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4장 - 사라진 별자리 14. 인쇄공장자리(Officina Typographica)

2025. 3. 6. 12:27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그림 1
요한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8장에 등장하는 인쇄공장자리는 인쇄 작업장을 묘사한 별자리입니다. 

 

인쇄공장자리는 요한 보데(Johann Elert Bode, 1747~1826)가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를 통해 선보인 별자리로서 요하네스 구텐베르그(Johannes Gutenberg)에 의해 발명된 이동형 인쇄기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별자리입니다. 

인쇄공장자리는 고물자리(PUPPIS) 북쪽으로, 큰개자리(CANIS MAJOR)외뿔소자리(MONOCEROS) 사이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인쇄공장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오늘날의 고물자리 16별입니다. 
보데가 대문자 C를 라벨링한 4.4등급의 이 별은 인쇄기기의 아랫부분에 자리잡은 별이었습니다. 

우라노그라피에 그려진 인쇄공장자리는 이동가능한 식자용 막대와 인쇄용 종이를 누르는데 사용되는 네 개의 창을 낸 접이식 나무틀, 인쇄할 종이를 놓아두는 팀판 및 두 대의 잉크통 받침대와 뒤쪽에 쌓아둔 종이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림 1)
아래 그림은 보데가 이 별자리를 그릴 때 참고했을 것으로 보이는 17세기 인쇄과정을 그린 판화입니다. 

 




그림 2
1636년부터 1680년까지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한 네덜란드 판화가 아브라함 반 비르트(Abraham van Weerdt)의 '인쇄공의 작업실' 목판화. 
뒤쪽으로는 손으로 활자를 정렬하고 있는 식자공이 보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사내는 잉크를 먹인 활자를 두드리고 있고 그 옆에 있는 사람은 팀판에서 내용이 인쇄된 종이를 떼어내어 앞쪽에 쌓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보데 스스로 밝혔듯, 인쇄공장자리에 대한 생각은 1798년 8월 독일 고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프랑스 천문학자 랄랑드(Joseph Jérôme Lefrançois de Lalande, 1732~1807)를 만났을 때 떠올랐다고 합니다. 
당시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 제작 작업은 15장까지 완성된 상태였습니다. 

랄랑드는 남은 부분에 새로운 별자리를 채울 수 있는 빈공간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가 발명한 열기구를 기념하는 열기구자리(Globus Aerostaticus)를 새로운 별자리로 제안했습니다.  
이에 보데도 인쇄기 발명을 기념할 수 있는 새로운 별자리를 제안한 것입니다. 
이렇게 독일과 프랑스의 발명품을 기념하는 인쇄공장자리와 열기구자리가 탄생했습니다. 

두 별자리 모두 1801년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이후 두 별자리는 여러 별지도에 지속적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공식 별자리에 채택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이 별자리를 만들고자 한 동기가 지나친 국가주의로 평가된 것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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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공식 88개 별자리에 해당하는 별자리는 라틴어 철자를 대문자로 표기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소문자 혼용으로 표기하였습니다. 
2.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3.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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