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같은 사람들

2022. 11. 28. 07:38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앓이 - 별지기의 이야기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에서 관측회를 한다기에

만사 제쳐두고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셧다운 된 후 거의 3년 만에 열리는 관측회였습니다. 

 

제가 처음 경남지부 관측회에 참가했을 때 느꼈던 감동이 얼마나 컸었는지

당시 느낌을 적은 글이 있습니다. 

 

 

 

먹고 공부하고 별보라 -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신년관측회 엿보기

2019년 첫번째 황금월령을 맞은 2019년 1월 5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신년관측회가 열린 경남 창녕 성곡오색별빛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경남지부 신년 관측회를 옆에서 보니....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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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2019년 1월의 신년 관측회였네요.

 

시간이 많이 흘렀죠. 

그 사이 사람도 세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바뀌었죠.

 

그때는 그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온기와 먹거리가 넘쳐나는 럭셔리한 관측회 뒤에 

누군가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는 걸 말입니다. 


이번에도 

맛깔나는 저녁식사와

김장김치와 함께 나온 수육 간식으로 넉넉한 관측회가 되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바라본 하늘. 

예전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이중별 카시오페이아자리 에타별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출중한 아름다움에 

모두들 반하시더군요. 

 

한편 제가 카시오페이아자리 에타별을 찾다가 발견한

카시오페이아자리 WZ별도 보여드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소개했죠.

"알비레오 만큼 이쁜 이중별입니다!"

 

그랬더니 보시고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난 알비레오가 더 이쁜 것 같아."

 

제가 지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알비레오보다 이쁘다고 한 적 없거든요.

 알비레오'만큼' 이쁘다고 했거든요!"

 

여튼 알비레오가 더 이쁘다는 말씀을 듣고 보니 

이거 뭔가 다른 표현이 있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좋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빈티지 알비레오!"

 

그렇습니다. 

카시오페이아자리 WZ별은 '빈티지 알비레오'입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찾기가 약간 까다롭지만

한 번 찾기만 하면

구제가게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옛스러움과 그윽한 느낌에 반하실 겁니다. 

 

한편 

문창호 선생님께서는 

본인 말씀으로는 PP (Pilot-Production)에 해당한다는 돕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제게 만들어주실 망원경에 담길 컨셉과 옵션을 모두 담아오셔서 

이런 옵션은 어떨지 저런 옵션은 어떨지 

일일이 체크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특히 트렁크가 작은 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기 위해

사이드 베어링을 반분할 할 수 있게 해 주신 거에는 정말 감격했습니다. 

 

망원경을 쉽게 나르기 위한 수레 옵션!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정말 끌리는 옵션이었지만 

이건 선택하지 않는 걸로 했습니다. 

 

별지기가 아무리 늙어도

16인치는 들어야죠.

그럼요 암암! 

 

새벽 4시 반 

목표로 했던 NGC 4631을 관측하는 것으로 

3년 만의 관측회를 마무리지었습니다. 

 

맛난 아침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참.

소금같은 사람들을 만났구나. 

나는 참 많이 가진 사람이구나.

 

맛난 것도 많이 먹고

멋진 별도 많이 봤습니다.

 

이소월 지부장님과 김옥경 선생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