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7. 솔리테어자리(Turdus Solitarius)

2025. 2. 25. 13:07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이 별자리는 1776년, 프랑스 천문학자 피에르-샤를 르 모니에(Pierre-Charles Le Monnier, 1715~1799)가 소개한 별자리로서 프랑스 한림원 학술논문(the Mémoires of the French Royal Academy of Sciences)을 통해 '솔리테어자리(Constellation du Solitaire)'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르 모니에는 이 별자리에 22개 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별자리의 주인공을 '인도와 필리핀의 새'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르 모니에는 인도와 필리핀의 솔리테어가 완전히 다른 새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솔리테어자리는 바다뱀자리(HYDRA) 꼬리 끝에 위치했으며, 머리는 천칭자리(LIBRA)의 남쪽 접시와 어색하게 겹쳐 있었습니다. 

르 모니에는 이 별자리를 프랑스의 천문학자 알렉상드르 기 핑그레(Alexandre-Guy Pingré)의 항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핑그레는 1761년, 금성의 태양면 통과 관측을 위해 인도양 로드리게스섬으로 향했고 관측에도 성공했습니다. 

아마도 르 모니에는 로드리게스 섬에 살았던 로드리게스 솔리테어(Rodrigues solitaire, 학명 : 페조파프스 솔리타리아 Pezophaps solitaria) 를 담아내려 했던 것 아닌가 합니다. 
로드리게스 솔리테어는 날지 못하는 도도새의 일종입니다. 
핑그레는 로드리게스 섬에서 이 새를 사냥하려 한 적이 있지만 결국 이 새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미 멸종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르 모니에의 별지도에 등장하는 새는 파란색 암컷 갯직박구리(지빠귀과에 속하는 바다직박구리)처럼 보입니다. 

프랑스 조류학자 마튀랭 자크 브리송(Mathurin Jacques Brisson)은 이 새를 '필리핀 솔리테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필리핀 솔리테어는 로드리게스 솔리테어와는 완전히 다른 새입니다. 
따라서 르 모니에가 이 별자리를 그릴 때, 르 모니에 자신이나 삽화를 그렸던 이브 마리 르 구아즈(Yves-Marie Le Gouaz)가 대상을 잘못 골라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솔리테어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3등급 별로서 가슴 아랫쪽에 위치합니다. 
르 모니에는 이 별에 감마(γ)를 할당했습니다. 
요한 바이어(Johann Bayer, 1572~1625)가 이전에 이 별을 전갈자리(SCORPIUS) 감마별로 할당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별은 이미 오래전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eos, 100~178)가 천칭자리에 포함시킨 별이었습니다. 
오늘날 이 별은 다시 천칭자리에 포함되었으며 현재는 천칭자리 시그마(σ)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한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는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서 이 별자리의 이름을 '투르두스 솔리타리우스(Turdus Solitarius)'로 변경하였습니다. 


그림 1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4장에 등장하는 솔리테어자리
솔리테어의 오른쪽 발 바로 앞에 'k'가 할당된 별이 보입니다. 
이 별은 바다뱀자리 58별인데, 한때 이곳에 솔레테어자리가 있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솔리테어(Solitaire)라는 이름이 명명되었습니다. 


또 다른 두 개 상징

영국의 과학자 토마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은 1807년 발행된 <자연철학과 기계예술에 대한 강의(A Course of Lectures on Natural Philosophy and the Mechanical Arts)>에 실린 별목록표에서 이 별자리의 이름을 '흉내지빠귀자리(the Mockingbird)'로 바꾸었습니다. 

또한 영국의 아마추어천문학자인 알렉산더 제이미슨(Alexander Jamieson, 1782~1850)은 1822년 발행한 자신의 <천체지도(the Celestial Atlas)> 27장에 같은 별자리를 담았습니다. 
다만 별자리 주인공은 올빼미(Noctua)로 바꾸고 르 모니에의 그림과는 반대 방향을 바라보도록 그렸습니다. 

제이미슨은 이집트 유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 형상이 별자리에 하나도 없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이미슨의 올빼미자리는 아마도 파라오의 수리부엉이와 같은 이집트의 올빼미를 그리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림은 이집트의 상형문자 풍을 따라 옆모습 전체를 보여주면서도 얼굴은 앞을 똑바로 응시하는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림 2
알렉산더 제이미슨의 <별지도(the Celestial Atlas, 1822)> 27장에 등장하는 올빼미자리(Noctua)
제이미슨은 올빼미 머리를 처녀자리 남쪽을 향하도록 오른쪽으로 바꾸어 천칭자리 다음에 좀더 자연스럽게 배치하였습니다. 


미국의 대중 천문학자 엘리자 H. 뷰릿(Elijah H. Burritt, 1794~1838)은 자신의 별지도 <하늘의 지리학(The Geography of the Heavens)>에서 제이미슨이 그린 올빼미자리 형상을 똑같이 그려 담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별자리는 더 이상 널리 퍼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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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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