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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최선을 다하기
다시 별지기 생활로 돌아가면서 그때의 템포로 돌아가는데 소소한 문제를 겪고 있다. 그 문제들이 지난 11월 8일 개기월식 촬영을 나갔을 때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이번 목표는 풍경 사진을 제대로 한 번 찍어보는 것과 함께 망원렌즈로 월식의 전과정을 동영상촬영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풍경사진용 풀바디 카메라 두 대, 망원경에 이어붙일 크롭바디 카메라 한 대, 삼각대 3개, 스카이트래커 등,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 중 망원경을 제외한 모든 장비들을 투입했다. 이번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은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었다. 화각을 잡기 위해 사전답사까지 했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한 화각은 문안한 화각이었다. 11월 8일 오후 3시 길을 나섰다. 날씨는 쾌청했고, 일기예보도 좋았다. 준비한 짐을 꾸역꾸역 갖다 놓고..
2022.11.14 -
다시 촛불 집회
2016년 겨울에 나는 월급쟁이였고 그러다보니 별은 악착같이 금요일에 보러 다니고 토요일에는 촛불 집회에 참석했었다. 지금은 매인 곳 없는 프리랜서다. 별은 평일에 보고 토요일에 촛불 집회에 참석하면 된다. 더 널널해졌고 더 여유있어졌다. 놀라운 건 이젠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촛불 집회를 또 하는게 아니라 또한번 똑같이 무능한 대통령이 선출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내 할일을 하면 그만이다. 집회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고 끊임없이 사람들이 몰리면서 시청에서 남대문까지 차단되는 차선도 점점 늘어만 갔다. 지난 일주일간 뉴스를 보며 분노가 쌓이고 쌓였다. 집회에서 윤석열은 퇴진하라! 를 외쳐부르니 속이 다 시원했다. 한편 가슴 절절한 추도사도 있었다. 특히 세월호..
2022.11.07 -
참사랑 묘역 위령미사.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다.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 참사랑 묘역에 안장된 시신기증자들을 위한 위령 미사에 참여했다. 예전에 내가 이 미사에 참여했을 때는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그때가 2009년 11월 3일이었다. 만 13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리고 같은 곳에 이제는 장모님을 추모하기 위해 참석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그 덕에 공기가 맑고 상쾌했다. 날라리 신자인 나는 실로 오랜만에 묵주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참사랑 묘역에 유가족들이 함께 모여 미사를 드리는 것도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재개된 것이라고 한다.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도 유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해부학교실 주임교수도 학생대표도 사람은 모두 변했지만 그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이렇게 마음 포근한 자리에 가족으로서 참..
2022.11.07 -
온세상을 바라보며 행복했던 순간
지난 주말 조경철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의 조경철 천문대는 관람객이 많아 관측 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별빛보다는 자동차 전조등이 넘쳐나는 장소가 되죠. 하지만 홍천 일기예보가 좋지 않아 조경철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큰 기대 없이 그냥 앉아나 있다 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나마 자동차가 덜 올것으로 생각한 북쪽 주차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만, 북쪽, 남쪽 할 것 없이 예상대로 자동차들이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관람시간이 끝나자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고 조경철 천문대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상외로 시상도 좋고 투명도도 좋았습니다. 천정까지 떠오른 페가수스자리 대사각형에서 '작은돌고래(Delphinus Minor)'라는 자리별을 찾다가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안드로메다 은하와 M32, M110을..
2022.11.01 -
2022년 마지막 울산바위
2022년 마지막 성인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8월 방문했을때 울산바위께서 앞으로 씩씩거리고 올라오지 말라고 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미리내도 일찍 저물고 속초의 빛공해도 서울 못지않게 엄청나고 구름도 제법 많고 게다가 미세먼지까지 심해 밤하늘을 보기엔 여러가지로 조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울산바위는 제 모습을 아낌없이 내 주었고 가만히 앉아 바라본 밤하늘의 별도 충분히 아름다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고등학교 친구 학재가 여정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등산 전문가인 든든한 친구가 옆에 있다보니 나 혼자 빡빡한 일정과 짐을 챙기던 여느때와 달리, 느즈막히 화암사에 도착해 산을 올라갔다가 자정에 내려오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친구는 오락가락하는 구름과 속초의 빛공해를 산란시키는 미세먼지 속에서..
2022.10.23 -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열두 달.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열두 달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3천 년 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다만 그 순서에 대한 갈피를 잡기는 어렵다. 또한 당시 주요 도시는 저마다의 달력을 사용했기에 기록의 일관성도 확보되지 않는다. 이러한 혼란은 기원전 3천년대 말에 정리되었다. 이때부터 제국 단위의 단일 달력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달력은 니푸르의 달력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니푸르는 고대 수메르 도시국가 중 최고신 엔릴을 섬기는 종교적 중심지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니푸르가 필경사들의 중심 도시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결국 니푸르에서 사용되던 열두 달의 명칭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전역에서 표준으로 채택되었으며 이후 2천여년 간 영향을 미쳤다. 각 열두 달의 표기와 이름..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