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로니아 별자리와 천문전승 - 입문 2. 점성술과 불길한 상징

점성술은 점술의 특별한 부류입니다.

점성술은 하늘을 읽어 지상의 일에 상응하는 언어로 해석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메소포타미아에는 대단히 많은 유형의 점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피어오르는 연기의 모양을 해석하거나 물과 기름이 섞이며 만들어지는 패턴을 해석하는 것에서부터,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창자점(extispicy)도 있었습니다.

창자점은 동물을 제물로 죽여 간의 형상으로 점을 치는 점술이었습니다.

모든 점술은 어떤 매개체를 사용하든 저마다 독특한 특징과 관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장에서 우리는 불길한 상징에 대한 일반적인 특징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점성술 핵심부에서 발견되는 주요 코드와 상징체계를 좀더 면밀히 살펴볼 것입니다.

 

 

검은 고양이가 길을 가로질러 갈때 잠깐이라도 어떤 생각을 떠올리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개 검은 고양이가 앞길을 가로질러가면 불길하다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생각하지는 않죠. 

검은 고양이가 왜 불운의 상징인지, 어떤 종류의 불운이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검은 고양이가 불길함을 의미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세시대에 검은 고양이는 마녀와 친한 짐승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은 고양이가 길 앞을 지나가면 마녀가 지나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검은 고양이에 덧씌워진 의미는 경험이나 관찰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관행적으로 전달된 것일 뿐입니다.

 

그 옛날 바빌로니아 학자라면 이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도식화시켰을 것입니다.

 

"검은 고양이가 어떤 사람 앞을 가로질러간다면

그는 마녀와 함께 그 길을 가로질러가게 될 것이다."

 

오늘날 학자들은 이를 '징조(Omen)'라 부릅니다.

이는 간단하게 '해석에 의해 만들어진 불길한 사건 설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모든 점은 징조로 표현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주문을 보면, 날씨, 도시에서 발생한 이상한 일, 가축의 유산 따위의 특이한 일을 단순히 나열하고 이로부터 의미를 끄집어 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속담 중 상당수는 거의 4천년 전에 만들어졌음에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기도 합니다. 

 

"만약 하늘이 붉게 변한다면 땅이 풍부한 소출을 낼 것이다."

 

"만약 개가 다른 개를 먹는다면 도시는 고난의 시절을 맞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징을 담은 은유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옛 조상의 지혜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길한 상징은 풍부한 의미를 담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그 상징이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점은 대개 우주를 떠받치는 행동으로서의 '일상적인 패턴'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은 매일 떠올라 하늘을 밝게 만들고 암양이 새끼를 낳게 해주고 따분한 매일매일의 일상에 음으로, 양으로 변주를 만들어내죠. 

그래서 우리가 겪는 모든 일상은 우주의 근간을 이루는 질서와 이미 운명처럼 정해진 경로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서정연한 패턴이 붕괴되고 변칙이 발생하게 된다면, 즉 태양 빛이 흐려지고, 양이 유산을 하게 되면, 이는 우주가 질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말해주는 상징이 되며 나쁜일이 생길 것임을 말해주는 징조가 됩니다.

 

그런데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은 '국가 점성술(State Astrology)'이라 부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이 주로 국가와 왕의 운명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상징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왕국 전체에 전하는 메시지로 생각되었으며 특별히 국가의 수장인 왕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따라서 바빌로니아 점성술의 대체적인 주제는 왕조의 안녕과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자연 재해로 구분됩니다.

이 지역에서 발굴된 대부분의 점성술 문헌은 현명한 이들로 구성된 왕의 개인 수행단만이 볼 수 있는 왕립 도서관 자료 중 일부입니다.

왕의 자문단에게 할당된 임무는 왕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제의적 측면과 국정운영 측면에서 왕을 제대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늘과 땅의 상징을 해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천상의 징조가 재해를 암시하면 올바른 제의를 수행함으로써 재해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탄원의 제사를 드리는 사제와 구마의식을 수행하는 사제들이 의식을 치뤘습니다.

이들은 신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거나 좀더 직접적인 마술을 동원하여 예견된 악마를 쫓아냄으로써 왕과 왕국으로부터 악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상징은 궁극적으로 신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제의에서 행해지는 예식은 왕이 신의 메시지를 제대로 받았음을 알리고 우주의 질서를 재정립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점성술은 하늘의 언어를 이와 상응하는 인간사회의 언어로 해석하는 기술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붙박이 별과 행성 간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측 가능한 상호작용은 이들의 다양한 색채와 밝기 및 출현 시기와 어우러져 신의 의지에 의해 설정된 땅의 운명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별이 땅의 운명을 밝혀줄 것이라는 생각은 아스트롤라베와 밀접하게 연관된 일련의 주문에 의해 가장 제대로 드러납니다.

이 주문을 보면 많은 별과 별자리에 '이상적인 출현일'이 할당되어 있습니다.

 

예들들어, 어떤 별무리는 반드시 '이상적으로' 두 번째 달의 첫 번째 날에 떠올라야 합니다.

그러나 음력과 양력의 불일치 때문에 별무리의 출현은 이 이상적인 날짜보다 일찍 나타나거나 늦게 나타나게 되고 이런 일은 매 30년 단위마다 29번이나 반복됩니다. 

수많은 천상 징조 공식은 이러한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대개 별이 이상적인 시간에 딱 맞게 떠오르거나 이보다 일찍 떠오르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습니다.

하지만 늦게 떠오르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전갈은 8월에 떠오른다

만약 이 별이 일찍 떠오른다면

그 땅의 왕은 영광스러운 일을 맞게 될 것이고

적을 정복할 것이다.

하지만 늦게 떠오른다면

그 땅의 왕은 적대 세력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예와 비슷한 여러 예를 통해, 우리는 왕과 왕국의 운명이 별의 움직임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위에 인용한 주문의 근간이 되는 사상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갈은 집게와 독침, 그리고 투구를 두른듯한 몸통으로 인해 전쟁과 왕의 전쟁수행 능력을 상징했던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들판자리(the Field)'라는 별자리는 일련의 관개수로가 놓인 땅을 묘사한 별자리입니다. 

이 별자리의 징조는 경작지 및 관개작업을 위한 물의 접근 가능성과 관련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예언을 갖게 됩니다.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기본 규정은 간단하게 도식화할 수 있습니다.

점술이 갖는 기본적 의미의 상당부분, 또는 바빌로니아인들이 '운명'이라고 말할 때, 그 대상이 되는 별자리가 무엇이든간에 그 이름과 눈에 보이는 형태로부터 의미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각 별자리에 좌정한 신은 그 별자리의 점설술적 의미와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신이 가지는 좋은 특징 또는 나쁜 특징은 그 별의 징조로 이어져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아데스에 좌정한 신은 세비티(Sebitti)라 불리는, 전쟁을 수행하는 한무리의 신들입니다. 

이들의 악마적 영향은 대개 플레이아데스 자체가 갖는 상징인 전쟁과 죽음, 파괴의 가능성으로 등장합니다.

(역자 주 :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플레이아데스는 '별무리(the Star Cluster)'로 표현되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별무리'가 '플레이아데스'를 의미하는 것이 명확한 경우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플레이아데스'로 번역하였습니다. )

 

반면 전갈자리와 들판자리가 가지는 기본적 의미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그 별자리 자체가 예로부터 전해지는 전통적인 상징을 갖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별자리에 좌정한 신의 속성과 영향력이 전통적으로 전해져온 것입니다.

 

물 아핀(Mul-Apin)이나 VR46과 같은 별목록이 갖는 주요 목적은 점성술사에게 이러한 정보를 전해주는 것입니다. 

사실 물 아핀(Mul-Apin)이나 VR46과 같은 별목록은 신과 연관된 각 별, 또는 별자리의 이름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특징적인 상징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 점성술 체계 내에는 또다른 형태의 점술이 공유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붉은 색, 밝은 색, 하얀색 천체는 대부분 좋은 일의 상징으로 다뤄집니다. 

 

"만약 달이 붉은 색으로 나타난다면 :

그 땅은 풍요로워지고 모두가 풍요로움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어둡거나 검은 색, 또는 흐릿한 천체는 악령이 깃든 상징으로 간주됩니다.

 

"만약 물고기자리가 어둡다면 : 

물고기는 산란하지 않고 새는 알을 낳지 않을 것이다."

 

색채를 언급하는 형태의 주문은 주로 행성을 대상으로 합니다.

대개, 어떤 특정 행성은 특정 별자리에서 길조로 생각되었는데, 이때 그 별자리는 '밝은', 또는 '빛나는' 등의 수식어로 묘사됩니다. 

 

"만약 전갈의 침이 빛을 얻는다면 :

아카드의 무기가 똑바로 서게 될 것이다."

(이 주문은 금성이 전갈자리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어떤 별자리가 '어둡거나 검거나, 흐릿하다'고 묘사된다면 이는 수성이나 토성, 화성과 같이 해로운 행성이 그 별자리에 등장했음을 의미합니다.

 

"전갈이 빛을 잃는다면 식량이 바닥날 것이다."

(이는 전갈자리에 화성이 등장했음을 말합니다.)

 

주목할만한 또다른 유형의 주문은 상징적 코드를 사용합니다.

이는 시적 언어를 이용하여 예언에 접근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다음의 주문은 왕관자리(the Crown : 오늘날의 왕관자리와는 다른 별자리임)의 의미와 함께 왕실과 고위층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달이 왕관을 쓰고 나타난다면 - 즉, 달이 왕관자리에 있다면 -

왕은 가장 고귀한 위치에 오르게 될 것이다."

 

또한 양목장자리(sheepfold)는 양을 이끄는 자애로운 목자로서의 왕을 암시합니다.

 

"달이 양목장자리에 둘러싸인다면

영토는 확장되고 흩어진 사람들이 함께 모이게 될 것이다."

 

여기서 '왕관자리'와 '양목장자리'는 달과 연계된 상징적 속성을 갖게 되며 이는 관측 점성술의 언어로 해석될 필요가 있는 속성입니다. 

이 경우 '왕관자리'는 어떤 행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행성은 달을 '위엄있게' 만들어주는 속성을 갖습니다. 

그리고 '양목장자리'는 별자리가 아닌 달무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점성술 주문은 이처럼 상징언어로 표현됩니다.

이 상징언어에는 상징에 대한 시적 상호작용과 이로부터 추론된 의미의 본질이 추가됩니다. 

 

하늘의 징조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행성을 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대개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몇몇 징조는 다음과 같이 간단명료하게 기술되기도 합니다. 

 

"사그메가르(목성)가 천상의 황소에 접근한다면 :

그 나라에서 귀하게 여기는 것이 비명횡사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변형도 있습니다.

 

" 사그메가르(목성)가 천상의 황소에 접근한다면 : 

송아지와 새끼양이 번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 문구에서는 목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데 문제는 왜 목성이 흉조로 간주되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이 다음과 같이 표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천상의 황소의 별이 아주 희미해진다면,

그 땅의 재물은 사라질 것이고,

송아지와 새끼양은 더 이상 번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 주문에서 목성의 존재는 색깔이라는 코드로 변환되어 등장하였습니다. 

 

두 가지 요인이 이러한 관행에 기여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점성술사의 기술을 숨기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징조든 적응성을 확장시켜 하나 이상의 상황에 적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경우 징조는 하늘의 특정 영역에 불길한 것으로 생각된 그 어떤 행성들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일 수 있습니다.

행성의 존재를 위장하는 또다른 형태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행성이 별이나 별자리의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입니다. 

 

"만약 별무리가 파괴자에 다다른다면 :

그 해는 기근이 들 것이다."

 

액면 그대로, 이 징조는 어떤 붙박이별이 다른 붙박이별에 닿은 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죠.

이 주문이 실제 묘사하는 것은 별무리라고 표현된 화성이 파괴자로 표현된 토성과 합에 위치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별자리 이름은 행성의 다양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다르게 선택될 수 있습니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플레이아데스는 한 무리의 호전적인 신과 연관이 있습니다.

바빌로니아에서 플레이아데스는 '별무리(the Star Cluster)'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화성은 전쟁 자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죠.

그래서 위 문장에서 화성은 '별무리'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또한 토성의 영향력은 '기근'또는 '줄어드는 원인'에 있기 때문에 '파괴자'로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 전반에서 <아시리아 출토문서(State Archives of Assyria)>에서 발견된 점성술 자료에서 많은 징조를 인용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징조에는 대개의 경우 주석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주석은 특별나게 모호한 예시의 의미를 설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왕은 점성술의 세부 사항에는 정통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물고기가 까마귀에게 가까이 다가가 있으면 물고기와 새가 번성하게 될 것이다."라는 주문은 까마귀로 표현된 수성이 물염소자리(the Goatfish)에 출현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상징의 의미가 그렇게 단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서 까마귀는 토성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고, 물고기는 물고기자리 (the Fish) 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오늘날의 연구자는 물론 당대의 점성술 수련자들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였지만, 동시에 하나의 상징으로부터 폭넓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천문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별 사례에 나타나는 복잡성 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상징의 핵심 용법은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봤을 때 물고기와 새가 함께 등장한다는 것은 '풍요'를 상징합니다.

천상의 조건이 어떤 상황인지 따질 필요 없이 일단 이 두 개 상징이 함께 등장한다면 그것은 '풍부함'이라는 하나의 상징으로 간주됩니다.

 

종종, 예언 문구를 살펴봄으로써 문구에서 언급된 행성이 무엇인지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수성은 비와 홍수를 가져다 주는 매개체입니다.

점성술 체계를 보다 폭넓게 살펴보면 수성이 비와 홍수를 상징하는 까마귀자리(the Raven) 및 물고기자리(the Fish)와 자주 함께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떼의 몰살을 예연하는 상징은 대개 화성을 동반합니다. 

마찬가지로 기근은 토성의 출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가 점성술'은 하늘의 사건을 이에 상응하는 왕과 국가 수준의 용어로 해석하려는 복잡하고 고도로 학문화된 사고 체례입니다. 

국가 점성술은 왕의 후원하에 수집되고 분석되고 기록된 점성술의 한 유형입니다. 

그것이 점성술이 오랜동안 명맥을 유지한 이유이고, 그 결과 오늘날의 고고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출생과 관련된 점성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징조의 발생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해석되기보다는 왕국 전체의 일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인이었기 때문에 국정운영과 관련된 징조가 기록되어 있는 문서에서 출생과 관련된 내용이 등장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만약 달무리가 일고 달무리 안에 왕의 별이 있다면 :

그 해에 임신한 여자는 아들을 낳게 될 것이다."

 

별무리가 달무리 안에 위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같은 예언이 있습니다. 

 

두 주문에 나타나는 별은 모두 남성적 객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추론도 가능합니다.

만약 달무리 안에 여성성을 가진 별이 있다면 여자아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예측되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원전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초기 문서에 별에 의해 어린아이의 운명이 예언되었다는 증거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문서는 고바빌로니아에 존재했을 어떤 원형에서 파생되었을 것입니다. 

이 문서의 수수께끼는 이 문서가 오늘날 터키 지역에 있었던 히타이트왕립도서관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문서는 전형적인 바빌로니아 풍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예언에 등장하는 이름과 성격이 바빌로니아의 별자리에서 사용되던 것이므로 바빌로니아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죠.

 

"만약 12월에 아들이 태어나면 :

그 아이는 장수할 것이고 많은 자손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예언은 12월에 떠오르는 별자리인 장로자리(the Old Man)라는 전통 별자리에 기반한 것이 분명합니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별자리로부터 도출되는 출생점성술(Natal Astrology) 체계가 얼마나 쉽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내용이 너무 쉽다보니 출생점성술 체계가 원시점성술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추정이 상당히 가능성있게 들립니다. 

원시점성술에서 출생점성술은 기록으로는 남지 않은 대부분의 여성 전승처럼 산파를 통해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향후 연구가 계속되면 이 매력적인 주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이 알려질 수 있을 것입니다.

 

번역자 주석
1. 이 글은 천문작가 Gavin White의 책으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별자리와 천문전승을 담은 에세이집 Babylonian Star Lore (ISBN-13 : 978-0955903748)를 번역한 것입니다. 
2.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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