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52. 용골자리(CARINA)

2024. 12. 31. 14:38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Carinae
약어 표기 : Car
별자리 크기 순위 : 34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자리 중 아르고자리의 일부로서 라카유가 분리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용골자리, 용골좌, 노인자리, 노인좌

용골자리는 고대 그리스의 별자리였던 아르고자리를 나누어가진 세 개 별자리 중 가장 작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별자리입니다. 

프랑스 천문학자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는 아르고자리를 세 개로 나누었고, 1756년 발행한 자신의첫 번째 남반구 별목록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이 목록에서 라카유는 용골자리를 프랑스어로 '선체'라는 뜻의 'Corps du Navire'라는 이름으로 표기했습니다. 
이후 1763년 발표된 라카유의 마지막 별목록인 <남쪽 하늘의 별목록(Coelum Australe Stelliferum)>에도 세 개로 나뉜 별자리가 그대로 등장했습니다만 각 별자리 이름은 프랑스어가 아닌 라틴어로 변경되었습니다.   

용골자리의 '용골'은 배의 몸통 부분, 즉 선체를 상징합니다. 
나머지 두 부분은 고물자리(PUPPIS)와 돛자리(VELA)입니다.

용골자리는 아르고자리로부터 밝은 별 두개를 물려 받았습니다. 
카노우푸스(Canopus)라 불리는 용골자리 알파(α)별과 마이어플레시더스(Miaplacidus)라는 이름의 용골자리 베타(β)별이 그것입니다. 
300광년 거리에 위치하는 백색거성인 카노우푸스는 사실 온하늘을 통틀어 두 번째로 밝은 별입니다. 이 별은 두 개 키잡이 노 중 하나의 물갈퀴 부분을 장식하는 별입니다. 

에라토스테네스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별의 이름을 카노보스(Κάνωβος)로 표기했습니다. 
카노우푸스(Canopus)는 라틴어 이름입니다. 

 


그림 1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아르고자리
우라노메트리아가 출판되던 당시 아르고자리는 아직 분할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두 개 키잡이 노(가장 오른쪽에 있는 노) 중 하나를 장식하는 카노우푸스를 볼 수 있습니다. 



용골자리의 별

카노우푸스는 기원전 275년에 쓰여진 아라토스(Aratus, 315~243BC)의 <파이노메나(Phaenomena)>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라토스가 살던 당시 그리스에서 이 별은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카노우푸스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아라토스보다 약간 후대에, 그리스보다 훨씬 더 남쪽에 위치한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276~194BC)에 의해서입니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카노우푸스를 남쪽 낮은 고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4세기 후, 역시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프톨레마이오스도 카노우푸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카노우푸스는 알마게스트에 등장하는 별목록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별입니다. 

그 다음으로 남쪽에 있는 별은 오늘날 고물자리 타우(τ)별인데 이 별은 카노우푸스에서 북쪽으로 3도 지점에 있습니다. 

코논(Conon, 280~220 BC)이나 스트라보(Strabo, 63/63BC ~ AD 24)와 같은 그리스 작가들은 카노우푸스라는 이름이 그리스 왕 메넬라오스(Menelaus)의 조타수 이름을 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넬라오스가 헬렌을 데리고 트로이에서 귀환할 때, 그의 함대는 풍랑을 만나 이집트로 표류했습니다. 그곳에서 메넬라오스의 조타수였던 카노우푸스는 독사에 물려 죽고 말죠. 헬렌은 이 독사를 죽이고 메넬라오스와 함께 예를 갖춰 카노우푸스의 장례를 치뤄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카노우푸스라는 도시가 세워지죠. 나일강 어귀에 자리잡은 아부 키르(Abu Qir)가 바로 그곳입니다. 
조타수라는 의미에 걸맞게도 오늘날 카노우푸스는 우주탐사선의 길잡이 별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별이 지평선에 가장 가깝게 뜬다는 의미에서 페리게이오스(Περίγειος)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에라토스테네스의 기록에서 페리게이오스는 아르고자리가 아닌 에리다누스강자리(ERIDANUS)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라비아에서 카노우푸스를 '수헤일(Suhail)'이라 불렀습니다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하일이 시리우스(Sirius)와 프로키온(Procyon)의 형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프로키온은 카노우푸스의 누이라고 하죠. 시리우스의 경우, 카노우푸스와 함께 남쪽 하늘에서 미리내를 가로지릅니다. 반면 프로키온은 이들과 동떨어져 있는데 따로 떨어진 프로키온이 울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두 별보다는 덜 밝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용골자리 베타별인 마이어플레시더스의 어원 역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2등급 별인 용골자리 엡실론(ε)별과 용골자리 요타(ι)별은 돛자리 델타(δ)별 및 돛자리 카파(κ)별과 함께 십자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십자가가 종종 남십자자리(CRUX)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용골자리 엡실론별은 에비어르(Avior)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름은 1937년경 영국항해력연구소(the UK’s Nautical Almanac Office)에서 영국공군을 위해 제작한 비행지침서인 <비행연감(The Air Almanac)>을 만들때 명명되었습니다. 영국공군은 모든 길잡이 별이 반드시 적절한 이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골자리 엡실론별에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용골자리 에타(η)별과 열쇠구멍성운(the Keyhole Nebula)

용골자리에는 독특한 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용골자리 에타별입니다. 
이 별은 1843년에 카노우푸스보다 훨씬 더 밝게 빛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계속 사그라들었고 오늘날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등급에 걸려 있습니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용골자리 에타별이 대단히 무거운 질량을 가진 한 쌍의 별이 서로 바짝 붙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별이 직접 관측되지는 않습니다. 난장이성운(the Homunculus Nebula)이라는 가스 구름에 파묻혀 있기 때문이죠. 두 개 별 중 하나 또는 두 개 별 모두가 언젠가는 초신성으로 폭발하게 될 것입니다. 
 
용골자리 에타별은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가스구름 앞쪽에 위치합니다. 
이 가스구름을 용골자리에타성운(the Eta Carinae nebula) 또는 용골자리성운(the Carina nebula)이라 부릅니다. 등재명은 NGC 3372입니다. 

 

용골자리 에타별 바로 옆에는 둥글납작한 검은 먼지 구름이 있습니다. 
선명한 형태를 띠고 있는 이 먼지 구름은 열쇠구멍성운(the Keyhole nebula)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존 허셜(John Herschel)은 1834년부터 5년간 희망봉에서 관측을 하는동안 이 성운의 아름다운 모습을 스케치로 남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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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 및 영어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