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상길이 아직 대구에 있었을 때, 그는 어떤 사건에 연루되었었다.
이 일로 인해 그는 영창 혹은 감옥에 구금되었던 것 같다.
구금된 그를 꺼내 준 분이 있다.
집성촌 어르신의 증언에 따르면 그 사고가 제주에 부임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고 한다.
그 사건이라는 게 무엇이었을까?
난 이런 일에 마음이 끌린다.
역사의 거대한 사건이 아닌, 어쩌면 인간 문상길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될지 모를 그 사건 말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기억하는 이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것 같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구금된 문상길을 꺼내 주셨다는 그 분을 뵙고 왔다.
이렇게 대전 현충원 장군묘역에 잠들어 계신다.
문상길의 흔적을 쫓으면서 대한민국 창군 주역이라는 여러 군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중에는 5.16 군사 쿠테타에 가담하고 영화로운 삶을 살다간 군인들이 많다.
그들은 한결같이 영화로운 삶에 만족하지 않고 명예까지 차지하겠다는 욕심으로 수기나 자서전 등을 남겼다.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제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물어댄 미친개와 같은 것들 아닌가?
얼마나 머리가 나쁘고 생각이 없으면 그 부끄러운 일생이 자랑스럽다고 떠들어댔겠는가?
다행히 이 분은 그런 미친개 군인이 아니었던 것 같다.
문제의 1961년 이후에도 이 분의 보직은 한결같이 군인이셨고 얼마 안가 예편하셨다.
정말 다행이었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지 않는가?
아직도 이 나라는 미친개들이 남긴 무거운 업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묘소에 절을 올리며 청년 문상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게 해 달라는 기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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