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과 하늘의 이야기(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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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C 6826 - 빛의 메아리
맥동변광성(Pulsating Variable Star)이란게 있습니다. '변광'이란 '빛이 변함'을 의미하고, '맥동'이란 일정한 주기의 움직임을 의미하니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별'이라는 뜻입니다. 맥동변광성으로 잘 알려진 유형의 별이 '세페이드 변광성(Cepheid Variables)'이죠. 1784년 존 구드릭(John Goodricke)이라는 영국 천문학자가 케페우스자리 델타별의 밝기가 변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하면서 이후 주기적인 변광을 보이는 별들을 '세페이드 변광성'이라 했습니다. 이후 변광주기가 훨씬 짧고 밝기도 훨씬 낮은 변광성들이 구분되면서 거문고자리 RR형이라는 유형이 추가되었습니다. 이 별들의 밝기 변화주기가 절대 밝기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규명되면서 천체의 거리 측정 범위가 ..
2023.10.18 -
북극성(Polaris) - 주목받는다는 것
북쪽 하늘은 언제나 볼 수 있는 하늘입니다. 그 하늘에 북극성이 있습니다. 430광년 거리에서 지구의 북극점을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죠. 북반구에 사는 모든 별지기들은 관측 시작 전에 북극성을 만납니다. 극축 정렬 때문인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북극성은 대개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는 별이죠. 안녕하세요. 관측 왔습니다. 그 동안 잘 지내셨죠? 그리고 대충 정렬한 망원경과 파인더를 확실하게 정렬합니다. 그러면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하죠. 정렬이 망가지지 않는 한 북극성을 다시 찾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된다는 건 북극성에게 작별 인사를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제 다른데 구경 가겠습니다. 혹시 인사 못드리고 가도 양해해 주세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데 가지 않고 북..
2023.10.18 -
서호주 일식 여행 23 - 여행의 마침표
1. 싱가폴 단상 2023년 4월 29일 이른 아침 퍼스 공항을 떠났다. 그리고 29일과 30일, 1박 2일 동안 싱가폴 구경을 했다. 싱가폴 거리를 걸을 때는 마음이 편했다. 왜 싱가폴 거리는 편하게 느껴졌던 걸까? 호주에서는 불편했던 걸까?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이유를 나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답은 익명성이었다. 덩치나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배경으로 숨어들 수 있다는 것. 그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준 것 같았다. 벌써 25년 전 이야기지만 싱가폴에 대한 기억이 하나 있다. 대학생 때였다. 어떤 수업에서 조별 토론을 하는데 조원 하나가 최근에 싱가폴을 다녀왔다면서 싱가폴의 공공질서와 깨끗한 거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그 말에 다음과..
2023.10.05 -
서호주 일식 여행 22 - 호둥이와의 작별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오랜만에 느긋한 아침잠을 잤다. 이젠 더 이상 오래 달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동안 서호주 여행을 함께 했던 캠핑카 호둥이를 반납하는 날이다. 간밤에 짐을 정리하면서 쓰레기로 버릴 짐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쓰레기를 모두 버리고 뒷자리를 원래의 소파 스타일로 바꾸었다. 바닥도 깨끗이 청소하고 전기선과 상하수도 호스도 깨끗하게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라면과 참치캔, 김치통조림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샤워를 했다. 옷을 갈아입고 여행가방을 완벽하게 챙긴 후 캠핑장을 나섰다. 프리맨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프리맨틀 감옥으로 갔다. 더이상 감옥이 아닌 이런 저런 전시관으로 운영되는 프리맨틀 감옥 투어는 인터넷 상에서 평이 너무 좋았다. 특히 우리말 오디오 가이드도..
2023.10.05 -
서호주 일식 여행 21 - 대자연의 끝자락
이제 여정이 끝자락에 이르렀다. 오늘은 동가라(Dongara)까지, 그리고 내일은 퍼스까지 총 900여 킬로미터의 여정이 예정되어 있다. 동가라에서 하루 숙박을 잡은 이유는 볼거리가 목적이 아니라 그저 남은 여정의 딱 중간지점이었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올라오는 여정에 칼바리 국립공원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지나지 않은 길이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밀밭이 제법 포근한 느낌을 주는 도로였다. 차에 기름을 넣어야 해서 때마침 나타난 주유소에 들렀다. 허름한 주유소의 모습도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에 그저 허름하기만 한 풍경도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주인 아저씨가 나이가 많이 들은 할아버지던데 사지는 않았지만 이 할아버지가 만드는 샌드위치는 어떤 맛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23.10.04 -
서호주 일식 여행 20 - 바다와 바다와 바다
2023년 4월 25일, 오늘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현충일인 앤잭데이(ANZAC, Australia New Zealand Army Corps)이다. 작년 이맘 때 서호주에 오기로 마음 먹고 호주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궁금해서 abc 뉴스를 시청했었다. 그날 본 뉴스가 앤잭데이 뉴스였다. 일년 전에 영상에서 본 그 앤잭데이를 현장에서 맞게 되어 감개무량했다. 오늘은 아침식사를 숙소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코랄 베이(Coral Bay)에 가서 하기로 했다. 코랄 베이는 우리가 올라오는 길에 일식 특수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들어가지 못했던 곳이다. 어차피 내려가는 길에 있으니 그 유명한 코랄 베이에 들러 바다도 구경하고 아침식사도 하기로 했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코랄 베이에 도착했다. 코랄 베이는 ..
202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