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천문뉴스브리핑 9. 가장 가까운 블랙홀

2020. 5. 9. 13:173. 천문뉴스/최신천문뉴스브리핑

 

2020년 5월 6일 아스트로노미 앤 애스트로피직스(Astronomy & Astrophysics)라는 과학저널에는 '블랙홀을 품고 있는, 눈으로도 볼 수 있는 삼중 천체계'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의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유럽남부천문대산하 라실라 천문대의 MPG/ESO 2.2미터 망원경을 이용하여 지구로부터 약 760광년 거리에 있는 이중별 HR 6819를 관측했습니다.

이번 관측은 순전히 이중별 연구를 위한 관측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중별을 구성하고 있는 별들 중, 안 쪽에 있는 별이 모종의 천체와 함께 40일을 주기로, 상호 공전 중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하지만 상호 공전 중이라는 그 천체는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죠.

과학자들의 측정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천체의 질량은 상호 공전 중인 별의 질량과 유사했으며 그 질량은 우리 태양 질량의 약 네 배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토마스 리비니우스(Thomas Rivinius)는 태양보다 네 배나 무거운 천체이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천체라면 이는 블랙홀이 틀림 없다면서 이 천체가 블랙홀이 맞다면 현재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블랙홀과 함께 공전관계에 있는 별들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한계밝기에 들어오는 5등급의 별들이기 때문에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을 바라보면서 바로 그곳에 블랙홀이 함께 있다는 신비감도 느낄 수 있는 천체입니다.

다만 이 별들이 남반구의 별자리인 망원경자리에서도 남쪽 모서리에 치우처져 있어 북위 33도 이상의 북반구 위도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즉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번 블랙홀의 발견은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라는 것 외에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리내에서 발견된 블랙홀은 24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 미리내에 주변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별 정도의 질량을 가지고 있는 블랙홀이 수 억 개 수준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해왔습니다.

이번 발견은 그렇게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블랙홀들이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처럼 이중별, 또는 다중별 사이에 숨겨져 있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ESO 박사후과정 연구원인 마리안느 하이다(Marianne Heida)는 LB-1이라 부르는 또다른 다중별계 역시 블랙홀을 품은 다중천체계일 확률이 아주 많다면서 이와 같은 유형의 다중천체계는 우리 은하에 훨씬 많이 존재하며 이곳에서 블랙홀들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면 태양보다도 8배나 무거운 몸집으로 삶을 시작하고 초신성 폭발 후 블랙홀로 잦아드는 이 독특한 천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간에도 소개한바 있지만 규모에 따른 블랙홀의 분류를 한 번 더 정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블랙홀은 그 질량 범주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우선 Supermassive Black Hole입니다.

천문학용어집에서 '초대질량블랙홀'로 번역하고 있는 이 블랙홀은 태양질량 대비 수백만 배 범주의 질량을 갖는 블랙홀입니다.

이러한 블랙홀은 거대 은하의 중심에서 찾아볼 수 있죠. 미리내 역시 초대질량블랙홀을 품고 있으며 궁수자리A*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 다음은 Massive Black Hole입니다.

이 용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번역되는 우리말이 없습니다.

Supermassive Black Hole에 대한 천문학용어집의 번역 '초대질량블랙홀'을 참고하여 '대질량블랙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대질량블랙홀은 태양질량 대비 수십만 배 범주의 질량을 가지는 블랙홀입니다.

왜소은하의 경우 이 정도 질량의 블랙홀을 품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Intermediate-Mass Black Hole입니다.

IMBH라는 약어로 자주 표현되는 이 용어도 공식적으로 번역된 단어가 없습니다. 역시 천문학용어집의 '초대질량블랙홀'이라는 단어를 참고하여 '중질량블랙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태양질량 대비 수 만 배 범위의 질량을 가진 중질량블랙홀들은 우주에서 찾기 가장 어려운 블랙홀이고 따라서 블랙홀의 진화과정에서 잃어버린 고리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중질량블랙홀들이 주로 밀도가 높은 성단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은하의 충돌 와중에 별들을 모두 빼앗겨 버린 왜소은하의 중심에 이 블랙홀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무 수식어도 붙지 않는 블랙홀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태양질량의 수십 배 이상의 질량을 가진 별의 붕괴로부터 생성되는 블랙홀이죠.

이번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블랙홀이 이 유형에 해당하는 블랙홀입니다.

 

이상 최신천문뉴스 아홉번째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번역문 :  https://big-crunch.tistory.com/12349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