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14. 남십자자리(CRUX)

2024. 11. 1. 20:04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Crucis
약어 표기 : Cru
별자리 크기 순위 : 88번째.
기원 : 페트로스 프란키우스(Petrus Plancius)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남십자자리, 남십자좌, 십자자리, 십자좌

남십자자리는 88개 별자리 중 가장 작은 별자리입니다. 
남십자자리의 별은 고대 그리스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으며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에도 적혀 있습니다. 
다만 당시는 독립된 별자리가 아니라 켄타우루스자리(CENTAURUS)의 뒷다리 일부로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세차운동으로 인해 유럽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16세기 대항해 시대에 다시 발견되었죠.  

이탈리아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는(Amerigo Vespucci, 1454~1512)는 1501년에서 이듬해까지 남아메리카로 항해하던 중, 켄타우루스자리 알파(α)별과 베타(β)별로 추정되는 별과 남십자자리의 여러 별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기록을 남긴 사람은 이탈리아의 항해가 안드레아 코르살리(Andrea Corsali, 1487~15??)였습니다. 
그는 1515년, 남십자자리의 별에 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림 1
천구의 남극 주변의 별을 담은 이탈리아 모험가 안드레아 코르살리의 그림. 
이 그림은 코르살리 개인이 1516년 출판했습니다. 

남극점 양 측면으로 두 개의 마젤란 성운이 그려져 있으며 남십자자리를 구성하는 다섯 개 별이 위쪽 경계에 수직으로 도열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연이어 늘어서 있는 별은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과 베타별입니다. 


코르살리의 그림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을 가정하고 그려져, 지상에서 올려보는 것과는 반대인 거울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엘리 데커(Elly Dekker)가 알아낸 것입니다. 
(출처 :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

 

코르살리는 별이 늘어선 형태를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꽤 선명하고 아름답다.

천상의 상징으로 이와 비교할 만한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후 항해가들은 이 십자가 형태의 별들을 남반구의 극점을 가리키는 지시자로 활용했습니다. 

 

이 별자리는 16세기 말, 천문학자들에 의해 독립적인 별자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십자자리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처음 등장한 것은 네덜란드의 지도제작자 페트로스 프란키우스(Petrus Plancius, 1552~1622)와 요도쿠스 혼디우스(Jodocus Hondius)에 의해서입니다. 
각각 1598년과 1600년의 일이었죠. 
프란키우스는 이전에 이미 코르살리의 스케치를 기반으로 에리다누스강자리의 남쪽에 완전히 독립적인 부분으로 십자가를 그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별들이 켄타우루스자리의 일부라는 것을 처음으로 재확인한 사람은 영국의 지리학자이자 모험가인 로버트 휴즈(Robert Hues, 1553~1632)였을 겁니다. 
그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별목록을 익숙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죠. 

휴스가 남십자자리의 별을 관측한 것은 1586년부터 1588년 사이, 그리고 1591년과 1592년에 이르는 두 차례의 남반구 항해 동안이었습니다. 
1594년 <지구와 그 활용에 대한 논문(Tractatus de globis et eorum usu)>이라는 그의 책에 따르면, 그는 켄타우루스의 발 근처에 이보다 밝은 별들은 없다는 것을 깨닳았다고 합니다. 

휴스의 책은 프란키우스의 동료였던 요도쿠스 혼디우스에 의해 1597년 네덜란드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프란키우스는 동향사람인 피터 디르크스준 케이저(Pieter Dirkszoon Keyser)가 만든 남십자자리의 정밀한 관측 결과를 입수했습니다. 

따라서 휴스가 남십자자리의 별들을 켄타우루스자리의 일부로서 확인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사실일 겁니다.  

이러한 재확인의 결과로 요한 바이어는 우라노메트라(Uranometria, 1603)에서 켄타우로스자리의 뒷다리 위에 이 별들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요한 바이어는 이 별들을 여전히 켄타우루스자리의 일부로 인식했죠. 

 


그림 2
켄타우로스의 뒷다리 위에 그려져 있는 남십자자리의 별들
바이어는 이 네 개의 별에 각각 엡실론(ε), 크시(ξ), 뉴(ν), 제타(ζ)라는 표기를 달았습니다. 
오늘날 이 별들은 각각 납십자자리 감마(γ)별, 베타(β)별, 델타(δ)별, 알파(α)별입니다. 

이렇게 알파벳을 할당한 이는 프랑스의 천문학자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로서 <남쪽 하늘의 별목록(Coelum Australe Stelliferum, 1763)>에 등장합니다. 

별의 위치와 각 별의 밝기 등급은 피터 디르크스준 케이저의 관측 자료 뿐 아니라, 프톨레마이오스의 자료에서 인용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류도 함께 포함되었죠. 
켄타우루스자리의 오른쪽 앞발에 있는 별은 바이어에 의하면 켄타우루스자리 감마(γ)별로 분류되었지만, 오늘날 해당 별은 켄타우루스자리 베타(β)별입니다. 
그 밝기도 너무나 희미하게 적혀있죠. 
바이어가 기록한 켄타우루스자리 베타별은 켄타우루스자리의 엉덩이 부분에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그 지점에는 그처럼 밝은 별은 없습니다.   

 

바이어는 부록 목록에서 남십자자리를 구성하는 네 개의 별에 '오늘날의 십자가 형태 별자리, 프톨레마이오스에 따르면 켄타우루스자리의 발에 있는 별임(Modernis Crux, Ptolemaeo pedes Centauri)'이라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이 네 개의 별이 독립적인 별자리로 처음으로 다뤄진 것은 프레데릭 드 후트만(Frederick de Houtman)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관측 기록에 'De Cruzero'라는 이름으로 네 개의 별을 기록했고 이 기록이 1603년 출판되었습니다. 

후트만이 이 보다 앞서 혼디우스와 빌럼 얀손 블라우(Willem Janszoon Blaeu)가 만든 천구의를 보았을 것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남십자자리는 켄타우루스자리와 분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남십자자리가 켄타우루스자리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처음 인쇄본으로 발행된 것은 1624년 독일 천문학자 야코프 바르트쉬(Jacob Bartsch)에 의해서입니다. 


남십자자리의 별과 암흑성운, 가짜 십자자리

남십자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에이크락스(Acrux)입니다. 
이 이름은 남십자자리 알파별을 의미하는 '알파 크루키스(Alpha Crucis)'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남위 63.1도에 있는 에이크락스는 1등급 별로는 가장 남쪽에 있는 별입니다. 

남십자자리 베타(β)별과 감마(γ)별의 이름인 '베크락스(Becrux)'와 '가크락스(Gacrux)' 모두 기원은 동일합니다. 
각각의 호칭인 '베타 크루키스'와 '감마 크루키스'에서 따온 이름이죠.
하지만 '베크락스'는 비공식적인 이름으로 남고 말았습니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이 별에 '미모우사(Mimosa)'라는 공식 명칭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남십자자리 베타별 근처에 있는 남십자자자리 카파(κ)별은 NGC 4755로 등재되어 있으며 '보석상자(the Jewel Box)'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성단입니다. 
'보석상자'라는 이름은 존 허셜(John Herschel)이 이 성단을 '화려한 보석 중에서도 최고의 보석을 닮았다.'고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남십자자리에는 '석탄자루성운(the Coalsack Nebula)'이라 불리는 유명한 가스먼지 구름이 있습니다. 
찬란한 미리내를 배경으로 검은 그림자처럼 보이는 성운이죠. 

이 암흑성운을 처음으로 묘사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입니다.
1502년,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이 성운을 '거대한 크기를 가진 검은 카노우푸스(canopus)가 미리내에서 보인다.'라고 묘사했습니다. 

남십자자리 근처에 남십자자리보다 훨씬 크지만 밝기는 희미한 또다른 십자가 형태의 자리별이 있습니다. 
'가짜 십자자리(the False Cross)'라 불리는 이 자리별은 두 개 별자리에 속하는 2등급 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용골자리 엡실론(ε)별과 요타(ι)별, 돛자리 델타(δ)별과 카파(κ)별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림 3
남십자자리는 켄타우루스의 뒷발 아래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남십자자리는 켄타우루스자리의 일부였을 뿐입니다. 
이 별자리에는 오늘날 '석탄자루성운'이라 불리는 암흑성운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요한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 20장에서 이 암흑성운은 '마쿨라 마젤라니카(Macula Magellanica)' 즉, '마젤란의 흑점'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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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 또는 영어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