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3. 10:29ㆍ1. 별과 하늘의 이야기/하늘 에세이
그럼 지금까지 보신 천체들 중 생명체를 품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천체 2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입니다.
Image Credit: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출처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18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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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행성 토성의 한 쪽 구석에 엔켈라두스의 모습이 작지만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Credit: Cassini Imaging Team, SSI, JPL, ESA, NASA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906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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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엔켈라두스는 딱 봐도 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천체입니다.
엔켈라두스 표면에 푸른색으로 쭉쭉 그어져 있는 지형은 호랑이 줄무늬라고 불리는 지형입니다.
엔켈라두스의 표면 온도는 영하 200도인데요. 이 호랑이 줄무늬 지역의 기온은 영하 80도로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중 일부 지역은 영하 20도까지 온도가 올라온다고 합니다.
Image Credit: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출처 : http://photojournal.jpl.nasa.gov/catalog/PIA1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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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엔켈라두스 남쪽에서 솟아오르는 간헐천의 모습을 카시니호가 포착해낸 것입니다.
무려 고도 100킬로미터라는 엄청난 높이까지 치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뭔가 치솟아 오르는 분출물이 있다면 거대한 얼음덩이가 썰려서 치솟아 오른다기 보다는
뭔가 액체가 치솟아 오르다가 확 얼어버린다고 보는게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겁니다.
Credit: NASA/JPL/SSI; Mosaic: Emily Lakdawalla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911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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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호는 2008년에 이미 간헐천이 분출되는 상공을 통과하면서 그 성분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암모니아와 질소 분자를 검출해냈습니다.
이를 통해 내부에 물과 이산화탄소, 암모니아와 각종 미네랄이 강한 열과 압력을 받는 지점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3월에는 엔켈라두스의 바다에 지구의 심해저와 같은 열수활동이 존재하는 증거를 찾았다는 내용이 네이처 지에 발표됩니다.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출처 : http://solarsystem.nasa.gov/news/display.cfm?News_ID=48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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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네이처 지에 개재된 논문과 함께 발표된 엔켈라두스의 열수활동 개념도입니다.
열수활동은 아시다시피 바다와 해저면에 넓은 접촉면을 가진 암석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암석에 열원이 존재하고 있어야하며 이를 통해 물이 끓어오르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이번 연구는 카시니호가 엔켈라두스 주변을 비행할 때 획득한 미세알갱이를 분석한 결과로 도출된 것입니다.
지름이 6~9 나노미터 정도 되는 균일한 크기의 미세알갱이들이 다량 포착된 점,
이 미세 알갱이들이 지구의 모래와 석영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규소 알갱이라는 점,
그리고 이 규소알갱이는 과포화 상태에 있는 약알칼리성 소금물이 빠르게 열을 잃을 때 만들어 지며 이러한 작용이 지구의 열수분출공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열수활동을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엔켈라두스에 정말 그림과 같이 열수분출공과 열수활동이 있다면 그 주변에 생태계 존재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Credit: NASA, ESA,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출처 : http://hubblesite.org/newscenter/archive/releases/20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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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찾아가 볼 곳은 그 유명한 유로파입니다.
갈릴레오 위성 중 하나이며, 저희 별지기들이 쓰는 보통 망원경으로 충분히 볼 수 있는 위성이죠.
개인적으로 목성과 갈릴레오 위성은 저희 별지기들에게는 정말 훌륭한 교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습을 도시에서도 망원경으로 충분히 볼 수 있고, 갈릴레오 갈릴레이라는 위대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죠.
Image Credit: NASA, JPL-Caltech, SETI Institute, Cynthia Phillips, Marty Valenti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411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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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는 이미 1995년 갈릴레오 호의 탐사 이후 엄청난 물을 보유하고 있는 위성으로 ‘확정’된 위성입니다.
물층의 두께도 80킬로미터에서 ~ 170킬로미터까지 달하는 엄청난 두께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수심이 11킬로미터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심 170킬로미터라는 건 정말 상상도 하기 어렵습니다.
지구는 지름으로는 유로파보다 여덟 배나 더 크지만 유로파가 보유하고 있는 물이 지구보다 더 많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재작년 12월에는 유로파의 남극에서도 엔켈라두스처럼 수증기 분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습니다.
2012년 말에 있었던 허블우주망원경의 분광 분석 데이터를 1년여동안 끈질기게 연구한 결과 밝혀낼 수 있었던 사실입니다.
Artwork Credit: NASA, ESA, and K. Retherford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출처 : http://hubblesite.org/newscenter/archive/releases/20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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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상화는 유로파의 남극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유로파는 비록 엔켈라두스처럼 분출 기둥이 직접 촬영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이곳에 작용하는 중력이 엔켈라두스 대비 12배나 더 커서 엔켈라두스처럼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지는 못하지만 그 기본 기재는 동일하다고 합니다.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출처 : http://solarsystem.nasa.gov/news/display.cfm?News_ID=49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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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의 표면을 가득 매우고 있는 이 선형 구조의 생성 원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목성에 의해 받는 기조력으로 지각이 벌어졌다가 합쳐졌다가를 반복하고 그 사이에 바닷물이 치솟아 올라 얼기를 반복했다는 설도 있고,
그 색깔에 대해서는 얼음 지각 밑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의 왕성한 대사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대담한 설도 있습니다.
이 균열부의 색깔에 대해 제가 흥미롭게 느낀 실험은 바로 이 실험입니다.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출처 : http://solarsystem.nasa.gov/news/display.cfm?News_ID=49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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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내용은 간단합니다.
소금을 영하 173도에서 강력한 전자파에 수십시간 노출시켰더니 소금이 이런 색깔을 나타내더라 하는 것입니다.
균열부에서 보이는 색깔과 비슷한 색깔이라는 느낌이 드시나요?
이 실험은 유로파 표면의 선형 구조를 뒤덮고 있는 것은 모두 목성의 자기장에 불타고 있는 소금이라는 대담한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아래 있는 물은 소금물일 것이고, 소금이 있다는 것을 보아 그 물이 암석질과 같은 무기질과 광범위한 접촉면을 갖고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고, 앞서 말씀드린 수증기 분출과 연결한다면 열원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수도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지구의 깊은 바다처럼 열수분출공을 갖춘 비슷한 환경을 상상해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구구절절이 지구가 아닌 곳의 바다를 이야기 했는데요.
그러면 질문을 한 번 던져보죠.
거기에 정말 외계인이 살고 있을까요?
사진 출처 : 영화 '황당한 외계인 폴'
사실 칼세이건 박사님과 드레이크 박사님께서 파이오니어 플래그를 만들 당시, 그리고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M13구상성단을 향해 아레시보 메시지를 만들어 송출하던 당시, 보이저 1, 2 호에 부착된 골든 디스크와 같은 작품들이 제작될 당시는 외계 생명체라고 하면 우리와 같은 복잡한 유기체일 것이라는 가정이 대종을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현재에 와서도 여전히 수많은 공상과학 영화의 흥미로운 소재가 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과학적 접근은 이보다는 확실히 현실적입니다.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외계 생명체란 바로 미생물입니다.
지구에서도 미생물은 생명 유지 메커니즘이 대단히 단순합니다.
그저 자기 복제를 하는 DNA에 단백질 세포막만 있으면 생명으로서 충실히 기능을 수행합니다.
Credit: Wikipedia; Insert: Mike Jones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804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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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구에서 가장 흔한 미생물의 예를 들때 박테리아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건 그 박테리아에 기생하고 있는 박테리오 파지라는 생명체입니다.
아래 박테리아가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커보인다는데에 놀라실 겁니다.
박테리오 파지를 1mm 정도 길이로 앞으로 나란히 시키려면 백만마리 정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생명체는 DNA와 단백질이라는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체로서 필요한 액기스만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유로파나 엔켈라두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외계생명체로서 고려할 우선 조건이 이와같은 단순성이라면
두 번째로는 그 어떤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함도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Credit: Michael Daly (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 DOE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090830.html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5805
배양 접시 안에 갇혀 있는 이 박테리아는 다이노코커스 라디오듀런스(Deinococcus radiodurans)라는 이름의 박테리아입니다.
이 박테리아는 이미 유전정보의 조작을 통해 수은의 독성을 제거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스스로 치유되고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되어 유전자가 손상을 입으면 48시간 이내에 스스로 유전자를 복원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 NHK 다큐멘터리 Space Millennium 2 - 지구 밖의 생명체를 찾아서
지금 보시는 암석은 섭씨 영하 27도에 수분이 거의 없는 매우 건조한 지역인 남극 로스사막에서 채취된 암석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중간에 뭔가 거므스름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바로 암석 자체에 붙어서 극미량의 수분만으로 살아가는 미생물들입니다.
상단 왼쪽은 그 미생물들의 모습을 확대한 것입니다.
출처 : 서울신문 http://media.daum.net/foreign/topic/newsview?newsid=20090616133107107
지금 보시는 것은 ‘헤르미니모나스 글라키에이’라는 이름의 미생물입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이 그린란드의 얼음 속에서 12만 년 전 미생물이라고 발견한 것입니다.
얼음을 녹이자 이 미생물도 바로 살아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미생물들은 12만년동안 가사 상태를 유지하다가 깨어난 셈입니다.
이 앞의 미생물과 이 미생물 정도라면 엔켈라두스나 유로파의 극한의 얼음 속에서 충분히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출처 : BBC 다큐멘터리 태양계의 놀라운 신비 5- 외계생명체를 찾아서
지금 보시는 건 마치 동굴속의 종유석처럼 보이는데요.
이 방울 하나하나가 바로 생명체입니다.
바로 스노타이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입니다.
햇빛하나 없는 동굴 속에서 황화수소라는 유독 가스를 먹고 살면서 동굴 생태계의 기반을 이루는 생명체라고 합니다.
화성의 북반구가 여름을 맞을 때 화성에서 분출되는 매탄 가스량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지하에 이와 같은 생명체가 생태계의 기반을 이루고 있고, 그 메탄이 이와 같은 미생물들의 행동이 왕성해지는 시점에 함께 증가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 NHK 다큐멘터리 Space Millennium 2 - 지구 밖의 생명체를 찾아서
지금 보시는 건 이른 바 ‘지구자체를 먹고 사는 미생물들’입니다.
스웨덴의 지하 3600미터 핵폐기장 동굴에서 발견된 미생물로서 핵폐기물 저장용기에 심각한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면밀히 조사된 미생물입니다.
지구 내부로부터 뿜어져나오는 수소나 탄산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면서 메탄이나 초산과 같은 유기물을 배설해낸다고 합니다.
이 미생물들 역시 생태계의 바닥에 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전혀 햇빛이 닿지 않는 지하 공간에도 어마어마한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근거가 되는 미생물입니다.
Image Credit & Copyright: Nicole Ottawa & Oliver Meckes / Eye of Science / Science Source Images
출처 : http://apod.nasa.gov/apod/ap130306.html
한국어 설명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6488
이번에는 약간 복잡한 다세포 생물체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이 사진은 완보동물이라 불리는 동물의 전자현미경 사진입니다.
크기가 1mm이하라고 하니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생명체에 비해서 상당히 거대한 동물이죠.
이 동물은 생존 신기록을 가진 동물입니다.
그 생존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8일간 진공 상태에 두었다가 다시 3일간 실온의 헬륨가스에 두고, 그후 다시 -272℃에 몇 시간 노출시킨 다음 실온에 두었더니 되살아났음.
-190℃의 액체 공기 내에 21개월 동안 보관해 놨다가 실온에 두었더니 되살아났음.
정말 대단하죠?
완보동물의 생존 가능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이기 위해서 러시아가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정말 우주공간에서 이 완보동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캡슐에 넣은 후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에 충돌시키도록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문제는 로켓 발사가 실패하면서 지금 그 캡슐이 지구 궤도를 빙빙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지구의 공학이 우주 공간에 있는 쓰레기 수거를 하지는 못하는 상태입니다.
몇년 후 그 캡슐이 수거되었을 때, 그 속에 담겨 잇는 완보동물이 여전히 살아있을까요? 정말 궁금한 대목입니다.
출처 : http://solarsystem.nasa.gov/news/2014/11/21/extreme-shrimp-may-hold-clues-to-alien-life
아까 유로파와 엔켈라두스를 얘기하면서 심해 열수공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심해 열수공하면 떠오르는 지구의 대표적인 생명체는 바로 이 생명체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새우입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해서 그 이름도 극한의 새우(Extreme Shrimp)입니다.
이 생명체는 NASA에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가장 유력한 유사 생명체로 꼽고 있는 생명체입니다.
- 계속 -
본 내용은 2015년 9월 19일 대구에서 개최된 2015 대한민국 별축제의 첫번재 천문강연 프로그램으로 강연된 내용입니다.
총 4회에 걸쳐 나누어 개재합니다.
태양계의 형제를 찾아서
1. 현재의 태양계 탐사 개괄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2
2. 물의 세계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3
3. 생명의 가능성 : 현재글
4. Ecce Homo https://big-crunch.tistory.com/1234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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