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23 서호주 일식 여행기(23)
-
서호주 일식 여행 17 - 에코 리트리트(Eco Retreat)에 안착하다.
톰 프라이스를 벗어나는데 거대한 차량의 통과를 알리는 호송차량이 지나갔다. OVERSIZE 팻말을 부착한 호송차량이 지나가면 길 한켠으로 벗어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이미 사전에 알고 있었던 터였다. 골든 아웃백(Golden Outback)이라 불리는 서호주 내륙은 대규모 탄광산업으로 인해 거대한 채굴용 장비들이 자주 왔다갔다 한다고 했다. 길 한켠으로 벗어나 얼마나 큰 차가 지나가는지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정말 어마어마한 차가 지나가더라는. 오늘의 숙소는 에코 리트리트(Eco Retreat).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에 있는 친환경관광(Ecotourism)을 표방하는 숙소이다. 전기는 물론 물도 공급되지 않는 Unpowered Site에서 2박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에코 리트리트에 가기 전에 반..
2023.09.30 -
서호주 일식 여행 16 - 터져버린 타이어
2023년 4월 21일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서호주에서도 오지로 평가받는 카리지니에 들어가는 날이다. 엑스머스에서 카리지니 첫 번째 숙소인 톰 프라이스까지 570킬로미터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글 네비게이션 기준으로 7시간, 속도를 마냥 낼 수 없는 우리 기준으로는 9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최대한 일찍 출발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직 아무도 깨지 않은 엑스머스 골프클럽에서 조용히 아침을 챙겨 먹고 조용히 자리를 정리했다. 출발하기 전 화장실에 가는데 골프클럽 직원 분이 보였다. 처음에 우리를 맞아주시고 여러가지로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이다. 감사와 작별의 인사를 드렸다. 가슴에 뭉클함이 느껴졌다. 아침 7시 20분. 오늘의 여정을 시작했다. 2023년 4월 21일, 아침 브리핑 한..
2023.09.28 -
서호주 일식 여행 15 - 빛의 향연
2023년 4월 20일 아침 6시 30분.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 엑스머스 하늘에 해가 떠올랐다.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태양빛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이미 바닷가에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엑스머스 골프클럽 주차장 정문은 바닷가로 이어진 길목에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바다로 나가는 차들이 종종 보였다. 마음이 급해졌다. 나도 나가서 빨리 자리를 잡아야겠다 싶었다.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안쥔마님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가져다 주기로 했다. 해변이 가까우니 여러가지로 참 편했다. 해변으로 들어오는 길목 양쪽에 큰 모래 둔덕이 있었다. 그 중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가 드넓게 내려다보였다.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 문제는 바람이 너무나 강하게 분다는 것이었다. 강한 ..
2023.09.28 -
서호주 일식 여행 14 - 약속의 땅, 엑스머스(Exmouth)
날이 밝을 때까지 한 번도 안 깨고 잘 잤다. 아침이 되자, 어제는 어두워서 잘 볼 수 없었던 Big4 Plantation Caravan Park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독특한 규칙이 있었다. 하수구가 따로 없고 허드렛물은 그냥 잔디밭이나 나무에 버리라고 되어 있었다. 캠핑카에 물을 채울 수 없다는 규정도 있었다. 그러고보면 서호주에서 만난 오토캠핑장은 저마다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캠핑장에 머무는 것도 재미난 경험이었다. 물론 화장실과 샤워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공통점은 한결 같았다.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했다. 엑스머스까지의 거리가 360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나절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다. 한편 어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신 정의완 선생님 가족은 아침부터 서두르셨다..
2023.09.27 -
서호주 일식 여행 13 - 아찔했던 밤운전
2023년 4월 18일 화요일. 엑스머스(Exmouth) 일식을 이틀 앞둔 날이다. 애초에 엑스머스에서 숙소를 구할 수 없었던 나는 엑스머스에서 360킬로 남쪽에 있는 카나본(Carnarvon)에 숙소를 구해 놓은 상태였다. 카나본의 카라반 파크 역시 일식 특수를 맞아 최소 이틀 숙박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래서 18일과 19일 밤, 그러니까 일식이 있는 날 아침까지 카나본에 있다가 여차하면 20일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엑스머스까지 360킬로를 내달려 올라갈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2023년 2월, 서호주 관광청에서 엑스머스에 임시 숙소를 개설한다는 소식이 왔다. 엑스머스 골프클럽 주차장을 일식 관광객을 위해 오픈한다는 얘기였다. 전기를 제공해 줄 순 없지만 깨끗한 샤워실과 화장실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이..
2023.09.25 -
서호주 일식 여행 12 - 제럴턴(Geraldton)에서의 하루
세르반떼스에서 식사를 마치고 제럴턴을 향해 달렸다. 남은 거리는 231킬로미터, 예상시간은 세 시간 정도. 광활한 서호주 대륙 풍경이 계속 이어졌고 이따금 한가로운 목장 풍경이 나타나곤 했다. 오후 4시 50분, 드디어 서호주 중부의 항구도시 제럴턴(Geraldton) 숙소에 도착했다. 제럴턴에 마련한 숙소는 빅4 선셋 비치 홀리데이 파크(Big4 Sunset Beach Holiday Park)였다. 캠핑장 리셉션이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고 하여 시간 내에 도착하려고 노력했고 간신히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게 첫 번째 경험이었던 것 같다. 호주에서는 칼퇴근이 아니라 조기 퇴근이 일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난감했다. 그냥 이렇게 문을 닫아 버리면 뭘 어쩌라는 거..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