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75. 큰부리새자리(TUCANA)

소유격 표기 : Tucanae
약어 표기 : Tuc
별자리 크기 순위 : 48번째.
기원 : 케이저와 드 후트만이 만든 12개 남반구 별자리 중 하나.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큰부리새자리, 거취조(巨嘴鳥)

큰부리새자리는 네덜란드의 항해가 피터 디르크스준 케이저(Pieter Dirkszoon Keyser, 1540~1596)와 프레데릭 드 후트만(Frederick de Houtman, 1571~1627)이 16세기 말에 만든 12개 남반구 별자리 중 하나입니다. 
이 별자리는 거대한 부리를 가진 남아메리카의 새를 상징합니다. 

1598년, 네덜란드 지도제작자인 페트로스 프란키우스(Petrus Plancius, 1552~1622)는 이 별자리를 처음으로 천구의에 묘사하면서 큰부리새(Toucan)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이어(Johann Bayer, 1572~1625)도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서 이를 그대로 수용하였습니다. 

그림 1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큰부리새자리

 

하지만 드 후트만 본인은 1603년 기록한 별목록에서 이 새는 인도까치이며, 인도에서는 '랑'이라 부른다고 기록했습니다. 
또한 드 후트만은 이 새를 큰부리새가 아닌 동인도와 말레이시아 지역 토종의 큰 몸통을 가진 새와 유사한 알락검은코뿔새(the Oriental pied hornbill, 학명 : Anthracoceros albirostris)로 묘사했습니다. 

드 후트만의 기록으로 추정해보건대 이 별자리를 만든 사람은 케이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케이저야말로 동인도 항해를 떠나기 전에 이미 남아메리카를 탐험한 경험이 있으며 그곳에서 큰부리새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드 후트만의 목록을 기반으로 하는 빌럼 얀손 블라우(Willem Janszoon Blaeu)의 천구의(1603)와 같은 별지도의 묘사를 보면 이 새는 큰부리새를 닮았다기보다는 부리위에 투구를 쓴 듯한 코뿔새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플란키우스와 바이어가 그린 큰부리새 형상이 오늘날의 별자리 그림으로 살아남았습니다. 

큰부리새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부리 끝을 장식하고 있는 2.8등급의 큰부리새자리 알파(α)별입니다. 
2024년 9월 19일, IAU는 이 별의 이름을 '랑 엑스터(Lang-Exster)'로 명명하였습니다. 
여기서 '랑'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어로 '코뿔새'를 의미하며, '엑스터'는 네덜란드어로 '까치'를 의미합니다. 

큰부리새자리47 구상성단 (47 Tucanae)

큰부리새자리에는 이 별자리를 주목하게 만드는 두 개 특별한 천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천체는 큰부리새자리47 구상성단입니다. 
이 구상성단은 밤하늘을 통틀어 두 번째로 눈에 띠는 구상성단으로서 너무나 밝게 보이다보니 마치 별처럼 분류번호를 할당받은 천체입니다. 
별에 숫자를 붙이는 명명 방식은 플램스티드명명법(Flamsteed numbers)입니다만 큰부리새자리47은 플램스티드명명법에 의해 할당된 번호가 아닙니다. 
이 번호는 1801년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와 함께 발행된 요한 보데의 별목록 <별의 개요 및 소개(Allgemeine Beschreibung und Nachweisung der Gestirne)>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큰부리새자리47 구상성단은 케이저와 드 후트만에 의해 처음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은 이 천체가 구상성단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요한 바이어는 1603년 발행한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에서 큰부리새자리47을 큰부리새의 발톱 바로 아래에 있는 물뱀의 똬리에 놓았습니다.(그림 1 참고)  

큰부리새자리47이 보통 별과 달리 성운기가 있다는 것은 이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후 프랑스 천문학자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에 의해 처음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라카유는 이 별에 어떤 번호도 달지 않았으며 그저 성운기가 있다는 의미의 'neb'이라는 표기만 달았습니다. 

두 번째로 눈길을 끄는 천체는 소마젤란 은하입니다. 우리은하 미리내의 두 위성은하 중 하나인 소마젤란 은하는 오래된 별지도에 누베꿀라 미노르(Nubecula Minor)라는 표기로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큰부리새자리47 구상성단과 소마젤란은하는 원래 물뱀자리(HYDRUS)에 있는 천체였습니다. 
그런데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가 남반구 하늘을 재편성하면서 큰부리새자리 영역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림 2 요한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20장에 등장하는 큰부리새자리.  큰부리새 꼬리 뒤로 'NUBECULA MINOR(누베꿀라 미노르)'가 보입니다. 바로 소마젤란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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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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