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6. 사분의자리(Quadrans Muralis)

2025. 2. 24. 15:17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사분의자리는 사라진 별자리지만 왠만한 공식 별자리보다 훨씬 유명한 별자리입니다. 
바로 매년 1월 초 발생하는 유성우에 '사분의자리 유성우'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분의자리는 목동자리(BOÖTES) 북쪽, 북두칠성의 꼬리 끝 부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림 1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7장에 등장하는 사분의자리 
목동의 머리위로 사분의가 보입니다. 

 

이 별자리는 프랑스 파리, 레콜 밀리테어(l’École Militaire) 천문대의 감독이었던 프랑스 천문학자 조제프-제롬 르프랑수아 드 랄랑드(Joseph Jérôme Lefrançois de Lalande, 1732~1807)가 1795년, 천문대 벽에 부착된 사분의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별자리 이름에 라틴어로 '벽'을 의미하는 '무랄리스(Muralis)'가 포함된 것은 이때문입니다. 

이 사분의는 랄랑드 본인과 랄랑드의 조카인 미쉘 르프랑수아 드 랄랑드(Michel Lefrançois de Lalande, 1766~1839)가 별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사분의입니다.  

랄랑드는 자신보다 40년 앞서 과학장비들로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어 유명해진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의 성과에 자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반구에 사분의자리를 놓음으로써 라카유의 전철을 따르고자 했습니다. 

사분의자리는 장 포르탱(Jean-Baptiste Fortin)의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eleste)> 1795년 판에 'Le Mural'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장 포르탱이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eleste)>를 처음 발행한 것은 1776년이었습니다. 
즉, 사분의자리는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eleste)> 2판에서부터 등장했던 것입니다. 
이 2판의 편집은 랄랑드와 랄랑드의 동료 피에르 메생(Pierre Méchain)이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부록으로 딸린 별목록은 첫판이 나온 이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별목록에는 사분의자리는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림 2
장 포르탱(Jean-Baptiste Fortin)의 <아틀라스 첼레스테(Atlas Celeste)> 1795년  판에 실린 사분의자리.
랄랑드는 1796년판 <꼬네상스 데 타(Connaissance des Temps)>에, 레콜 밀리테어 천문대에서 조카와 함께 수 만 개의 별을 기록하는데 사용한 사분의를 기념하기 위해 이 별자리를 만들었다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반경 244센티미터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이 사분의는 1774년 영국 기술자 존 버드(John Bird, 1709~1776)가 제작한 것입니다.  존 버드는 1750년 그리니치 천문대의 제임스 브래들리(James Bradley)를 위해 제작한 것과 똑같은 사분의를 만들어 레콜 밀리테어 천문대에도 납품하였습니다. 


랄랑드는 1796년, 프랑스 경도학회가 발행하는 천문력 <꼬네상스 데 타(Connaissance des Temps)>에 극점 주위의 별목록을 실었습니다. 
랄랑드는 이 별목록에 사분의자리에 속하는 별로 5등급에서 7등급의 별 아홉 개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밝은 별은 오늘날 별자리 기준으로 용자리 CL별(CL Draconis)로서 사분의자리 북쪽에 있는 별입니다. 
요한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의 우라노그라피아에서는 'k'로 라벨링 된 이 별은 밝기는 5등급이며 약간의 변광폭을 보이는 별입니다. 

보데는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서 이 별자리의 이름을 라틴어인 'Quadrans Muralis(콰드란스 무랄리스)'로 바꾸고 인근에 있는 다른 별자리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랄랑드가 원래 그린 것보다 크기도 약간 줄였습니다. (그림 1)

이 별자리에서 주기적인 유성우가 보인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1830년대입니다. 
이때만 해도 사분의자리는 별자리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이 너무나 희미하다보니 최종 88개 별자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결국 사분의자리는 유성우에만 이름을 남긴, 사라진 별자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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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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