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2. 10:10ㆍ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Arae
약어 표기 : Ara
자리 크기 순위 : 63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θυμιατήριον(튀미아테리온)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제단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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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제단자리 |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이 신에게 제물을 바칠 때 항상 등장하는 소품이 제단이기 때문에 제단자리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단자리의 제단은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276~194BC)와 마닐리우스(Marcus Manilius)에 따르면 이 제단은 타이탄과의 전쟁을 앞둔 올림포스 신들이 결속을 맹세한 제단이라고 합니다.
'티타노마키아(Titanomachy)'라고 알려진 이 전쟁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당시 우주의 지배자는 12 타이탄 중 하나인 크로노스(Cronus)였습니다.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누스(Uranus)를 물리치고 왕좌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런 크로노스 역시 자신의 아들에 의해 축출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습니다.
크로노스는 신탁 실현을 저지하기 위해 아이가 태어나는 족족 삼켜버렸습니다.
헤스티아(Hestia)와 데메테르(Demeter), 헤라(Hera)와 하데스(Hades), 포세이돈(Poseidon)이 모두 크로노스가 삼켜버린 자식들입니다.
크로노스의 아내 레아는 더 이상 아이들이 먹혀버리는 꼴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태어난 아이를 크레타 섬에 있는 딕테산 동굴에 은닉시키고 남편 크로노스에게는 아이라고 속여 돌덩이를 대신 집어 삼키게 했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부지한 아이가 바로 제우스입니다.
크레타 섬에서 제우스는 안전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어른이 된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궁전으로 찾아가 크로노스가 삼킨 아이들을 토해내게 만들었습니다.
제우스는 되살아난 형제들과 제단을 세워 냉혹한 아버지 크로노스와 그 일족인 타이을 몰아낼 것을 맹세하였습니다.
티타노마키아 (Titanomachy) - 타이탄과 올림포스 신들의 전쟁
오트뤼스 산의 아틀라스(Atlas)가 이끄는 타이탄과 올림푸스 산의 제우스가 이끄는 신들 간의 전쟁은 10년동안 진행됐습니다.
대지의 신 가이아(Gaia)는 교착상태에 빠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제우스에게 크로노스가 타르타로스(Tartarus)에 유폐시킨 타이탄의 괴물 형제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타르타로스에는 두 괴물이 유폐되어 있었습니다.
백 개의 손을 가진 괴물 헤카톤케이레스(Hecatoncheires)와 하나의 눈을 가진 키클롭스(Cyclopes)였죠.
이들은 모두 크로노스에게 복수할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우스는 이 괴물들을 풀어주고 타이탄과의 싸움에 끌어들였습니다.
자유를 되찾은 키클롭스는 올림포스 신들을 도와 하데스와 포세이돈, 제우스를 위해 각각 어둠의 투구와 삼지창, 번개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새로운 무기로 무장한 신들과 괴물 연합군은 결국 타이탄을 굴복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올림포스 신들은 우주를 여러 개로 분할하였습니다.
이에따라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이 되고 하데스는 지하의 신이 되며, 제우스는 천상의 신으로 좌정하였습니다.
제우스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맹세를 함께한 제단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습니다.
제단이 묘사되는 법
제단자리의 그리스어는 θυμιατήριον(튀미아테리온)입니다.
이는 '향로' 또는 '긴 사슬을 달고 있는 향로'를 의미합니다.
아라토스(Aratus, 315~243BC)는 θυτήριον(튀테리온)이라는 짧은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18세기 이전의 라틴어 표기로는 Thuribulum(투리불룸)이라는 이름이 널리 쓰였습니다.
의미는 그리스어와 같습니다.
마닐리우스는 제단을 '향불을 품은 제단' 즉, '향불이 피어오르는 제단'으로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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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제단자리 |
제단은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서 묘사한 것처럼 타오르는 불꽃을 담고 있는 제단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이 제단은 받침대가 북쪽으로, 타오르는 불꽃이 남쪽을 향해 일렁이는 것으로 그려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와 같은 묘사는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목판 별지도에도 그대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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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목판화 별지도(1515)에 그려진 제단자리 |
그런데 리차드 힌클레이 알렌(R. H. Allen says)은 자신의 책 <별의 이름: 그 전승과 의미(Star Names, Their Lore and Meaning)>에서 이와 같은 제단의 방향이 확립된 것은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서부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미 2세기 별지도인 파르네세 아틀라스(the Farnese Atlas)에서도 비록 불꽃은 없지만 남쪽을 향해 뒤집힌 제단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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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제단자리 |
어떤 별지도에서는 켄타우루스자리(CENTAURUS)의 주인공 켄타우로스가 이리자리(LUPUS)의 주인공인 이리를 잡아 제단에 바치려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제단자리에 일곱 개 별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요한 바이어는 제단자리 별 여덟 개에 바이어 명명법에 의거한 그리스 알파벳을 할당했습니다.
하지만 제단자리 바이어 별목록에는 착오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덟 개 별은 터무니없는 목록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오류는 라카유(Nicolas Louis de Lacaille, 1713~1762)에 의해 교정되었습니다.
라카유는 1763년 발행된 <남쪽 하늘의 별목록(Coelum Australe Stelliferum)>를 통해 그리스어 알파벳을 재할당하였으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별목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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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의 제단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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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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