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8. 12:45ㆍ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Orionis
약어 표기 : Ori
별자리 크기 순위 : 26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Ὠρίων (오리온)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오리온자리, 오리온성좌
그림 1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오리온자리 |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오리온은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로 나옵니다. 이러한 신화에 걸맞게도 오리온은 가장 화려한 별자리로 꼽을 수 있는 별자리입니다.
오리온의 오른쪽 어깨와 왼쪽 발은 찬란하게 빛나는 별 베텔게우스(Betelgeuse)와 리겔(Rigel)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뚜렷한 선을 긋는 세 개 별 허리띠를 만들고 있죠.
게르마니쿠스 카이사르(Germanicus Caesar, BC 15년~AD 19년)는 오리온자리만큼 사나이의 형상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별자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르쿠스 마닐리우스(Marcus Manilius)는 이 별자리를 '황금빛 오리온', '가장 강력한 별자리'라고 불렀습니다. 마닐리우스는 오리온이 떠오르는 것을 '밤이 낮의 밝음을 흉내내며 먼지가득한 날개를 접고 있다'라는 표현으로 이 별자리의 찬란함을 묘사하는 한편 '두 팔을 광활하게 펼치고 보폭도 크게 성큼성금 별들의 세계로 오르고 있다.'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리온자리는 특출나게 큰 별자리는 아닙니다.
크기로 보면 26번째 밖에 되지 않죠.
크기로 보자면 페르세우스자리(PERSEUS)보다도 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별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워낙 밝은 별들이 이 별자리를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리온은 또한 가장 오래된 별자리이기도 합니다.
호메로스(Homer)나 헤시오도스(Hesiod)와 같은 초기 그리스 작가들이 알고 있었던 별 중에는 오리온자리의 별들이 있습니다. 이제 우주에 비행체를 쏘아올리는 시대가 되었지만, 오리온은 아직도 천문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조차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몇 안되는 별자리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하늘에서 오리온은 콧바람을 뿜으며 돌격해 오는 황소와 마주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오리온 신화에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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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의 오리온자리. 황소와 맞서는 형상으로 그려졌습니다. |
따라서 이 별자리는 고대 그리스보다 훨씬 오래된 별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별자리는 수메르에서 유래하는 별자리입니다. 아마도 하늘의 황소와 맞서 싸우는 길가메쉬를 상징하지 않을까 합니다. 수메르어로 오리온은 'URU AN-NA(우루 안-나)'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하늘의 빛'을 의미합니다. 반면 황소자리는 'GUD AN-NA(구드 안-나)'라고 하였는데 '하늘의 황소'라는 뜻입니다.
헤르쿨레스 이야기는 고대 수메르의 영웅 길가메쉬(Gilgamesh)의 그리스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한가지 수수께끼를 자아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은 단연 헤르쿨레스입니다. 그렇다면 오리온과 같은 주요 별자리는 마땅히 헤르쿨레스의 별자리여야 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르쿨레스는 훨씬 흐린 별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래 오리온자리야말로 헤르쿨레스의 진정한 별자리 아닐까요?
그렇게 볼 여지가 없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헤르쿨레스의 과업 중 하나가 크레타의 황소를 잡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황소가 싸우는 모습이 이 사건에 딱 걸맞는 모습으로 하늘에 남아 있는 셈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오리온자리를 곤봉을 들고 사자가죽을 걸치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곤봉이나 사자가죽 모두 헤르쿨레스가 가지고 다니던 장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단서들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자리를 헤르쿨레스와 직접 연관시킬 수 있는 신화적 단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따라서 오리온 자리 신화는 헤르쿨레스에 연연할 필요없이, 오리온 자체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리온 신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오리온은 포세이돈과 미노스 왕의 딸 에우리알레(Euryale)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포세이돈은 오리온에게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고 합니다.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Odyssey)에서 오리온자리를 거인 사냥꾼으로 묘사했습니다. 단단한 청동으로 만든, 절대 깨지지 않는 곤봉으로 무장했다고 하죠. 하늘에서는 오리온의 개들이 오리온의 뒤를 따라 산토끼를 쫓고 있습니다. 오리온의 개들은 큰개자리(CANIS MAJOR)와 작은개자리(CANIS MINOR)이며 산토끼는 토끼자리(LEPUS)를 상징합니다.
오리온은 키오스 섬에서 오이노피온(Oenopion)의 딸 메로페에게 구애하였습니다.
하지만 구애에 실패한 후 어느날 밤, 술에 취해 메로페를 강간하려 했습니다.
오에노피온은 이에 대한 징벌로 오리온의 두 눈을 뽑은 후 추방해버렸습니다.
오리온은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이 있는 렘노스 섬으로 갔습니다. 장님이 된 오리온을 불쌍히 여긴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조수 중 하나인 케달리온(Cedalion)을 붙여 오리온의 길잡이가 되게 했습니다. 오리온은 이 어린 소년을 자신의 어깨에 앉히고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갔습니다. 오리온이 받은 신탁에서 이곳을 찾아가면 눈을 되찾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른 새벽, 오리온은 태양이 뿜어내는 치유의 빛을 쐬었고 눈이 다시 돋아났다고 합니다.
오리온 신화는 황소자리(TAURUS)에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신화와도 연결됩니다.
플레이아데스는 아틀라스와 플라이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7명의 딸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에서 오리온은 이 일곱 자매를 강간하기 위해 쫓아갔다고 합니다.
히기누스(Hyginus)는 오리온이 쫓아간 이가 플레이아데스가 아니라 그 어머니인 플라이오네라고 하죠.
어쨌든 제우스는 위기에 빠진 자매를 하늘로 들어올렸습니다.
그래서 하늘을 보면 오리온이 여전히 플레이아데스를 쫓아가는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리온의 출생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온(Urion)이라는 오리온의 원래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온이라는 이름은 이 별자리의 수메르어 '우루 안-나'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온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히리에우스(Hyrieus)라는 늙은 농부가 테베에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히리우스는 세 명의 나그네를 영접했습니다. 그런데 이 나그네들은 사실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 형제였죠.
식사를 마친 신들은 히리우스에게 소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노인은 아들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신들은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 방법이 특이했습니다. 신들은 방금 먹어치운 소의 가죽을 둘러싸고 그 위에 오줌을 누었습니다. 그리고 히리에누스에게 그 가죽을 땅에 파묻으라고 명령했습니다.
파묻은 가죽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히리에누스는 신들이 오줌을 누어(urinate)만든 아이라고 하여 아이의 이름을 우리온(Urion)이라 지었다고 합니다.
오리온의 죽음
오리온의 죽음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아라토스(Aratus, 315~243BC)와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276~194BC), 히기누스와 오비디우스(Ovid, 43BC~17AD)는 오리온의 죽음에 전갈이 개입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와 히기누스의 이야기에서 오리온은 자신이 가장 위대한 사냥꾼이라며 허세를 떠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오리온은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Artemis)와 아르테미스의 어머니 레토(Leto)의 이름을 걸며 자기야말로 지구상 그 어떤 짐승도 사냥할 수 있다고 자라앴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은 땅이 분노에 몸을 떨며 구멍을 내고 전갈을 내보냈습니다. 이 전갈이 거만한 거인 오리온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합니다.
아라토스의 이야기는 약간 다릅니다.
오리온이 아르테미스를 범하려 했고, 아르테미스가 땅을 열어 전갈이 튀어나오게 했다고 합니다.
오비디우스의 이야기 역시 다릅니다.
오비디우스는 오리온이 아르테미스의 어머니 레토를 구하려다가 전갈에 찔려 죽었다고 합니다.
오리온이 죽은 장소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와 히기누스는 오리온이 죽은 곳은 크레타 섬이라고 보았고, 아라토스는 키오스 섬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에서든 공통적으로 끄집어낼 단서가 있습니다. 바로 오리온자리와 전갈자리(SCORPIUS)가 서로 상극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갈이 동쪽에서 떠오르면 오리온은 서쪽에서 지평선 아래로 지는 모습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게르마니쿠스 카이사르는 '오리온은 비참하게도 전갈의 독침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다.'라는 말로 이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히기누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전합니다.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사랑하여 자신의 순결 서약을 포기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둘의 결혼을 아르테미스의 쌍둥이 남매인 아폴론이 반대합니다. 가장 강력한 남성 사냥꾼과 여성 사냥꾼이 결혼하는 상황을 반대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폴론은 오리온을 제거할 계략을 꾸몄습니다.
어느날 오리온이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을 때, 아폴론은 아르테미스에게 활솜씨를 겨루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는 저 멀리 파도 사이에서 둥둥 떠다니는 작고 검은 물체를 지목하죠. 아르테미스는 단 하나의 화살로 목표물을 꿰뚫었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물은 바로 오리온이었죠. 아르테미스는 죽은 오리온을 애도하며 그를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리온자리의 별과 베텔게우스(Betelgeuse)의 의미
오리온자리도 알파로 분류된 별이 가장 밝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는 별자리입니다.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오리온자리 베타(β)별입니다.
리겔(Rigel)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별의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발'을 의미하는 rijl(리즐)에서 온 이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별을 '왼쪽 발에 있는 밝은 별'로 묘사하며, 에리다누스강자리(ERIDANUS)와 공유하는 별이라고 썼습니다. 그래서 몇몇 오래된 별목록에는 리겔을 오리온자리와 에리다누스강자리 모두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리온자리 알파(α)별은 베텔게우스(Betelgeuse)입니다.
베텔게우스는 가장 유명한 별이기도 하지만 그 의미가 잘못 알려진 별이기도 합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베텔게우스를 '오른쪽 어깨에 있는 붉은 빛의 밝은 별'이라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별의 이름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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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오리온자리 |
10세기, 아라비아의 천문학자 알 수피(al-Ṣūfī)는 자신의 책인 <붙박이별의 서(Kitāb al-Kawākib al-Thābita)>에서 이 별의 이름이 mankib al-jauzā’(만키브 알 자우자) 또는 yad al-jauzā’(야드 알 자우자)로 알려져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mankib al-jauzā’ (만키브 알 자우자)'는 '알 자우자의 어깨'라는 뜻이며, yad al-jauzā’(야드 알 자우자)'는 '알 자우자의 손'이라는 뜻입니다.
베텔게우스라는 이름은 이 두 개의 이름 중 두 번째, 즉 '알 자우자의 손'을 의미하는 yad al-jauzā’ (야드 알 자우자)'에서 왔습니다.
별 이름에 관한 고전인 리차드 힌클레이 알렌(R. H. Allen)의 책에 따르면 yad al-jauzā’ (야드 알 자우자)'라는 아라비아 어가 잘못 읽히면서 '중앙에 선 이의 겨드랑이'라는 엉뚱한 의미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al-jauzā’(알 자우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알 자우자는 아라비아에서 오리온자리와 쌍둥이자리(GEMINI)에 걸쳐 펼쳐져 있던 어떤 여성의 이름입니다.
al-jauzā’ (알 자우자)'라는 이름은 al-jawzā’(알 조자)로도 표기될 수 있는데 아라비아어 'jwz'는 '중앙'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몇몇 학자들은 al-jauzā’ 에 대한 최상의 해석으로 '중앙에 있는 여인'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계속 언급되고 있는 '중앙'은 오리온자리가 천구의 적도 중심에 버티고 서 있음을 언급하는 것 같습니다.
번역자 주석 : 리차드 힌클레이 알렌(R. H. Allen)이 분석한 베텔게우스 이름의 유래 '베텔게우스'라는 이름은 '알 자우자에의 손'을 의미하는 yad al-jauzā⁾(야드 알-자우자에)로부터 유래한 이름으로서 중세시대 이후 여러 철자로 표기되었습니다. 중세시대에 처음 라틴어로 번역된 단어는 베달게우제(bedalgeuze)였습니다. 첫번째 철자가 y가 아닌 b로 표기된 것은 순전히 필사가의 실수였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베달게우제(bedalgeuze)의 bed는 아랍어 bāṭ(바뜨)-좀더 정확한 표기는 ibṭ(입뜨)-로부터 온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순전히 이 별의 위치 때문입니다. 아라비아어 bāṭ(바뜨)가 "겨드랑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자 단어 전체의 뜻은 '알-자우자에의 겨드랑이'라는 엉뚱한 뜻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오늘날 우리가 보는 표기인 베텔게우스는 베달게우제(bedalgeuze)로부터 온 것입니다. 즉, 필사가의 실수가 엉뚱한 이름과 의미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원래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아라비아 고유의 자리별인 al-jauzā⁾ (알-자우자에)는 여성의 형상으로 상징되며 이는 오늘날 오리온 자리에 있는 별들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이름의 기원은 아라비아 고유의 별이름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jauzā⁾ (자우자에)의 어근이 되는 'jwz'가 '중앙, 중심'이라는 뜻이 있고 al-jauzā⁾ (알-자우자에)는 여성형 형용사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중앙과 연관된 무언가를 가진 여성'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
오리온의 완쪽 어깨를 장식하는 오리온자리 감마(γ)별의 이름은 벨라트릭스(Bellatrix)입니다.
이 이름은 라틴어로 '여성 전사'를 의미합니다.
오리온의 오른쪽 무릎을 장식하는 오리온자리 카파(κ)별은 세이프(Saiph)입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칼'을 의미하는 saif(사이프)에서 온 이름입니다.
즉, 의미로 봤을 때 별의 위치가 잘못 지정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리온의 벨트를 구성하는 세 개 별, 즉 오리온자리 제타(ζ)별, 엡실론(ε)별, 델타(δ)별은 각각 알니탁(Alnitak), 알니람(Alnilam), 민타카(Mintaka)라 합니다.
알니탁과 민타카는 아라비아 어로 '허리띠' 또는 '거들'을 의미하는 nitāq(니타크)와 mintaqat(민타캇)'에서 온 이름입니다.
알니람은 아라비아 어로 '진주로 엮은 띠'를 의미하는al-nizām(알 니잠)에서 왔습니다.
이 이름은 오리온 벨트를 일컫는 또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오리온 성운
오리온 벨트 아래에는 오리온의 거대한 칼 또는 오리온의 사냥칼을 의미하는 보풀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오리온 성운입니다.
천체사진으로 가장 많이 촬영되는 대상인 오리온 성운은 거대한 가스 덩어리로서 새로운 별이 벼려지고 있는 별공장입니다. 가스 덩어리 속에서 이제 막 탄생한 뜨거운 별들이 빛을 쏟아내면서 성운 전체를 밝게 빛나게 만듭니다. 그 빛이 얼마나 밝은지 맑은 날 밤에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밝은 천체임에도 불구하고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와 알 수피의 붙박이별의 서는 물론 그 누구도 이 천체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1610년 11월 프랑스의 천문학자 니콜라클로드 파브리 드 페이레스크(Nicolas-Claude Fabri de Peiresc, 1580~1637)가 망원경으로 이 성운을 관측한 후 '빛나는 작은 구름'이라고 표시한 게 처음 등장하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페이레스크는 자신의 관측 내용을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출판물에 오리온 성운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스위스의 천문학자 요한 밥티스트 카이자트(Johann Baptist Cysat)에 의해서입니다. 그는 1618년의 혜성에 대한 내용을 담아 1619년 발간한 <범상치 않은 수학 및 천문학, 운동과 천체의 밝기 등급 및 혜성의 원인(Mathemata astronomica de loco, motu, magnitudine, et causis cometae)>이라는 책에서 오리온 성운을 '방사형의 하얀색 구름처럼 희미하게 빛난다'라고 묘사했습니다.
오리온 성운 중심에는 작은 성단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네 개 별이 아주 밝게 빛나는데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은 1782년 발행된 자신의 이중별 목록에서 이 성단에 '트라페지움(Trapezium)'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윌리엄 허셜의 아들인 존 허셜(John Herschel)은 <희망봉에서의 관측결과(Results of Astronomical Observations Made during the Years 1834, 5, 6, 7, 8, at the Cape of Good Hope)>라는 이름의 책 1847년 판에서 트라페지움이 선명하게 드러난 오리온 성운 전체의 웅장한 그림을 담아 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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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에 그려진 오리온자리 전통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헬맷을 쓰고, 방패를 든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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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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