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Solar Eclips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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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일식 여행 15 - 빛의 향연
2023년 4월 20일 아침 6시 30분.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엑스머스 하늘에 해가 떠올랐다.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태양빛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이미 바닷가에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엑스머스 골프클럽 주차장 정문은 바닷가로 이어진 길목에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다로 나가는 차들이 종종 보였다. 마음이 급해졌다. 나도 나가서 빨리 자리를 잡아야겠다 싶었다.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안쥔마님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가져다 주기로 했다. 해변이 가까우니 여러가지로 참 편했다. 해변으로 들어오는 길목 양쪽에 큰 모래 둔덕이 있었다. 그 중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가 드넓게 내려다보였다.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 문제는 바람이 너무나 강하게 분다는 것이었다. 강한 ..
2023.09.28 -
서호주 일식 여행 14 - 약속의 땅, 엑스머스(Exmouth)
날이 밝을 때까지 한 번도 안 깨고 잘 잤다. 아침이 되자, 어제는 어두워서 잘 볼 수 없었던 Big4 Plantation Caravan Park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독특한 규칙이 있었다. 하수구가 따로 없고 허드렛물은 그냥 잔디밭이나 나무에 버리라고 되어 있었다. 캠핑카에 물을 채울 수 없다는 규정도 있었다. 그러고보면 서호주에서 만난 오토캠핑장은 저마다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캠핑장에 머무는 것도 재미난 경험이었다. 물론 화장실과 샤워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공통점은 한결 같았다.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엑스머스까지의 거리가 360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나절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다. 한편 어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신 정의완 선생님 가족은 아침부터 서두르셨다..
2023.09.27 -
서호주 일식여행 7 - 내 인생 첫 오토 캠핑장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이름을 만난다. 동일한 대상을 나라나 지역에 따라 달리 부르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오토캠핑장이 그랬던 것 같다. '오토 캠핑장'이라는 단어는 그저 예전부터 내가 알고 있는 단어일 뿐 호주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호주에서는 주차장을 'Car Park'라고 불렀다. 'Auto'라는 말대신 'Car'가 쓰인다는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뭔가 올드한 느낌이랄까? 구글 지도나 구글 어스에서 오토 캠핑장을 검색할 때는 Caravan Park라는 단어를 썼다. 실제 지도나 관광 안내문과 같은 공식 문서에도 Caravan area, Caravan & Campgroud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Caravan'이라는 단어가 오토 캠핑장을 뜻하는 대표 단어인 것 같았다. 사기업 수준에서는..
2023.06.03 -
서호주 일식여행 6 - 내 인생 첫 캠핑카 호둥이.
아침 8시에 일어나 남은 소시지와 치폴라테, 분다버그로 아침을 챙겨먹었다. 오늘은 드디어 호주 로드트립을 함께할 캠핑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어제 저녁에 이미 짐을 다 챙겨놓은 터라 아침은 한결 여유로웠다. 9시 40분에 체크아웃 하고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공항 인근, 16 Aitken Way에 있는 렛츠고 모터홈 렌트카 회사로 향했다. 잠시 후 할머니 한 분이 나와 우리 앞에 도착한 한 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렌트를 진행했다.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화기애애하게 나눈 후 직원 할머니는 서류를 챙겨들고 손님들은 베낭을 챙겨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제 내 차례였다. 잠시 후 또다른 직원이 한 분 들어왔다. 역시 할머니 직원이었다. 서호주에서 본 독특한 모습 중 하나는 일을 하는 할머니들이 많았..
2023.06.02 -
서호주 일식여행 5 - 고명식과 선입견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났다. 잠을 충분히 잘 자서 그런지 몸이 가뿐했다. 호주에 입국한 다음날 하루는 온전히 퍼스 관광에 쓰기로 했다. 이제 캠핑카를 끌고 퍼스를 벗어나면 도시를 만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운전석 방향이 반대인 호주의 도로상황을 익혀야 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산 소시지와 올리브로 아침을 챙겨먹고 9시경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퍼스 풍경은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 퍼스의 가게들은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저녁 일찍 문을 닫는 것 같다. 가까운 카페부터 손님이 제법 많았다. 윌리엄 스트리트를 따라 퍼스의 다운타운으로 이어지는 헤이스트리트까지 걸었다. 모든 길들에 활력이 넘쳐났다. 좁은 길목길목마다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있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새삼 사람 사는 곳은 다 ..
2023.05.23 -
서호주 일식여행 4 - 지도로 뛰어들기
2023년 4월 3일. 출발을 일주일 앞둔 월요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를 걷다가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보름달이 어여쁘게 걸려 있었다. '달이 꽉 찼으니 이제 곧 그믐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그믐이 된 달은 해를 만나게 되겠지. 해와 달이 만나는 그곳에 나도 있을 것이다.' 마치 내가 해와 달의 가족이 된 것처럼 뿌듯했다. 2023년 4월 10일 19시. 두 개의 케리어 가방과 소형 망원경 가방 하나, 촬영장비가 든 배낭 하나, 여권과 지갑을 넣은 밸트을 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는 예고된 23시 45분에 출발했다. 호주로 가는 노선에 난기류가 많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퍼스로 가는 비행기는 제법 많이 흔들렸다. 또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안전벨트 표시등..
202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