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8. 그물자리(RETICULUM)

2024. 10. 26. 15:03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Reticuli
약어 표기 : Ret
별자리 크기 순위 : 82번째.
기원 : 라카유가 만든 14개 남반구 별자리 중 하나.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그물자리, 소강(小綱)자리, 소강좌, 소망좌


남반구의 작은 별자리인 그물자리는 프랑스 천문학자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가 
자신이 사용하던 접안렌즈의 망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별자리입니다. 

라카유는 1751년부터 이듬해까지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망원경을 이용하여 별의 위치를 측정하였습니다. 

라카유의 망원경에는 구리판으로 만든 다이아몬드 형태의 조리개가 있었습니다. 
라카유는 이 조리개를 접안렌즈에 부착시켜 별이 통과하는 모습으로 보며 그 위치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그림 1 
이 도표는 라카유가 사용한 망원경의 접안렌즈에 부착된 망선을 그린 것입니다. 
라카유는 이를 활용하여 자오선을 통과하는 별의 위치를 측정하였습니다. 
정 중앙의 세로선(FI선)을 자오선에 맞춘 후, 표류이탈법, 즉, 별이 마름모 안에 진입하고 벗어나는 평균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자오선 통과 시간을 측정했다고 합니다. 
상단 왼쪽에 빗금쳐진 부분은 막혀 있는 부분으로서  라카유는 이를 이용하여 별이 망선의 위쪽을 통과하는지, 아래쪽을 통과하는지를 측정하였고 이를 통해 별의 적위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물자리는 시계자리(HOROLOGIUM) 바로 옆에 있습니다. 
시계자리 역시 라카유가 관측 때 활용했던 시계를 기념하기 위해 별자리로 만든 것입니다.
라카유는 그 시계를 활용하여 별이 망선을 통과하는 시간을 쟀다고 합니다.  

1756년 프랑스한림원(the French Royal Academy of Sciences)에서 발행된 남반구 별목록에서 라카유는 이 별자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이 별자리는 내가 별목록을 그리는데 사용한 작은 장비이다. 
이것은 사각형의 각 모서리에서 뻗어나와

반대편 면의 중간으로 이어진 네 개 선이 서로 교차하는 구조이다.

 

라카유는 1756년 발행된 첫번째 평면천구도에서 이 별자리에 '그물모양 마름모'를 의미하는 'le Reticule Romboide'라는 프랑스어 이름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부록 별목록에는 간단하게 '르 레티큘리(le Reticule)'로 기록했죠. 

이 이름이 1763년 발행된 재판에서는 '레티쿨루스(Reticulus)'라는 라틴어로 변경되었습니다. 
라카유가 그리스어 알파벳을 각 별에 달은 것 역시 재판에서였습니다. 

이 별자리의 이름은 1879년 발행된 벤자민 굴드(Benjamin Gould)의 <아르헨티나 천체도 목록(Uranometria Argentina catalogue)>을 통해 '레티쿨룸(Reticulum)'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림 2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20장에 등장하는 그물자리
상단 왼쪽에 어둡게 칠해진 부분은 그림 1>에서 표현된 막혀 있는 부분입니다. 
그 아래 부분은 덜 어둡게 칠해져 있는데 이는 원래 그림을 이해하지 못했던 예술가의 실수 때문입니다. 
라카유가 직접 그린 그림은 그림 3을 참고하세요.

 


그림 3
라카유는 1756년 평면천구도와 부록을 통해 그물자리를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평면천구도에 쓴 이름과 부록인 별목록에 쓴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죠. 
이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평면천구도에서 그물자리는 'le Reticule Romboide'로 표기되었습니다. 
반면 부록으로 붙은 목록에서는 'le Reticule rhomboide'로 표기하여 철자와 액센트에 차이가 있습니다. 

1763년, 라카유의 마지막 별목록인 <남쪽 하늘의 별목록(Coelum Australe Stelliferum)>과 함께 발행된 재판본에서는
라틴어 'Reticulus'로 표기되었습니다. 

이 그림은 라카유의 천구도를 영어로 번역 발행한 장 포르텡( Jean-Baptiste Fortin )의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eleste)>에 실린 그림입니다. 
그림에 적힌 그리스어 알파벳은 포르텡이 추가한 것입니다. 

 

그물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3.8등급의 그물자리 알파(α)별입니다. 
국제천문연맹은 이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별자리인 마름모자리(Rhombus)를 기념하기 위해 이 별에 '마름모'를 의미하는 롬부스(Rhombus)라는 이름을 달았습니다. 

 

사라진 마름모자리(Rhombus) 

 

라카유의 그물자리는 1621년 독일 천문학자 이작 하브레크트 2세(Isaac Habrecht II, 1589~1633)가 천구의를 통해 소개한 마름모자리(Rhombus)를 대치하는 별자리입니다. 

마름모자리는 1628년 발행된 하브레크트의 평면천구도 및 지구도인 <하늘과 땅의 평면천구도(Planiglobium Coeleste et Terrestre)>에 처음 등장합니다.  
하브레크트의 마름모자리는 라카유의 그물자리보다 훨씬 더 크고 남쪽으로 훨씬 더 멀리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마름모자리는 오늘날의 그물자리 알파(α)별, 베타(β)별, 감마(γ)별에 물뱀자리 뉴(ν)별로 구성되어 황새치자리(DORADO)물뱀자리(HYDRUS) 사이 빈 공간에서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림 4
<하늘과 땅의 평면천구도>에 등장하는 마름모자리

 

 

그물자리를 대치하려고 만들어졌던 해시계자리(Solarium)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인이었던 알렉산더 제이미슨(Alexander Jamieson, 1782~1850)은 1822년 자신이 만든 별지도에서 그물자리 자리에 해시계자리(Solarium)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옆에 추시계를 상징하는 시계자리가 있었기 때문에 이는 나름 합리적인 시도였죠.   

제이미슨의 해시계자리는 1835년, 미국인 엘리자 H. 뷰릿(Elijah H. Burritt, 1794~1838)의 <하늘의 지리학(The Geography of the Heavens)>에도 등장합니다만 이 이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림 5
그물자리를 대치한 알렉산더 제이미슨의 해시계자리.
추시계와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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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