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23 서호주 일식 여행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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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일식여행 5 - 고명식과 선입견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났다. 잠을 충분히 잘 자서 그런지 몸이 가뿐했다. 호주에 입국한 다음날 하루는 온전히 퍼스 관광에 쓰기로 했다. 이제 캠핑카를 끌고 퍼스를 벗어나면 도시를 만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운전석 방향이 반대인 호주의 도로상황을 익혀야 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산 소시지와 올리브로 아침을 챙겨먹고 9시경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퍼스 풍경은 어제와는 사뭇 달랐다. 퍼스의 가게들은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저녁 일찍 문을 닫는 것 같다. 가까운 카페부터 손님이 제법 많았다. 윌리엄 스트리트를 따라 퍼스의 다운타운으로 이어지는 헤이스트리트까지 걸었다. 모든 길들에 활력이 넘쳐났다. 좁은 길목길목마다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있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새삼 사람 사는 곳은 다 ..
2023.05.23 -
서호주 일식여행 4 - 지도로 뛰어들기
2023년 4월 3일. 출발을 일주일 앞둔 월요일.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를 걷다가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보름달이 어여쁘게 걸려 있었다. '달이 꽉 찼으니 이제 곧 그믐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그믐이 된 달은 해를 만나게 되겠지. 해와 달이 만나는 그곳에 나도 있을 것이다.' 마치 내가 해와 달의 가족이 된 것처럼 뿌듯했다. 2023년 4월 10일 19시. 두 개의 케리어 가방과 소형 망원경 가방 하나, 촬영장비가 든 배낭 하나, 여권과 지갑을 넣은 밸트을 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는 예고된 23시 45분에 출발했다. 호주로 가는 노선에 난기류가 많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퍼스로 가는 비행기는 제법 많이 흔들렸다. 또 그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안전벨트 표시등..
2023.05.23 -
서호주 일식여행 3. - 캠핑카 렌트가 필요할까?
1. 캠핑카 렌트가 필요할까? 서호주 개기일식 여행을 마음 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은 2023년 4월 20일, 엑스머스(Exmouth)에 숙소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모두 매진된 상태였고 아직 예약이 개시되지 않은 몇몇 숙소는 너무나 비쌌다. 따라서 나의 렌트카 선택은 자연스럽게 캠핑카로 귀결되었고 이후 숙소로는 오토 캠핑장만 찾아보게 되었다.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캠핑카 대여업체는 마우이(MAUI)와 아폴로(APOLLO)라고 한다. 그래서 이 두 개 업체의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캠핑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우이 홈페이지 : https://www.maui-rentals.com/au 아폴로 홈페이지 : https://www.apollocamper.com 하지만 워낙 캠핑카에 대해 아는 게 ..
2023.05.19 -
서호주 일식여행 2 - 숙소준비 : 호주의 숙소 바가지
서호주에 관련된 여행정보를 찾을 때 가장 큰 인상을 남기는 건 '대자연'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사막, 캥거루와 에뮤를 비롯한 야생동물들, 별이 가득찬 밤하늘 등. 때묻지 않은 대자연이 있기에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아웃도어 레저/스포츠의 천국이라는 인상이 따라붙고 '모험'이라는 인상이 그 다음을 잇는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척박함', '위험', '연락두절'과 같은 부정적 인상이 따라붙는데, 사람이 부정적인 일에 더 민감하다고 나 역시 위험한 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신경을 잔뜩 써야 했다. 당연히 가장 첫 번째로 신경써야 할 일은 '숙소'였다. 1. 숙소 - 호주의 숙소 바가지 개기일식을 6개월 남겨둔 2022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숙소나 카라반 ..
2023.05.18 -
서호주 일식여행 1 - 그 하늘과 그 태양, 그 달을 향한 여정의 시작
글을 쓰며 사는 삶은 삶 자체가 슬럼프다. 글이 안 써지면 안 써지기 때문에 자리에 붙어 있어야 하고 써지면 써지기 때문에 자리에 붙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글이 써져도 그 글이 과연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지 확신조차 없다. 그래서 삶 자체가 슬럼프가 되고 방 자체가 감옥이 되고 나란 존재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난 지금의 삶이 좋다.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내가 선택한, 나를 위한 삶이기 때문이다. 2022년 4월 24일. 퍼뜩 '개기일식' 생각이 들었다. 2019년 7월 칠레 아타카마에서 만났던 그 개기일식. 이후 모든 개기일식을 쫓아다닐거라 다짐했지만 세상의 국경이 잠기며 가지 못했던 그 개기일식. 그러나 세상은 이미 포스트 팬데믹에 접어들고 있었고 국경이 열리고 있었다. 그래! 개..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