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5.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Sceptrum Brandenburgicum)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는 1688년, 독일 천문학자 고트프리트 키르흐(Gottfried Kirch, 1639~1710)가 소개한 별자리입니다. 

이 별자리는 프러시아 브란덴부르크를 기념하기 위한 별자리라고 하는데, 이보다는 이 지역을 통치한 영주이자 1688년 프러시아 군주가 된 프리드리히 3세(Frederick III)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별자리는 오리온(ORION)의 발치 근처, 에리다누스강(ERIDANUS)이 크게 꺾어지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처음 이 별자리는 남북으로 늘어선 4등급에서부터 6등급의 별 다섯 개로 구성되었었습니다. 
이 다섯 개의 별이 만든 단순한 일직선이 의전용 왕홀을 상징하고 있었죠. 

이 별자리는 1688년, 키르흐가 발행한 당시의 과학학술지 <악타 에루디토룸(Acta Eruditorum)>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참고로 '가르침'이라는 의미를 갖는 <악타 에루디토룸(Acta Eruditorum)>은 세계 최초의 과학저널로 평가받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별자리는 이후 거의 1세기 동안 무시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782년, 독일의 천문학자인 요한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의 대중적 별지도인 <천체소개(Vorstellung der Gestirne)>를 통해 다시 등장했습니다. 
보데는 <천체소개>에서 이 별자리를 '브란덴부르크의 왕홀(Der Brandenburgische Scepter)'로 표기했습니다. 

1801년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에서는 키르크가 사용한 라틴어 이름을 받아들여 '스켑트룸 브란덴부르기쿰(Sceptrum Brandenburgicum)'으로 표기를 바꾸고 별을 더 추가하였습니다. 

이처럼 요한 보데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지만 이 별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별자리는 명백한 정치적 산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이 별자리를 구성했던 별은 모두 에리다누스강자리의 별로 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가 있었던 흔적이 에리다누스강자리 53별에 남아 있습니다. 
이 별의 이름이 '왕홀'을 의미하는 스켑트룸(Sceptrum)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름은 이탈리아 천문학자 주세페 피아치(Giuseppe Piazzi, 1746~1826)가 1814년 발행한 <팔레르모 천체목록(Palermo Catalogue)>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3.9등급이 이 별은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었으며 키르흐의 원래 지도에는 'D'가 할당된 별이었습니다.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를 구성했던 나머지 네 개 별은 에리다누스강자리 46별, 47별, HR 1483, 에리다누스강자리 54별입니다. 

그림 1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8장에 등장하는 브란덴부르크의 왕홀자리 리본에 쓰여 있는 'FW III'이라는 표기는 1797년 프러시아의 왕이 된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Friedrich Wilhelm III)를 의미합니다. 왕홀 중간에 있는 별이 스켑트룸(Sceptrum)이라 불리는 에리다누스강자리 53별(53 Eridani)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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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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