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23 서호주 일식 여행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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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일식 여행 23 - 여행의 마침표
1. 싱가폴 단상 2023년 4월 29일 이른 아침 퍼스 공항을 떠났다. 그리고 29일과 30일, 1박 2일 동안 싱가폴 구경을 했다. 싱가폴 거리를 걸을 때는 마음이 편했다. 왜 싱가폴 거리는 편하게 느껴졌던 걸까? 호주에서는 불편했던 걸까?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이유를 나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답은 익명성이었다. 덩치나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배경으로 숨어들 수 있다는 것. 그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준 것 같았다. 벌써 25년 전 이야기지만 싱가폴에 대한 기억이 하나 있다. 대학생 때였다. 어떤 수업에서 조별 토론을 하는데 조원 하나가 최근에 싱가폴을 다녀왔다면서 싱가폴의 공공질서와 깨끗한 거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그 말에 다음과..
2023.10.05 -
서호주 일식 여행 22 - 호둥이와의 작별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오랜만에 느긋한 아침잠을 잤다. 이젠 더 이상 오래 달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동안 서호주 여행을 함께 했던 캠핑카 호둥이를 반납하는 날이다. 간밤에 짐을 정리하면서 쓰레기로 버릴 짐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쓰레기를 모두 버리고 뒷자리를 원래의 소파 스타일로 바꾸었다. 바닥도 깨끗이 청소하고 전기선과 상하수도 호스도 깨끗하게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라면과 참치캔, 김치통조림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샤워를 했다. 옷을 갈아입고 여행가방을 완벽하게 챙긴 후 캠핑장을 나섰다. 프리맨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프리맨틀 감옥으로 갔다. 더이상 감옥이 아닌 이런 저런 전시관으로 운영되는 프리맨틀 감옥 투어는 인터넷 상에서 평이 너무 좋았다. 특히 우리말 오디오 가이드도..
2023.10.05 -
서호주 일식 여행 21 - 대자연의 끝자락
이제 여정이 끝자락에 이르렀다. 오늘은 동가라(Dongara)까지, 그리고 내일은 퍼스까지 총 900여 킬로미터의 여정이 예정되어 있다. 동가라에서 하루 숙박을 잡은 이유는 볼거리가 목적이 아니라 그저 남은 여정의 딱 중간지점이었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올라오는 여정에 칼바리 국립공원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지나지 않은 길이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밀밭이 제법 포근한 느낌을 주는 도로였다. 차에 기름을 넣어야 해서 때마침 나타난 주유소에 들렀다. 허름한 주유소의 모습도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에 그저 허름하기만 한 풍경도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주인 아저씨가 나이가 많이 들은 할아버지던데 사지는 않았지만 이 할아버지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어떤 맛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3.10.04 -
서호주 일식 여행 20 - 바다와 바다와 바다
2023년 4월 25일, 오늘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현충일인 앤잭데이(ANZAC, Australia New Zealand Army Corps)이다. 작년 이맘 때 서호주에 오기로 마음 먹고 호주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궁금해서 abc 뉴스를 시청했었다. 그날 본 뉴스가 앤잭데이 뉴스였다. 일년 전에 영상에서 본 그 앤잭데이를 현장에서 맞게 되어 감개무량했다. 오늘은 아침식사를 숙소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코랄 베이(Coral Bay)에 가서 하기로 했다. 코랄 베이는 우리가 올라오는 길에 일식 특수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들어가지 못했던 곳이다. 어차피 내려가는 길에 있으니 그 유명한 코랄 베이에 들러 바다도 구경하고 아침식사도 하기로 했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코랄 베이에 도착했다. 코랄 베이는 ..
2023.10.03 -
서호주 일식 여행 19 - 가장 독특했던 캠핑장, 불라라 스테이션 스테이
2023년 4월 24일 월요일. 오늘부터 귀향길이 시작된다. 오늘은 카리지니에서 서부 해안으로 되돌아나오는 장거리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톰 프라이스에 들려 스페어 타이어를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둘렀다. 아침 7시가 되지 않은 이른 시간에 에코 리트리트에서 출발했다.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에코 리트리트에서 빠져나가는 3킬로미터의 비포장도로였다. 들어올 때처럼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조심조심 빠져나왔다. 포장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차에서 내려 타이어 이상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었다. 마음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모른다. 이젠 절대 비포장 도로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톰 프라이스를 향해 나오는 길에 철도 건널목에서 신호에 걸렸다. 대규모 ..
2023.10.02 -
서호주 일식 여행 18 - 협곡과 만찬과 미리내
에코 리트리트의 아침이 밝았다. 호둥이를 몰고 들어온 길은 일방통행이었다. 내일 퇴실할 때 호둥이가 지나가야 할 길을 미리 살펴볼 겸 사이트 주변과 캠핑장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에코 리트리트는 여러 유형의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잡은 Unpowered Site를 제외한 모든 숙소는 캐빈형인데 가장 간단한 캐빈형 숙소가 1박당 약 15만원으로 비교적 비싼 축에 속했다. 이에 반해 Unpowered Site는 4만원이 되지 않았다. 전기는 물론 물도 제공되지 않으니 당연한 가격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더 싸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사이트가 널찍널찍하고 서로 상당한 거리를 벌리고 있는 건 참 좋았다. 이건 Delux Eco Tent 라는 유형의 숙소이다. 전기와 개별 화장..
202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