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4. 북쪽파리자리(Musca Borealis)

2025. 2. 22. 12:53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양자리(ARIES) 북쪽을 차지하고 있던 북쪽파리자리(Musca Borealis)는 매우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별자리는 네덜란드의 천문학자이자 지도제작자였던 페트로스 프란키우스(Petrus Plancius, 1552~1622)의 천구의(1612)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천구의에 기록된 이 별자리의 이름은 아페스(Apes), 즉, '꿀벌'이었습니다. 

프란키우스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양자리를 기록하면서 양의 엉덩이 위에 있는 것은 묘사한 4등급에서 5등급 사이의 네 개 아모르포토이(αμορφωτοἰ)를 이용하여 이 별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1624년, 독일의 천문학자 야코프 바르트쉬(Jacob Bartsch, 1600-1633)는 이 별자리의 이름을 베스파(Vespa), 즉 '말벌'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부록 별목록에는 여전히 아페스(Apes)라는 이름이 남아 있었습니다. 

1687년,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1611~1687)는 <소비에스키의 창공(Firmamentum Sobiescianum)>에서 이 별자리의 이름을 무스카(Musca), 즉 '파리'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1세기 전, 네덜란드 항해가인 케이저와 드 후트만이 만든 동일한 이름의 별자리가 이미 남반구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벨리우스는 별지도 <소비에스키의 창공>에는 파리자리를 그려넣었지만 부록 별목록에는 별도의 별자리로 기록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 별자리를 기록하는 네 개 별 모두를 양자리 아래 기록하였습니다. 

이 별들은 오늘날 기준으로 양자리 33별, 35별, 39별, 41별입니다.  


그림 1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양자리부분
양의 엉덩이 위에 파리자리(Musca)가 보입니다.



요한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 역시 파리자리를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 포함히키긴 했지만 
양자리 경계 안에 위치시킴으로써 독립된 별자리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림 2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1장.
파리자리(Musca)는 양자리(ARIES)의 경계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별자리에 '북쪽(Borealis)'이라는 접두사가 달리게 된 것은 이보다 나중의 일입니다. 
이는 당연히 남반구의 파리자리와 구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북쪽파리자리라는 이름은 알렉산더 제이미슨(Alexander Jamieson, 1782~1850)이 1822년 발행한 <천체지도(Celestial Atlas)>에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별자리는 천문학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남반구의 파리자리(MUSCA)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습니다. 

백합자리(Lilium)

이처럼 복잡한 북쪽파리자리의 역사에 혼란을 더하는 것은 이 별자리를 만드는데 사용된 네 개의 별이 프랑스의 수학자 이냐스-가스통 빠하디(Ignace-Gaston Pardies, 1636~1673)에 의해 프랑스 왕가의 문장인 백합자리(Lilium)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별자리는 빠하디가 사망한 후 이듬해인 1674년, <쉽게 설명한 온하늘 보고서(Globi coelestis in tabulas planas redacti descriptio)>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별지도에 처음 등장합니다.(그림 3) 

이 책은 1693년에 재판까지 발행되었지만 백합자리 역시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흔적은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양자리 39별의 이름이 '북쪽의 백합'이라는 뜻의 'Lilii Borea(릴리 보레아)'로 불린다는 것입니다. 
이 이름은 프랑스 천문학자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가 1757년 발행한 <태양과 별 관측을 통해 확립된 최신 천문학 기초(Astronomiæ fundamenta novissimis solis et stellarum observationibus stabilita)>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림 3
이냐스-가스통 빠하디가 1674년 발행한 별지도에 그려진 백합자리(Lilium), 양의 엉덩이 위에 프랑스 왕가의 인장이 보입니다.   
빠하디는 이 별자리에 이름을 달지는 않았습니다. 
이 별자리에 릴리움(Lilium)이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달린 것은 이로부터 5년 후인 1679년 오귀스탱 롸예(Augustin Royer)가 발행한 천체도(Cartes du Ciel)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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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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