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2023 서호주 일식 여행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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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일식 여행 11 - 피너클스 사막의 장관
2023년 4월 16일. 오늘은 세월호 9주기이다. 세월호 사건은 나를 여러모로 변화시킨 사건이다. 아침에 눈을 떠 잠시나마 세월호 아이들을 위한 마음의 기도를 올렸다. 주말이 끝나는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레지포인트 캠핑장을 가득 메웠던 캠핑카들이 줄줄이 캠핑장을 떠났다. 모든 캠핑카가 퍼스를 향해 남쪽으로 차를 돌렸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반대인 북쪽으로 향했다. 일상을 완전히 제껴버린 여행자만의 특권이었다. 오늘부터는 퍼스 도시권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북쪽으로 올라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석회암 기둥으로 유명한 피너클스 사막(Pinnacles Desert)을 들른 후 세르반테스(Cervantes)에서 점심을 먹고 제럴턴(Geraldton)까지 312킬로미터 거리의 여정이 오늘의 여정이다. 2023년 4월 ..
2023.09.22 -
서호주 일식여행 10 - 레지포인트 : 서호주 밤하늘 맛보기
얀챕 국립공원 탐방을 마치고 레지포인트로 가는 길은 서호주 고속도로를 본격적으로 접하는 길이기도 했다. 이 사진은 휴게소 표지판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삐까번쩍한 휴게소는 아니다. 벤치와 탁자가 있는 빈터 정도로 보면 되고 한 달에 한 번은 관리하지 않을까 싶은, 그렇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더럽지 않은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재미있는 건 그런 빈터에도 쓰레기통이 칼같이 놓여져 있었다는 것이다. 쓰레기통이 없는 나라에서 와서 그런지 이 쓰레기는 누가 수거하지? 이래갖고 분리 수거는 할 수 있겠나? 얘네들 분리 수거를 하긴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캥거루 출몰을 알리는 이 표지판을 봤을 때만 하더라도 캥거루라곤 얀챕 국립공원에서 만난 캥거루가 전부였기 때문에 표지판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하..
2023.09.03 -
서호주 일식여행 9 - 란셀린 쿼드 바이크 투어
개기일식 여행은 하늘이 일정을 정하는 여행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여행적기와는 어긋나기 마련이다. 그게 나같은 별쟁이에게는 아무문제도 안 되지만 안쥔마님에게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 머나먼 칠레나 서호주에 큰 비용을 들여 다녀오면서 좋다는 여름(대한민국의 겨울)이 아닌 늦가을이나 겨울에 간다는 건 이해못할 일인 것이다. 그래서 예전 칠레도 그렇고 이번 서호주도 그렇고 여행 초반에 안쥔마님을 위한 일정을 넣었다. 예전 칠레 여행의 발파라이소 와인투어가 그랬고, 이번 서호주 여행에서 선택한 것은 란셀린에서의 4륜 바이크 투어였다. 란셀린(Lancelin)은 숙소가 있는 레지포인트에서 북쪽으로 12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거대한 모래언덕(사구, Sand Dunes)이다. 해안선의 후퇴와 함께 인도양에..
2023.09.02 -
서호주 일식여행 8 - 얀쳅 국립공원 : 본격적인 여행 시작
간밤에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하지만 모터홈 안은 제법 아늑했다. 이불 안에 핫팩을 넣고 자서 춥지도 않았다. 파란 하늘과 햇살이 아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서 그런지 유독 맑아진 공기에 허파꽈리 하나하나가 다 느껴지는 듯 했다. 어제 먹다 남은 양갈비에 구운빵과 햄으로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배를 채우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자 날씨도 더 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 밤 숙소는 레지 포인트 홀리데이 파크(Ledge Point Holiday Park). 총 이동 거리는 140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운전 미숙으로 프리맨틀 일정을 제외하고 보니 시간은 물론 마음도 여유로운 하루가 될 것 같았다. 구글 지도를 열어 도심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퍼스 외곽으로 돌아가는 ..
2023.08.31 -
서호주 일식여행 7 - 내 인생 첫 오토 캠핑장
여행을 하다보면 수많은 이름을 만난다. 동일한 대상을 나라나 지역에 따라 달리 부르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오토캠핑장이 그랬던 것 같다. '오토 캠핑장'이라는 단어는 그저 예전부터 내가 알고 있는 단어일 뿐 호주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호주에서는 주차장을 'Car Park'라고 불렀다. 'Auto'라는 말대신 'Car'가 쓰인다는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뭔가 올드한 느낌이랄까? 구글 지도나 구글 어스에서 오토 캠핑장을 검색할 때는 Caravan Park라는 단어를 썼다. 실제 지도나 관광 안내문과 같은 공식 문서에도 Caravan area, Caravan & Campgroud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Caravan'이라는 단어가 오토 캠핑장을 뜻하는 대표 단어인 것 같았다. 사기업 수준에서는..
2023.06.03 -
서호주 일식여행 6 - 내 인생 첫 캠핑카 호둥이.
아침 8시에 일어나 남은 소시지와 치폴라테, 분다버그로 아침을 챙겨먹었다. 오늘은 드디어 호주 로드트립을 함께할 캠핑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어제 저녁에 이미 짐을 다 챙겨놓은 터라 아침은 한결 여유로웠다. 9시 40분에 체크아웃 하고 호텔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공항 인근, 16 Aitken Way에 있는 렛츠고 모터홈 렌트카 회사로 향했다. 잠시 후 할머니 한 분이 나와 우리 앞에 도착한 한 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렌트를 진행했다.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화기애애하게 나눈 후 직원 할머니는 서류를 챙겨들고 손님들은 베낭을 챙겨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이제 내 차례였다. 잠시 후 또다른 직원이 한 분 들어왔다. 역시 할머니 직원이었다. 서호주에서 본 독특한 모습 중 하나는 일을 하는 할머니들이 많았..
202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