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형제를 찾아서 - 2. 물의 세계

2015. 9. 21. 21:13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태양계에 대한 탐사가 속속 진행되면서 드러난 놀라운 사실은 물을 가지고 있는 천체가 생각 외로 많이 있다는 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물은 현재 지구 기준으로 볼 때,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시키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입니다.
여기에 유기물이 있고, 지속적으로 보충되는 에너지가 있다면 생명 탄생의 기본 조건을 만족시키게 됩니다.

 

일단 그 첫번째 요소인 물의 세계, 더더군다나 기체나 고체가 아닌 바로 액체 상태의 물을 가지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되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첫번째는 지구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우리의 고향이며, 우리가 아는 한 아직까지는 이 우주에서 생명을 피워낸 유일한 세계입니다.

 

Credit: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Credit: Apollo 17 Crew, NASA; Photographic Mosaic & Digital Copyright: Rob Stevenson

상단라벨의 출처 : http://www.nasa.gov/jpl/the-solar-system-and-beyond-is-awash-in-water/
상단라벨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872
하단 지구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00713.html
하단 지구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5976

 

 

다음은 난쟁이 행성 세레스입니다.

 

 

Image Credit: NASA/JPL-Caltech/UCLA/MPS/DLR/IDA
세레스 사진의 출처 : http://solarsystem.nasa.gov/news/display.cfm?News_ID=48842
세레스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786

 

현재 과학자들은 세레스의 구성성분 중 25퍼센트는 얼음이고 이중에 일부가 액체 상태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레스가 정말 지하에 액체 상태의 물로 구성된 층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이지만
던 우주선 탐사에서 이 점을 확인해 내는 것이 주요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곧 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Image Credit: NASA, JPL-Caltech, SETI Institute, Cynthia Phillips, Marty Valenti
유로파 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41127.html
유로파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540

유로파는 정말 말이 필요 없는 천체입니다.

 

유로파는 이미 얼음 지각 밑에 염분을 함유한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게 추정도 아니고, 그냥 있다도 아니고 ‘확실하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천체입니다.

자신의 모 행성인 목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조력을 받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표면에도 얼음이 녹는 지역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로파는 유로파의 탐사만을 목적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된 상태입니다.

(참고 : 유로파(Europa) 탐사가 시작되다 : 탐사 장비의 선정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973 )

 

또한 원래는 2020년대에 발사될 탐사선으로 일단 유로파 궤도비행 탐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최근에는 아예 착륙선까지 함께 보내자는 말도 나오고 있는 듯 합니다.

 


 

 

Credit: Galileo Project, DLR, JPL, NASA
가니메데 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90920.html
가니메데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5828


다음은 태양계 최대 위성이며 행성인 수성보다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가니메데입니다. 

가니메데는 또한 자신만의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위성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위성 중에서 유일하게 오로라가 발생하는 위성이기도 하죠.

바로 이 오로라가 도열해 선 양상을 통해서 가네메데 역시 내부에 소금기를 가진 물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참고 : 가니메데가 품고 있는 바다에 대한 단서를 관측하다.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814 )

 

 

 

Image Credit:NASA/JPL/DLR
칼리스토 사진의 출처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3456

 

칼리스토는 크레이터 자국이 가득한 얼음지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음 지각의 두께는 200킬로미터 수준으로 예상되고, 너무나 꽉 굳어있는 상태여서 유로파와 달리 표면 활동이 거의 없다보니

사진에 보이듯이 충돌 구덩이(크레이터)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얼음지각 바로 아래에 대략 10킬로미터 깊이의 물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Credit: Cassini Imaging Team, SSI, JPL, ESA, NASA

엔켈라두스 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90628.html

엔켈라두스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5714

 

물이 그냥 눈으로 보이는 듯한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입니다.


엔켈라두스는 약 3~40킬로미터의 얼음 지각 아래에 10킬로미터 깊이의 물 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물들이 남극지점에서 분출을 일으키고 바로 이 분출물들이 토성의 F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Image Credit: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University of Idaho
타이탄 사진의 출처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18432
타이탄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490


태양계에서 대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위성 타이탄입니다.

비가 내리고 호수가 존재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미 카시니호가 토성에 도착한 2004년에는 하위헌스 착륙선이 착륙하면서 지표의 모습 또한 상세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표에 보이는 비와 호수는 물이 아니라 액체메탄입니다.

그 대신 타이탄 역시 50킬로미터 지각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물의 염도는 지구의 사해처럼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Credit: Cassini Imaging Team, ISS, JPL, ESA, NASA
미마스 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00511.html
미마스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5951

 

다음 천체는 스타워즈의 죽음의 별을 닮은 것으로 유명한 토성의 달 미마스입니다.

미마스 역시 30킬로미터 지각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Image Credit:NASA/JPL/USGS
트리톤 사진의 출처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00317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은 보이저 2호의 근접 통과시 간헐천이 목격된 위성입니다.

충돌 구덩이가 별로 많지 않으면서 균열이 존재하는 표면 지형을 통해 트리톤은 해왕성의 지속적인 기조력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조력에 의한 열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지각 아래에 물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위성입니다.


 

 

 

Image Credit: NASA, Johns Hopkins Univ./APL, Southwest Research Inst.
플루토 사진의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50831.html
플루토 사진의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194

 

마지막으로 플루토입니다. 
플루토 역시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후보군으로 선정된 천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플루토에 과연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것이 그다지 신빙성 있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NASA가 뉴호라이즌 호의 홍보를 위해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 목록은 2015년 4월 발표된 것입니다.)

어쨌든 뉴호라이즌 호에 의한 탐사 자료가 속속 지구에 도착하고 있으니 사실이 곧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액체 상태의 물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견된 태양계의 후보 천체를 살펴보았습니다.

대상 천체가 정말 생각보다 많지 않으신가요?

 

여기다가 얼음을 가지고 있는 천체를 더하면 태양계 거의 모든 천체가 대상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그러니까 물은 더이상 우주에서 신기한 분자가 아닙니다.
그저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느냐 여부를 좀 따질 수 있긴 하겠지만 

어쨌든 섭씨 0도에서 100도 사이의 온도 대역만 존재한다면 물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현재 물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 외에 짚고 넘어가야 할 천체가 두 개 더 있습니다.

 

 

Credit:ESO/M. Kornmesser/N. Risinger (skysurvey.org)
출처 : http://www.eso.org/public/news/eso1509/
한국어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799

 

이 그림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행성에 상상의 바다를 얹어 본 그림입니다.  

 

네. 바로 화성입니다.

지난 2015년 3월 5일, 사이언스 지 온라인 판에 개재된 40억년 전 화성의 바다에 대한 상상화입니다.

 

화성은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때 있었던' 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 그 대상으로 대두되는 대표적인 천체입니다.

또한 물이 흘렀다는 증거는 이미 더 이상 설이 아니라 사실로 입증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현재의 화성은 행성 전체가 녹슬었다는 표현이 가능할만큼 표면 전체가 산화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즉, 지표의 형태로만 봐서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큐리오시티 호가 드릴을 통해 지표에 구멍을 뚫으면서 붉은 색이 아닌 회색의, 지구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흙무더기를 끄집어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아주 기초적인 유기물인 클로로메탄을 발견해냈습니다.

 

아주 옛날이긴 하지만 한 때 물이 흘렀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 그리고 유기물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이 아닌 지하 깊숙한 어딘가에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2015년 8월 14일 지리산 정령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 때 저는 아마추어 천문학회 서울지부 정성훈 관측부장님과 같이 지리산 정령치에서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하고 있었습니다.

(참고 : 2015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 후기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147

           정성훈 관측부장님의 2015 페르세우스 유성우 관측 후기 : http://blog.naver.com/arstar1/220453744767 )


 

아직 유성우 관측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꼭 한번 유성우가 있는 날 어디든 가셔서 밤새 하늘을 보시는 경험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3대 유성우 중 두 개 유성우인 쌍둥이 자리 유성우와 사분의 자리 유성우는 모두 추운 겨울이어서 관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한여름 유성우이기 때문에 추위 걱정 없이 볼 수 있는 유성우입니다.

별 사이로 총총히 떨어지는 유성우의 모습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지던 바로 그때 천문학적으로 의미있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혜성이 태양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근일점을 통과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혜성이 근일점을 통과하는 것 자체는 신기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뉴스입니다.

 

그러나 이 혜성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옆에 로제타 호라는 우주선이 파리처럼 앵앵거리며 쫓아다닌다는 점입니다.

이로서 인류는 처음으로 근일점을 통과하는 혜성이 어떻게 모습이 바뀌어가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Copyright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출처 : http://www.esa.int/Our_Activities/Space_Science/Rosetta/Rosetta_s_big_day_in_the_Sun
한국어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157

 

물이 우주 공간에서 특별한 분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늘 날 물의 기원에 대한 유력한 가설 중 하나는 얼음을 보유한 외계 천체가 지구와 같은 생명체 거주 가능 구역의 행성에 충돌하면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혜성을 추적하는 탐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구에 물을 가져다 준 혜성이 어느 혜성족에 속하는 혜성일까 하는 질문에 답을 제시하기 위해서죠.

이 질문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중인 질문입니다.

 

한편 2014년 12월 사이언스 지에 추류모프-게라시멘코의 물은 지구의 물과는 다른 물이다라는 내용의 논문이 개재됐습니다.

(참고 :  로제타 호 바다의 기원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다.-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564 )

 

지구에 물을 가져다 준 혜성족으로 인정받으려면 물에 포함된 듀테륨이라는 중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지구의 물과 동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핼리혜성이 속하는 오르트 구름 혜성족은 이미 그 비율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이고
이번에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역시 이 비율이 다르게 나오면서 목성 궤도 상의 혜성족 역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위기입니다.

 

남은 건 카이퍼 벨트 혜성족과 소행성 벨트의 천체들입니다.

예전에 하틀리 2라는 이름의 혜성에서 탐지된 수증기의 듀테륨 비율이 지구와 상당히 동일한 것으로 측정됐다고 합니다만 확정된 사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의 물이 지구와는 다른 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혜성 탐사에서 ESA에게 선두를 빼앗긴 NASA는 다시 기회를 잡은 셈이 되었습니다.

 

NASA는 현재 OSIRIS-Rex 라는 미션을 발족하여 베뉴라는 소행성을 탐사할 계획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참고 : NASA의 소행성 샘플 채취 후 귀환 계획 : OSIRIS-REx 미션 - 베뉴의 여행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7526 )

 

- 계속 -

 

 

본 내용은 2015년 9월 19일 대구에서 개최된 2015 대한민국 별축제의 첫번재 천문강연 프로그램으로 강연된 내용입니다.

총 4회에 걸쳐 나누어 개재합니다.

 

태양계의 형제를 찾아서 
1. 현재의 태양계 탐사 개괄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2
2. 물의 세계 : 현재글
3. 생명의 가능성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6
4. Ecce Homo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