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51. 용자리(DRACO)

소유격 표기 : Draconis
약어 표기 : Dra
별자리 크기 순위 : 8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Δράκων(드라콘)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용자리, 용좌

 

그림 1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에 그려진 용자리

 

하늘의 북극을 휘감은 별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천상의 용, 용자리입니다. 
그리스어로는 Δράκων(드라콘)으로 표기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헤르쿨레스의 12과업 중 하나가 이 용을 퇴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천상의 용은 헤르쿨레스자리(HERCULES)에 의해 머리를 밟혀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이 용의 이름은 라돈(Ladon)입니다. 
황금사과나무를 지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용이죠.  
이 나무는 헤라여신이 제우스와 결혼할 때 결혼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선물이 마음에 들었던 헤라는 이 나무를 아틀라스 산 사면에 있는 자신의 정원에 심고 아틀라스의 딸들인 헤스페리데스(Hesperides)에게 나무를 지키도록 했습니다. 

석양의 님프인 헤리페데스가 네 명이라고 기록한 아폴로도로스(Apollodorus)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화작가는 헤스페리데스를 세 명으로 기록하고 있씁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비로서는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황금사과를 따가곤 했죠.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낀 헤라는 황금사과에 용을 배치했습니다. 

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라돈은 티폰과 에키드나(Echidna)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에키드나는 반은 여자이고 반은 뱀이었습니다. 
아폴로도르스는 라돈의 머리가 백 개이며 각각의 머리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얘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헤시오도스(Hesiod)는 라돈이 신성을 지닌 포르키스(Phorcys)와 케토(Ceto) 사이에서 태여났다고 기록했으며 머리가 여러 개라는 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별자리에 그려진 용은 머리가 하나로 그려집니다. 

위대한 영웅 헤르쿨레스는 자신의 과업 중 하나로 황금사과를 반드시 얻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로 용을 쏘아 죽이는데 성공합니다.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Apollonius Rhodius)는 아르고 원정대가 살해당한 라돈을 마주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라돈은 사과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는데 꼬리는 여전히 꿈틀거렸지만 똬리튼 몸은 이미 축 늘어져 있었다고 하죠.  상처의 독 때문에 파리가 무수히 죽어 있었고 헤스페리데스가 황금빛 머리를 하얀 팔로 감은 채 라돈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헤라는 라돈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습니다. 

용자리의 별

용자리는 88개 별자리 중 여덟 번째 크기를 자랑하는 큰 별자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닥 눈에 띠는 별자리는 아닙니다. 
용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2등급의 용자리 감마(γ)별, 엘타닌(Eltanin)입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 어로 '뱀'을 뜻하는 al-tinnīn(알 티닌)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별이 용의 머리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림 2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용자리

엘타닌은 영국 천문학자인 조지 에이리(George Airy, 1801~1892)경에 의해 '현대 천문학을 탄생시킨 별'이라는 헌사를 받은 별이기도 합니다. 제임스 브래들리(James Bradley, 1692~1762)가 이 별을 관측한 후 1728년 사상 최초로 '색수차'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구가 태양주위를 공전하고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관측 증거이기도 합니다. 

요한 바이어(Johann Bayer, 1572~1625)가 '알파(α)'로 분류한 별은 큰곰자리(URSA MAJOR)의 꼬리와 작은곰자리(URSA MINOR)의 머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용의 몸통에 위치한 별입니다. 
이 별의 밝기는 3.7등급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별이 가지는 중요성이 있는데 바로 이 별이 기원전 2,800년 경에는 북극성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이 별이 천구의 극점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는 0.1도 정도로서 이는 오늘날의 북극성이 천구의 극점과 벌리고 있는 거리보다 짧은 거리입니다. 이 별의 이름은 투반(Thuban)입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뱀의 머리'를 의미하는 ra’s al-tinnīn(라스 알 티닌)에서 온 이름입니다만 전달 과정에서 많은 왜곡을 겪기도 했고, 심지어 이 별의 위치는 용의 머리에서 한참 떨어져 있습니다. 

 

그림 3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용자리. 진북(아래 중심점)에서 10시 방향, 몸통에 있는 별이 용자리 알파별 투반입니다.

 

그런데 바이어는 왜 이 별에 '알파'를 할당했을까요?
그 이유는 티코 브라헤(Tycho Brahe, 1546~1601)가 이 별을 2등급으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티코의 기록상으로는 이 별이 용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 되었고, 바이어는 이를 검증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별을 3등급으로 기록했다는 사실로 봤을때 티코는 이 별을 터무니없이 밝게 기록한 것입니다. 

용자리 베타(β)별은 용의 눈에 위치하는 별로서 이름은 라스타반(Rastaban)입니다. 
이 이름의 어원 역시 알파별과 동일한 ra’s al-tinnīn(라스 알 티닌) 입니다. 즉 이 이름 역시 전달 과정에서 여러 왜곡을 겪은 이름인 것입니다. 

용자리 베타별과 감마별, 뉴(ν)별과 크시(ξ)별이 만드는 마름모꼴은 용의 머리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아라비아 베두인 족은 네 마리 어미 낙타, 즉 al-‘awā’idh(알 아웨이드)가 중앙의 새끼낙타를 보호하는 형태로 보았습니다.  
여기서 새끼낙타는 6등급 별입니다. 
알마게스트에는 이 별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만, 아라비아에서는 이 별을 al-ruba(알 루바)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오늘날 이 별의 이름은 '알루바(Alruba)'로 굳어져 있습니다. 

용자리 뮤(μ)별은 5등급의 이중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별을 '용의 혀'라고 묘사했습니다. 
이 별의 이름은 알라키스(Alrakis)입니다. 
아라비아어로 '빨리 걸어가는 낙타'를 의미하는 al-rāqiṣ(알 라키츠)로부터 유래한 이름입니다. 

 

그림 4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의 용자리 작은곰자리를 감싼 부분을 CAUDA DRACONIS, 즉 '용의 꼬리'라는 별도 별자리처럼 다룬 것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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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