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9. 순록자리(Rangifer)

2025. 2. 28. 17:16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그림 1
요한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3장에 등장하는 순록자리의 모습
순록이 기린의 등에 거의 맞닿은 듯 서 있습니다. 
순록 오른쪽에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의 별자리는 역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메시에자리(Custos Messium)입니다. 

 

북쪽 하늘의 희미한 별자리였던 순록자리는 프랑스의 피에르-샤를 르 모니에(Pierre-Charles Le Monnier, 1715~1799)가 1743년에 발행한 책, <혜성이론(La Théorie des Comètes)>의 별목록표를 통해 처음 소개하였습니다. 
이 책에는 1742년, 천구의 북극을 가로질러간 혜성의 궤적이 그려져 있습니다. 
르 모니에는 순록자리라는 새로운 별자리를, 혜성이 가로질러 간 케페우스자리(CEPHEUS)기린자리(CAMELOPARDALIS)사이에 놓아야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기록했습니다. 

르 모니에는 1736년부터 이듬해까지 피에르 루이 드 모페르튀(Pierre Louis de Maupertuis)와 함께 라플란드로 원정을 떠난 바 있습니다. 
이 원정은 고위도 지방에서 위도 1도의 길이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르 모니에가 북쪽 하늘의 별자리로 순록을 고른 이유는 바로 이 원정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원주민인 사미인(The Sami people)들은 별자리 사이에 자리잡은 하늘의 순록을 사르비스(Sarvvis) 또는 사르바(Sarva)라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그리는 하늘의 순록은 규모가 대단히 커서 마차부자리(AURIGA)와 페가수스자리(PEGASUS)카시오페이아자리(CASSIOPEIA)와 케페우스자리(CEPHEUS)까지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순록자리가 실렸던 별목록표는 1746년 르 모니에가 펴낸 책 <천체의 체제(Institutions astronomiques)>에 다시 실렸습니다.  하지만 원래 별목록표에 실려 있던 순록자리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실리지 않았습니다. 
르 모니에는 더 이상 순록자리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는 자신의 별목록표인 <별들의 개요 및 소개(Allgemeine Beschreibung und Nachweisung der Gestirne, 1801)>에 순록자리를 기록하고 5등급에서 7등급 사이의 별 46개와 NGC 1184를 포함시켰습니다.  
오늘날 이 천체들 대부분은 케페우스자리에 속해 있습니다. 

르 모니에의 별자리표에서 순록자리의 이름은 'le Réene'로 표기되었었습니다. 
이 표기는 1776년 장 포르탱(Jean-Baptiste Fortin)의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éleste)>에도 그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순록의 정확한 표기는 'le Renne'입니다. 
이러한 오류는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éleste)> 재판(1795)에서 교정되었습니다. 

보데는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서 이 별자리의 이름을 라틴어 '랑기페르(Rangifer)'로 바꾸었습니다.(그림 1)  
간혹 몇몇 별지도에서는 순록을 의미하는 학명인 타란두스(Tarandus)를 써서 '랑기페르 타란두스(Rangifer Tarandus)'로 표기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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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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