의 인공위성이 하늘에 설치될 경우 유럽남부천문대의 관측 설비가 받게 될 영향을 보수적으로 측정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지평선에서 중위도 대역에 항상 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위성은 1,600개 수준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들 중 대부분은 고도 30도 이하의 저고도에 있을 것이라는 점이죠. 
하지만 이보다 높은 고도, 즉, 전문 천체관측이든 아마추어 천체관측이든 주로 많은 관측이 이루어지는 30도 이상의 높은 고도에는 항상 250여 개의 위성이 떠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이나, 노을이 지는 시간에는 햇빛까지 반사하게 되므로 그만큼 더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었죠. 
그 결과 깊은 우주의 특정 대상을 1,000초 이상의 노출로 관측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최대 3%의 관측 결과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문제는 광대역 우주 탐사입니다. 
광대역 우주 탐사란 한 화각에 최대한 넓은 하늘을 담는 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탐사는 여러가지 목적으로 수행될 수 있지만 주로 초신성탐사나 지구근접천체를 찾아내는데 위력을 발휘하죠. 
그런데 이러한 광대역 우주 탐사 프로그램의 경우 30%에서 무려 50%의 관측 자료에 손상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두 장을 찍으면 한 장은 못 쓴다는 얘기죠. 

이번 연구결과를 보도한 유럽남부천문대는 물론 국제천문연맹, 미국천문학회, 영국왕립천문학회를 비롯한 전세계 많은 천문학회들이 우주의 평화적인 활용위원회와 같은 UN기구에 이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및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군집위성으로 인해 우리 아마추어천문인들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요? 
사실 아마추어천문인들의 상황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우선 안시관측, 
안시관측을 하시는 분들은 군집위성으로 인해 받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한정된 아이피스의 시야를 치고 들어오는 인공비행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설령 특정 대상을 관측할 때 인공위성이 지나간다 하더라도 지나가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별 영향이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 가이드 촬영을 하시는 분들, 
가이드 촬영을 하시는 분들은 분명 영향을 받을 겁니다. 
전문 천문관측과 마찬가지로 특정 대상을 장시간의 노출로 촬영할 때, 분명 영향을 받겠지만 가이드 촬영 역시 워낙 시야각이 좁아서 ESO의 연구 결과대로 최대 약 3% 수준, 즉 30장당 최대 1장 꼴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광각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 그리고 밤하늘 풍경 사진을 찍는 분들인데요. 
지금도 사실 사진을 찍다보면 수많은 비행기궤적과 위성 궤적들이 나타납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 맘이 편하긴 하지만 깨끗한 사진을 만들기 위해 그 궤적들을 하나하나 지우시는 분들도 많죠. 
그런 분들은 앞으로 두 장 당 한 장에는 무조건 인공위성 궤적이 나타난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빛공해 때문에 상심이 큰데 이제 하늘을 가득 채울 인공위성 궤적까지 걱정을해야 하다니 별을 보는 취미는 여러가지로 인내가 필요한 취미인것 같습니다. 
이 뉴스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 동네를 가면 전봇대가 많고 전봇대위로 전선이 마구마구 헝클어져 있죠. 
하지만 나중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을 가면 이런 시설은 모두 지하에 매립되어 있습니다. 
과연 인공위성을 만들어 지구의 하늘을 뒤덮는게 첨단적인 생각인 걸까요? 
문제는 하나 더 있죠. 
전봇대는 뽑아버리면 되고 하늘을 가리고 있던 전선은 매립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우주 저궤도에서 끊임없이 자유낙하하는 우주 쓰레기를 회수하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이 쓰레기들이 점점 고도를 낮춰 지구 대기에 타서 없어지기만을 하세월 기다려야 하죠. 

2020년 2월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 물체 중 직경 10센티미터 이상의 크기를 가진 구조체는 약 34,000개에 달합니다. 
이 중 작동 중인 위성은 고작 2,300개에 지나지 않죠. 
93% 이상이 더 이상 작동되지 않는 인공위성, 인공위성을 올리기 위해 발사한 로켓의 상단분리체, 페어링, 등 우주쓰레기입니다. 
하물며 지름 10센티 이하의 우주 쓰레기는 통제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마구잡이 인공위성 발사는 사용하기 편하다고 하여 폐기할 방법이 없는 플라스틱을 대량으로 만들어 유통시킨 인류의 실수를 한 번 더 반복하는 거 아닐까요? 하루빨리 적절한 규제책이 만들어져 더이상 아름다운 밤하늘이 오염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최신 천문뉴스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원문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9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