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일식 여행 12 - 제럴턴(Geraldton)에서의 하루

2023. 9. 24. 00:18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23 서호주 일식 여행기

세르반떼스에서 식사를 마치고 제럴턴을 향해 달렸다. 
남은 거리는 231킬로미터, 예상시간은 세 시간 정도.

광활한 서호주 대륙 풍경이 계속 이어졌고 이따금 한가로운 목장 풍경이 나타나곤 했다. 

 



오후 4시 50분, 
드디어 서호주 중부의 항구도시 제럴턴(Geraldton) 숙소에 도착했다.

 

제럴턴에 마련한 숙소는 빅4 선셋 비치 홀리데이 파크(Big4 Sunset Beach Holiday Park)였다.

 

빅4 선셋 비치 홀리데이 파크 입구, 사진출처 : 구글 스트리트뷰


캠핑장 리셉션이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고 하여 시간 내에 도착하려고 노력했고 간신히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게 첫 번째 경험이었던 것 같다.
호주에서는 칼퇴근이 아니라 조기 퇴근이 일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난감했다. 
그냥 이렇게 문을 닫아 버리면 뭘 어쩌라는 거지?
잠긴 문 너머를 들여다 봤지만 사람은 전혀 없었다. 

핸드폰을 열어 메일박스를 봤다.
캠핑장에서 보낸 메일이 있었다. 

입구에 메탈 박스 어쩌구저쩌구하는 안내가 있었다. 

리셉션에 메탈 박스는 총 3개였다. 
그런데 박스를 열어 비밀번호를 누르라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옆에 있던 안쥔마님이 메일을 읽는 내 말을 듣고는 중간에 있는 메탈 박스 뚜껑을 확 들어올렸다. 
번호키가 나타났다. 

 

메일로 보내준 번호를 입력하여 내 키가 들어있는 봉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안쥔마님은 내가 당황하면 아무것도 보지못한다고 핀잔을 줬다.

 

정말 그랬다. 

당황하니 메일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고 
앞에 있는 메탈 박스에 붙은 글들을 찬찬히 읽어볼 여유가 싹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자! 이제 문제가 해결됐다.
문제가 해결되니 그제서야 선셋 비치 캠핑장 입구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선셋 비치 캠핑장 바로 옆은 바다였다. 
캠핑장 안에서는 오션뷰를 볼 수 없는 구조였지만 
바로 옆에 바다가 있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한편 깨달은 것도 있었다.

구태여 근무시간에 맞춰 카라반 파크에 도착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말이다.

 

얼굴 맞대봐야 못알아들을 호주 영어만 잔뜩 들어야 하는데

그냥 이렇게 키와 약도를 받는게 훨씬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셋비치 홀리데이 파크 배치도, 안쪽에 있는 E08을 배정받았다.


내가 이곳 캠핑장을 예약할 때, 일반 사이트는 모두 매진된 상태였고 엔스위트 사이트(Ensuite Site)라는 게 남아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파워 사이트보다 대략 15,000원 정도 더 비쌌다.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엔스위트 사이트란 개인 화장실과 샤워장을 갖춘 사이트였다.
주차 공간 바로 옆에 네 평 남짓한 벽돌 건물이 있는데 
마치 일반 가정 화장실처럼 샤워부스와 세면대,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엔스위트 사이트, 저 건물이 개인 화장실 및 샤워실이다. 사진출처 : 구글검색

서호주 카라반 파크의 공동 화장실과 샤워장이 대체로 수준 이상이어서 

구태여 돈을 더 들여 엔스위트 사이트를 찾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개인 화장실과 샤워장을 쓰는게 편하긴 했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호둥이를 주차시킨 후 안쥔마님과 함께 바다 구경에 나섰다.

 

 


선셋 비치라는 이름처럼 해가 지는 풍경이 일품이었다. 

 

바다는 언제나 옳다.
거기에 노을이 지는 바다라면 두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 풍경에 취해 있는데

안쥔마님이 대뜸 이곳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여기서?

나는 외국 여행을 나가면 눈에 띠는 행동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  안쥔마님은 뭔가 하고 싶은 걸 할 때면 거리낌이 없다.

나는 사람이 드나드는 해변 출입구에 식탁을 펴놓는다는 게 못 마땅했지만 안쥔마님은 막무가내였다.
어쩌겠는가 원하는대로 해 드려야지.

출입구 옆 모래 언덕에 최대한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아 식탁을 마련했다. 
막상 자리를 마련해 놓으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식사를 하며 풍경에 취한 채 밤을 맞았다.

 

급하게 차린 식탁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아름다운 저녁 노을 풍경, 금성이 제일먼저 터져나왔다.

 

 

파도소리는 언제 들어도 행복하다.

 


이튿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여명이 밝아오는 선셋비치 카라반 파크 풍경


어차피 이곳 캠핑장에서도 이틀을 머물러야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느긋하게 제럴턴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우선 어제 날이 저물어 잘 보지 못했던 해변 산책을 나갔다.

해변에는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보더콜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는데 
그 똥꼬발랄이가 좋다고 우리에게 달려들어 뽀뽀를 하고 난리가 났다. 
아주머니는 당황하고 미안해하며 목줄을 채웠다.

하지만 우리 부부도 개를 무척 좋아하는지라 아무렇지 않았다. 

 


해변은 생각보다 깨끗하지는 않았다.
해변 거의 대부분이 사진처럼 해초가 가득 쌓여 있었다.
신기하다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썩은내는 나지 않았다. 

 

카라반파크 남쪽으로 이어지는 제럴턴 외곽의 한적한 모습.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빵과 커피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오전 10시경 호둥이를 몰고 제럴턴 시내로 향했다. 

캠핑장에서 나오자마자 사거리에 마트가 하나 보였다. 
글랜필드(Glenfield)라는 쇼핑센터였다.

 



서호주에 와서 콜스(Coles)나 울워스(Woolworth)만 본 터라 새로운 마트도 보고 싶어 냉큼 들어갔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인데 Coles나 Woolworth보다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특히 고기가 전반적으로 종류도 많고 훨씬 더 신선해 보이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했다. 

 

글랜필드의 고기 진열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가 모두 고기이다.


안 그래도 서호주에 와서 내내 고기식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호주의 고기는 너무나 저렴하고 신선했다.

 



1년 미만의 양을 Hogget이라 한다. 
그 고기가 650그램에 12,0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비싼게 양고기다.
어찌 마다할 수 있으랴!

 


이건 양의 혀다.

입이 짧은 탓에 차마 사지는 못했다. 


뜻밖에 글랜필드에서 시장 조사를 신나게 했다.
마켓이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바로 앞 길목에 있어 고기는 돌아오는 길에 사기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딱히 정해진 방향은 없었다.

 

제럴턴에서 바다쪽으로 돌출한 지점에 있는 무어 등대라는 곳을 우선 가기로 했다.

 

 

한적한 제럴턴 시내 모습

 


무어 등대 인근에는 커다란 공장 같은 게 있었다.
공장 주변은 공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다행히 바닷바람이 많이 부는 덕에 매캐한 공기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무어 등대 주차, 붉은색과 하얀색 페인트가 칠해진 굴뚝 같은 건물이 등대이다.

 

무어등대 주차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무어 등대는 관광지로서 그다지 볼만한 풍경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어 등대 앞 해변에도 해초가 가득가득 쌓여 있어 그다지 아름답게 느껴지진 않았다. 

 

무어등대 앞 해변 역시 온통 해초 투성이였다.


무어 등대 해변을 대충 살펴본 후 제럴턴 중심가 바다라 할 수 있는 제럴턴 비치로 나왔다.

이곳은 명색이 해수욕장이라서 해초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해변이 넓지 않고 별다른 특색이 있어보이지 않았다. 
아마 꾸물꾸물한 날씨와 월요일 아침이어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제럴턴 비치 풍경


다만 해변 바로 앞 놀이터에는 부모님과 함께 놀라나온 아이들이 많았다. 
끊이지 않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한적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제럴턴 비치 놀이터 풍경


제럴턴 비치 인근에 차를 세운 김에 주변을 한 번 돌아보기로 했다.

 

중심가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안쪽으로 두 블럭 정도 들어가자 성당이 나왔다. 
성 프란치스코 사비에르 성당(St Francis Xavier Cathedral)이라는 천주교 성당이었다.

 

십자가 동산과 성당 전경, 성의를 걸쳐놓은 듯한 십자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성 프란치스코 사비에르 성당 전경

 

이 성당은 허스(Hawes)라는 이름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신부님이 설계하고 건축한 성당이라 한다.
머릿돌은 1916년에 놓여졌으나 자금 부족으로 건축과 중지가 반복되다가 1938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제럴턴의 주교좌 성당이자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제럴턴의 주요 관광지로 남아 있다.

 

성당 내부 중앙 제대 모습


성당 하면 느껴지는 포근한 분위기가 있다. 
난 그 분위기가 항상 좋다. 

 

성당 뒤쪽 성가대석과 파이프 오르간 풍경, 2층은 잠겨 있어 올라갈 수 없었다.

 


특이하게 측면에도 제단과 파이프 오르간이 있었다. 
측면에도 회랑을 놓는 걸 바실리카 양식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곳은 바실리카 양식이라기보다는 아마 이것 때문에 배치가 그렇게 된 것 같다.

성당 바닥 아래 관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 곳의 초대 주교인 윌리엄 바나드 켈리 주교님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지. 이런게 천주교지.


천주교는 이런 다양함이 좋은 것 같다.

 

유일신 신앙은 너무 강팍하다.

사람이 누군가를 믿고 따르는 감정은 다양하다.

종교라면 그 다양한 감정을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고 

실제 그런 종교가 애꿎은 배타적 감정 없이 사람들을 화목하게 만든다.

 

천주교는 유일신 교이지만

그 대신 믿음의 층위를 다양화하는데 성공하여

유대교 기반 종교 특유의 배타적이고 완고한 성격을 버릴 수 있었다. 

 

유대교나 이슬람교, 개신교가 여전히 뻘짓을 반복하는 걸 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성당을 구경하고 나와 성당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안쥔마님은 라떼를 마셨고 나는 레지포인트에서 교포 분이 추천한대로 플랫화이트를 마셨다. 
플랫화이트 맛이 일품이었다. 

커피와 성당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는 각도로 안쥔마님 사진도 한 장 찍어드렸다.

 

 


아까 들어오는 각도에서 바라본 십자가 동산보다
카페에서 바라본 십자가 동산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다와 보였다.

 

이 장면도 사진으로 남겼다.

 


성당을 나온 후 인근에 있는 자잘자잘한 가게들을 돌아다녔다. 

우선 CHEMSIT라는 이름의 가게를 구경했다.
화장품, 욕실 및 미용용품 등을 파는 창고형 매장이었다. 

이런 매장을 돌아다닌 이유는 순전히 안쥔마님께서 귀국선물을 마련해야 해서였다.
퍼스에 있는 동안 마땅한 선물을 사지 못한 안쥔마님은 계속 귀국선물에 신경썼다.

하지만 선물할 만한 물건을 계속 찾지 못했다.


안쥔마님 말씀에 따르면 왠만한 물건은 우리나라에 다 있는데 가격이 싸지도 않고 
그렇다고 여기서만 보이는 물건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안쥔마님은 선물은 사지 못했다. 


바로 옆에 있는 구제가게도 구경했다.

말 그대로 구제가게였고, 자잘한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안쥔마님은 이곳에서 1달러도 안 되는 옷을 무려 여섯 벌이나 샀다. 
모두 여행 중 편하게 입고 귀국 전에 버릴 생각으로 샀단다. 

 

오호!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옷을 갈아입는 거 자체가 귀찮아서 옷을 사지 않았다. 

쇼핑은 인근에 있는 울워스로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럴턴 여행은 그냥 쇼핑 여행이었던 것 같다. 
울워스는 제럴턴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 보이는 것은 없었다. 

울워스까지 쇼핑을 마치자 오후 3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슬슬 캠핑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실 돌아가는 길에 들러야 할 마트가 하나 더 있었다.
어제 제럴턴으로 들어오는 길에 ALDI라는 마트를 봤는데 그곳에도 들려야 했다. 

안쥔마님의 사전 조사에 따르면 ALDI는 소규모 코스트코 같은 곳이라고 한다.

 

실제 가보니 왜 소규모 코스트코라고 하는지 알것 같았다. 
하지만 딱히 살 만한 거는 없었던 것 같다.

 

제럴턴 ALDI입구 : 사진출처 - 구글스트리트 뷰

 

ALDI의 채소 코너, 가지가 튼실해 보여서 그냥 한 번 찍어봤다.

 

안쥔마님은 이곳에서 호주산 꿀을 잔뜩 샀다.
결국 귀국선물로 호주 꿀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지. 
호주하면 그냥 꿀이지 뭐. 고민은 무슨...

ALDI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산한 주유소가 보여서 주유를 시도했다.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주유를 하는 거다.

사실 주유라는게 다를게 있나?
셀프 주유 아니면 점원이 와서 주유할 거고 끝나면 카드로 결재하면 되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제럴턴에서 서호주 첫 주유를 했다.


서호주는 주유를 직접 하고 계산은 사무실로 들어가 자기 주유기 번호를 말하고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다. 
고작 주유일 뿐인데도 이렇게 다르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주유만 하고 그냥 가 버리면 어떡하려고?

그러고보면 나라마다 독특한 데서 정직한게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카페 탁자 위에 놓인 핸드폰은 아무도 안 가져간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주유만 하고 가 버리는 차는 없나보다.

어쨌든 호주의 주유 방법도 도착한 순간 재빨리 인터넷 검색을 한 안쥔마님 덕에 가능했다. 

뭐가 다르랴 하고 신경 쓰지 않았던 나 뿐이었다면 또 혼자서 무지 당황했을 것 같다. 

주유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길 한 쪽에 거대한 규모의 마트가 보였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핸들을 돌려 들어가 보았다.

버닝스라는 창고형 매장이었다. 

 

제럴턴 버닝스(Bunnings)

 

이 매장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에이스하드웨어와 같은 집수리 용품 전문 매장이었다.

단독주택이 일상화되어 있는 나라인만큼 집이나 정원을 가꾸는 것과 관련된 모든 비품들이

규모로나 종류로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버닝스 내부 풍경


정말 신기하고 생각도 못했던 물건들이 많았다.

좀더 일찍 왔으면 좀더 느긋하게 이것저것 구경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래봐야 중년 남자아저씨의 로망이다. 

이방인 여행객으로서 살 수 있는 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 들렀던 글랜필드 마켓을 들러 찍어놓은 고기를 왕창 샀다.

퍼스에서 출발할 때 코스트코에서 산 고기는 다 떨어졌고 
내일과 모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미리 왕창 산 것이다. 

 

너무 심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기만 가득찬 카트



카라반 파크로 돌아오자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또 하루가 저물며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선셋비치 카라반파크의 풍경

 

카라반 파크 중앙에 있는 바베큐 장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안쥔마님께서 준비한 푸짐한 저녁식사,


신선한 바람에, 아름다운 노을에, 파도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저녁식사는 환상 그 자체였다.

 

 

어느덧 어제밤처럼 금성이 제일먼저 터져나왔다.

 


금성에 이어 아직 어둠이 오지도 않았는데도 수많은 별들이 성급하게 몰려나왔다.

 

 

제럴턴에서 이거저거 구경하고 쇼핑도 많이 하고 했지만 

제럴턴이 정말 좋았던 이유는 바다가 있고, 아름다운 노을이 있고, 거기에 선물처럼 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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