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8. 22:13ㆍ1. 별과 하늘의 이야기/별지기 사전
별자리에 속하는 별이지만 별자리의 형태를 구성하지 않는 별들을 일컫는 고대 그리스어.
아모르포토이(αμορφωτοἰ)는 별자리에 속하는 별 중에 별자리의 형태를 구성하지 않는 별들을 일컫는 고대 그리스어이다.
이 단어는 단어 자체의 의미보다 이 단어가 성립되려면 '별자리는 특정한 형태를 띠고 있다.'라는 명제가 먼저 성립되어야 쓸 수 있는 단어라는 측면에서 중요성을 가진다.
현대 천문학은 별자리를 영역의 개념으로 본다.
즉, 형태로서의 별자리가 아닌, 하늘을 측량하여 경계를 지은 개념으로 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은 '오리온 자리'를 나타내는 별지도이다.
그림 설명> 국제천문연맹에서 제공하는 '오리온자리' 별지도
현대 천문학에서의 오리온 자리는 이 그림에서 밝은 영역을 말한다.
눈에 띠는 별의 배열은 물론 별 사이에 그은 '초록색 선'도 현대 천문학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관심의 대상도 아닌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학해설사나 천문학자 등 많은 사람들이 '별자리는 형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별자리의 역사성을 무시한 인식이다.
물론 대항해 시대 이후 유럽의 탐험가와 모험가들, 천문학자들에 의해 경쟁적으로 만들어진 남반구의 별자리들은 애초에 만들어질 때부터 형태를 무시하고 만들어졌다.
하지만 고대부터 이미 존재하여 우리나라 위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은 명백하게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아모르포토이(αμορφωτοἰ)' 라는 단어는 그 증거가 된다.
아모르포토이가 '별자리에 속하는 별들이지만, 별자리의 형태에는 참여하지 않는 별들'을 의미한다는 것은
반대로 어떤 별이 아모르포토이가 아니라면 그 별은 그 별자리의 형태를 구성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아모르포토이 외에도 별자리의 형태에 참여하지 않는 별들을 의미하는 단어는 많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는 '스포라데스(σποραδες)'라는 단어도 쓰였는데 이 단어의 원 뜻은 ‘흩뿌려진’이며
이 역시 별자리의 형태에 참여하지 않는 별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그리스의 전통을 이어받은 로마에서도 동일한 단어들이 있다.
엑스트라(extra), 인포르메스(informes), 디스페르사이(dispersae), 디세미나타이(disseminatae), 스파르실레스(sparsiles) 등의 라틴어 단어들은 모두 '별자리에는 속하지만 해당 별자리의 형태를 구성하지는 않는 별'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아라비아에서도 '알 하리즈 민 알 수라(Al H˙ᾱrij min Al Sūrah)'라는 표현이 있다.
이 역시 ‘형태에서 벗어나 있는 별들'을 의미하는 문장이다.
별자리는 남반구의 하늘을 비롯해서 유럽인들이 무분별하게 난도질 하기 전까지는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형태와 상징과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다행히 유럽인들의 난도질 이전에 하늘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별자리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특히 북반구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면 그 때 보는 별자리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48개 별자리'에 해당할 확률이 90% 이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는 형태를 상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해야 별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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