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7. 궁수자리(SAGITTARIUS)

2024. 10. 24. 14:40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Sagittarii
약어 표기 : Sgr
별자리 크기 순위 : 15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Τοξότης (톡소테스)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궁수자리, 사수자리, 궁수좌, 사수좌, 기사궁(騎射宮), 사수궁(射手宮)

 

궁수자리는 남자 상체에 말의 몸통과 다리를 가진 켄타우로스로 묘사되는 별자리입니다. 
이 켄타우로스는 망토를 두르고 활을 끌어당겨 이웃 별자리인 전갈을 겨누고 있습니다. 

아라토스는 궁수를 Τοξότης(톡소테스)로, 그리고 궁수가 들고 있는 활을 Τόξον(톡손)이라고 쓰면서 마치 각각이 별도의 별자리인 것처럼 다뤘습니다. 
아마도 이는 활과 화살을 구성하는 별이 전체 형상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주전자(the Teapot)라 불리는 자리별(Asterism)을 형성합니다. 

 


그림 1
마쉬 144(Marsh 144 10C 추정)에 그려진 궁수자리

 




그림 2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궁수자리

 


그림 3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궁수자리

 



그림 4
존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 아틀라스 꾈레스티스(Atlas Coelestis, 1729)의 궁수자리

 


그림 5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5장에 등장하는 궁수자리
궁수의 발 앞에 있는 별자리는 남쪽왕관자리입니다. 



궁수자리의 기원은 수메르입니다. 
수메르에서는 파빌사그(PA.BIL.SAG)라고 불렀습니다. 

파빌사그는 전쟁과 사냥의 신으로, 켄타우로스와 같은 외양에 날개를 가진 궁수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수메르의 상징은 그리스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그리스에서 켄타우로스는 날개가 없죠. 
따라서 이 별자리와 연관된 특별한 신화는 없습니다. 

그리스의 시인들은 이 별자리의 정체에 대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별자리가 켄타우로스를 상징한다는 것을 의심합니다. 
에라토스테네스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에라토스테네스가 이 별자리를 켄타우로스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켄타우로스는 활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궁수자리를 두 개의 다리에 사티로스의 꼬리를 한 생명체로 묘사하며 에우페메(Eupheme)의 아들 크로토스(Crotus)로 봤습니다. 
에우페메는 제우스의 아홉 딸인 뮤즈의 유모였습니다. 

로마의 시인 히기누스는 파불라이(Fabulae)에서 크로토스의 아버지가 판이라는 정보를 덧붙이며 궁수자리는 켄타우로스가 아니라 사티로스라는 에라토스테네스의 견해를 옳다고 보았습니다.

크로토스는 활을 발명한 것으로 언급되기도 하고 말을 타고 사냥에 자주 나섰다고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크로토스는 헬리콘 산에서 뮤즈와 함께 지내며 어울리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뮤즈는 크로토스를 열렬히 환영했고 크로토스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제우스에게 크로토스를 별자리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별자리가 된 크로토스는 궁술을 시연하는 듯 보입니다. 
별자리에서 말의 뒷다리를 가진 것은 그가 열성적인 기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라토스와 프톨레마이오스는 궁수자리를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생명체로 묘사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일반적으로 묘사되는 궁수자리 모습이죠. 
프톨레마이오스는 궁수를 에팝티스(ephaptis)라는 망토를 양 어깨에 걸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궁수의 발 앞에는 원을 그리는 별들이 있습니다. 
히기누스는 이를 궁수가 정신없이 놀다가 떨어뜨린 화환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 화환이 남쪽왕관자리(CORONA AUSTRALIS)입니다. 

궁수자리는 간혹 현명하고 지혜로운 켄타우로스인 케이론(Chiron)으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케이론은 궁수자리가 아닌 켄타우루스자리(Centaurus)를 상징합니다.  

궁수자리의 별 

궁수자리 알파(α)별은 루크밧(Rukbat)이라 합니다. 
아라비아어 알-라미(al-rāmī)에서 온 이름으로서 '궁수의 무릎'을 의미합니다. 

궁수자리 베타(β)별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이중별입니다. 
각각은 '아르캡 프리오르(Arkab Prior)', '아르캡 포스테리오르(Arkab Posterior)'라 합니다. 
아르캡은 아라비아어로 '궁수의 아킬레스건'을 의미하는 아라비아어 우르쿠브(‘urqūb)에서 왔습니다.  

궁수자리 감마(γ)별은 알나슬(Alnasl)입니다. 
아라비아어 '알나쯜(al-naṣl)'에서 유래했으며 이 말은 '뾰족한 끝'을 의미하는데 궁수가 들고 있는 화살촉을 말합니다. 

궁수자리 델타(δ)별, 엡실론(ε)별, 람다(λ)별은 각각 카우스 메디아(Kaus Media), 카우스 아우스트랄리스(Kaus Australis), 카우스 보레알리스(Kaus Borealis)입니다.  
카우스는 아라비아어로 '활'을 의미하는 알-카우스(al-qaus)에서 온 말입니다. 
접미사로 붙은 부분은 모두 라틴어로서 각각 활의 중심부분, 남쪽부분, 북쪽부분을 의미합니다. 

궁수자리 제타(ζ)별은 아셀라(Ascella)입니다. 
이 단어는 겨드랑이를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이 이름들은 모두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서 지정한 위치에 따라 그 부분을 지목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별이 눈키(Nunki)라는 이름의 궁수자리 시그마(σ)별입니다. 
이 이름은 비교적 최근에 항해가들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원천은 바빌론 별목록입니다. 
바빌로니아어로 눈키(NUN-KI)는 유프라테스 강변에 있는 신성한 도시 에리두를 상징하는 모든 별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지금은 궁수자리 시그마별에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죠.
오늘날 사용되는 별 이름 중 가장 유서깊은 이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분류한 별목록은 다소 난해합니다. 
오늘날 알고 있는 궁수자리 알파(α)별과 궁수자리 베타(β)별을 2등급으로 기록했죠. 
하지만 이들은 4등급입니다. 

바이어는 이 별들이 보이지 않는 북쪽에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프톨레마이오스의 글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 별들에 알파와 베타를 부여했습니다. 

알-수피는 이러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실수를 '붙박이별의 서( Kitāb al-Kawākib al-Thābita, 키타브 알 카와키브 알 타비타)'라는 자신의 책에서 바로잡았습니다. 
하지만 바이어는 이를 무시했죠.

사실 궁수자리 알파별은 궁수자리 별들의 밝기 순위에서 15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궁수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1.8등급의 궁수자리 엡실론 별이 일곱 배 이상이나 밝죠.  
즉 프톨레마이오스의 밝기 등급은 3등급이나 잘못 측정된 것입니다. 

궁수의 엉덩이 부분에는 네 개의 5등급 별이 있습니다. 
보데는 이 별들에 테레벨룸(Terebellum)이라는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테레벨룸이라는 이름을 처음 쓴 사람은 요한 바이어(Johann Bayer)입니다. 
1603년에 펴낸 우라노메트리아에 등장하죠. 

이 이름은 그리스어로 사각형을 의미하는 테트라플레이론(τετράπλευρον)에서 온 말입니다. 
이 이름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프톨레마이오스가 쓴 점성술 책인 테트라비블로스(Tetrabiblos)에 등장하죠. 

테레벨룸은 바이어가 알파벳을 할당한 네 개 별 중 오직 궁수자리 오메가별만을 한정하는 공식 명칭이 되었습니다. 

차와 우유

오늘날에는 궁수자리의 주요 여덟 개 별인 감마(γ), 델타(δ), 엡실론(ε), 람다(λ), 피(φ), 시그마(σ), 타우(τ), 제타(ζ)가 만드는 형상을 '주전자'라 부르곤 합니다.  
주전자의 손잡이를 피, 시그마, 타우, 제타별이 구성하며 주전자 뚜껑 꼭대기는 람다별이 장식하고 있죠.
델타, 엡실론, 감마별은 삼각형으로 주둥이를 구성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뮤(μ)별을 추가하면 원래 이 별자리가 상징하는 궁수의 활과 화살이 완성됩니다.  

한편 람다별과 피별, 시그마별과 타우별 및 제타별로는 이른바 '우유 국자'라는 국자형태가 만들어집니다. 
고대 중국의 천문학자들도 여기서 국자를 연상했다고 합니다. 

궁수자리는 미리내 중심의 별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는 지역에 위치합니다. 

미리내의 정확한 중심 지점은 천문학자들이 '궁수자리 A스타(Sagittarius A*)'라 부르는 라디오파복사 지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점은 땅꾼자리 경계 근처이며 궁수가 화살을 겨냥하는 지점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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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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