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57 : 고리성운

2017. 9. 30. 11:571. 별과 하늘의 이야기/관측기

1. 관측장소 : 강원도 홍천 아홉사리재

2. 관측날짜 : 2017년 9월 22일 

3. 관측시간 : 22시

4. 관측조건 : 시상 : 4/5, 투명도 : 2/5
               (시상과 투명도에 대한 측정 기준은 하단 참고)

 

5. 관측장비
   5-1. 망원경
          5-5-1. 파인더 : 다카하시 7 x 50 파인더 구경 : 50mm  
          5-5-2. C11,  구경 : 279mm  초점거리 : 2800mm

 

6. 가대 :  NEQ6-PRO

 

7. 접안렌즈 : Televue Ethos   초점거리 : 13mm  겉보기시야 : 100도

 

8. 관측대상 : M57 (고리성운, 가락지성운)

    - 천체분류 : 행성상성운

    - 적경/적위 : 18h 54m 15.21s / +33° 03' 15.5"

    - 거리 : 2,000 광년

    - 밝기 : 8.8등급

    - 최초발견자 : M57라는 등재명이 의미하듯 이 천체는 메시에 목록에 57번째로 등록된 천체이다. 
          그러나 이 천체의 최초 발견자는

          메시에의 동료였던 앙투안 다르퀴 드 펠리푸아(Antoine Darquier de Pellepoix)이다.  
          그는 1779년 1월에 먼저 이 행성상성운을 발견하였으며

          메시에에 따르면 다르퀴는 이 행성상성운을 
          "매우 흐린 천체이지만 그 형태는 또렷하며

          목성만큼이나 크고 마치 빛을 잃어가는 행성처럼 생겼다."고 묘사했다고 한다. 
                   
         '행성상성운'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한 이는 영국의 천문학자였던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이지만
          대상 천체를 행성과 같다고 묘사한 사람은 오히려

          M57의 최초 발견자인 앙투안 다르퀴 드 펠리푸아인 셈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월리엄 허셜은 M57을 행성상성운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허셜은 오히려 고리성운의 고리가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9. 관측기
   
   별지기들이 생각하는 여름하늘과 가을하늘에 대한 평가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여름하늘, 가을하늘과 반대이다.

   여름하늘은 낮에 수증기가 많고 구름이 많이 끼지만

   밤에는 오히려 수증기가 걷히고 맑은 하늘이 나타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더더군다나 밤새 높은 하늘을 가로질러가는 미리내는 전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 하늘과 함께 
   별지기들이 충분히 밤하늘을 만끽하게 만들어준다.
   
   반면 가을하늘은 대낮동안에는 따가운 햇살과 함께 높고 푸른 하늘을 선사하지만
   밤이되면 습도가 높아지고 구름과 안개가 자주 밀려온다. 
   
   이 때는 화려한 별자리인 백조자리가 점점 서쪽으로 고도를 낮춰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백조의 날개에 걸쳐진 미리내 역시 점점 고도를 낮춰간다. 
   
   M57은 떠나가는 한여름을 아쉬워하면 만끽할 수 있는 거문고자리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행성상 성운이다. 
   

   
   행성상성운하면 직접적으로 눈으로 보진 못했다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대상이 아마도 M57이리라.
   
   M57은 그만큼 아름다운 행성상성운이다. 
   
   M57은 호핑에는 별 의미가 없을만큼 찾기 쉬운 성운이다. 
   거문고자리의 아랫변 중앙을 맞추면 파인더에 이미 쏙 들어와 있고 그저 십자선에 겨냥하여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대상이 이처럼 찾기도 쉬운 걸 보면
   M57은 신께서 지구의 별지기들을 위해 하늘에 달아놓은 선물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이 날은 좀더 스케치에 집중하기 위해 경위대보다는 적도의를 챙겼다.
   그저 스케치북과 아이피스를 돌아가며 못그리는 그림이나마 스케치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도 상당히 좋았다. 
   

   M57을 처음 보는 사람들 중에서는 초점이 어긋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주변의 별을 보면 초점이 정확히 맞춰져 있음을 알게 되고
   대상이 마치 타원형 원 두 개가 어긋 겹쳐 있는 듯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다.
   
   M57을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중앙에 언뜻언뜻 푸른기운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중앙의 백색난쟁이별에 의해 헬륨가스가 이온화되면서 발생하는 빛이라고 한다.

   실제 M57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중앙의 푸른빛과 둘레를 두르고 있는 붉은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경험많은 별지기들은 M57을 볼 때 반드시 가운데 백색난쟁이별을 봐야만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별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딥스카이원더스 컬럼니스트였던 수 프렌치 여사에 따르면 중심별을 보기 위한 최소 구경은 230밀리(9인치)이며 
   확실히 중심별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려면 370밀리(14.5인치)구경 망원경이 필요했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망원경 구경이 280밀리이기 때문에 구경 상으로는 도전해 볼만했지만
   이 날 대기 투명도가 상당히 안좋았기 때문에 백색난쟁이별을 볼 생각은 애시당초 접어두었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여지를 남겨두거나, 아쉬움에 장비를 접는 것 만큼 

   별지기를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남겨둔 여지는 가슴속에 남겨둔 열병이 되고, 그 열병은 또 어느날 
   곰비곰비 장비를 쟁여싣고 꾸역꾸역 외진 밤하늘 아래 어느 시골로 향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되리라.
   
   나는 M57을 보며 오르페우스와 아내 에우뤼디케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M57이 오르페우스가 에우뤼디케에게 선물한 반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오르페우스의 아름답기 그지 없는 리라 선율에 담금질된 반지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전하는 별자리 얘기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거문고자리에 전하는 오르페우스 이야기는 단연 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나 진하게 느껴지는 애절함을 글로 남기기도 했다.
  (참고 : 거문고자리 이야기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756)
   
   여름을 좋아하는 나는 사그라드는 여름의 기운이 아쉽기만 하다.
   M57은 그 아쉬운 느낌을 담아 내년 여름을 기약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한 천체라 생각한다.

 

 

참고 : 
시상의 판단기준  
1  심하게 요동치는 하늘 - 별상이 저배율에서도 심하게 흔들림
2  안좋은 시상 - 별상이 저배율에서는 안정적이나, 중배율부터는 불안정
3  좋은 시상 - 별상이 중배율에서는 안정적이나, 고배율에서는 매우 흔들림
4  아주 좋은 시상 - 별상이 중배율에서 날카롭고 안정적이며, 고배율에서도 좋으나 다소 부드러움
5  가장 좋은 시상 - 별상이 고배율에서도 날카롭고 안정적임


투명도 판단기준  
1  짙은 안개, 작은곰자리 별 1~2개 보임
2  중간 안개, 작은곰자리 별 3~4개 보임
3  옅은 안개, 작은곰자리 별 4~5개 보임
4  맑음, 작은곰자리 별 6개 보임, 비껴보기로 미리내 보임
5  매우 맑음, 미리내와 M31 보임, 6등급보다 희미한 별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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