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2. 게자리(CANCER)

2024. 10. 16. 14:34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Cancri
약어 표기 : Cnc
별자리 크기 순위 : 31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Καρκίνος(카르키노스)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게자리, 게좌, 거해궁(巨蟹宮), 해좌(蟹座)

 

게는 헤르쿨레스의 12과업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헤르쿨레스가 레르나 근처 늪속에서 여러 개 머리가 달린 괴물 히드라와 싸우는 동안 늪에서 기어나온 게가 헤르쿨레스의 발을 물어뜯습니다. 
헤르쿨레스는 간단하게 게를 밟아죽입니다. 
헤르쿨레스와 적대관계인 헤라 여신은 이 작은 공헌을 기려 게를 하늘에 올려 황도대에 위치시켰다고 합니다.  

게자리의 그리스어 표기는 Καρκίνος(카르키노스)입니다. 
라틴어로는 Carcinus(카르키누스)로 표기합니다. 

작은 역할에 걸맞게도 이 별자리는 황도대에서 가장 희미하고 4등급 언저리에서 5등급 사이 별 6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자리 알파별의 이름은 에큐벤츠(Acubens)입니다. 
아라비아어로 '집게발'을 의미하는 '알 주바나(al-zubānā)'에서 온 이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이 별을 '게의 남쪽 집게발'이라고 묘사했습니다. 
북쪽 집게발은 게자리 요타(ι)별입니다. 
게자리 베타(β)별과 뮤(μ)별은 각각 남쪽과 북쪽의 뒷발입니다. 


당나귀와 구유 

게자리 감마(γ)별과 델타(δ)별은 각각 4.7등급과 3.9등급의 별로 그리스어로는 이 둘을 통칭하여 '당나귀'를 의미하는 Ὄνοι(오노이)로 표기합니다.  
라틴어로는 각 별을 따로 읽어, 아셀루스 보레알리스(Asellus Borealis)와 아셀루스 아우스트랄리스(Asellus Australis)로 표기합니다. 북쪽 당나귀, 남쪽 당나귀라는 뜻인데 이 별은 자신만의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에 따르면 올림포스 신과 타이탄이 맞붙은 티타노마키아에서 디오니소스와 헤파이스토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연합세력이 당나귀를 타고 와 전쟁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타이탄은 당나귀의 울음소리를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죠.  
당나귀 울음소리를 처음 들은 타이탄은 대단히 무서운 괴물이 온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디오니소스는 두 마리의 당나귀를 하늘에 묶어 놓았고 그 사이에 구유를 놓아 당나귀의 먹이통으로 삼았습니다. 
이곳에 희미한 연무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일컬어 파트네(Φάτνη), 즉 '구유'라고 불렀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파트네를 '게의 가슴 한 가운데 있는 성운기가 가득찬 뭉치'라고 묘사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실제로 어떤 천체인지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죠.  
파트네가 '희미한 별이 뭉쳐있는 성단'이라는 것은 1,609년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바라보면서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파트네는 '프레세페 성단(Praesepe Star Cluster)'로 불립니다. 
좀더 대중적인 이름으로는 '벌집성단(Beehive Star Cluster)'라고도 하죠.
라틴어 프레세페(Praesepe)는 '구유'와 '벌집'이라는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프레세페 성단은 M44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아라비아에서는 프레세페 성단을 '알 미라프(al-Mi’laf)'라고 불렀습니다.
그리스어 파트네(Φάτνη), 라틴어 프레세페(Praesepe)와 마찬가지로, '구유', 또는 '여물통'이라는 뜻입니다. 

요한 바이어(Johann Bayer)는 우라노메트리아( Uranometria, 1603)에서 프레세페를 성운기를 가진 별로 그리고 게자리 엡실론(ε)별로 표기했습니다. 
오늘날 게자리 엡실론은 프레세페 전체가 아니라, 프레세페에서 가장 밝은 6.3등급 별을 한정하는 표기입니다.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의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에도 프레세페는 성단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만 바이어와 달리 이름표는 따로 달지 않았습니다. 

망원경으로 프레세페 성단을 관측한 존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는 아틀라스 꾈레스티스(Atlas Coelestis, 1729)에 네 개의 별로 이루어진 작은 성단으로 표사했습니다. 

 

보데는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서 플램스티드의 기록에 희미한 별을 좀더 얹어 표시했습니다. 

 


그림 1
요한 바이어(Johann Bayer)의 우라노메트리아( 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게자리

 

 


그림 2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게자리
헤벨리우스의 게자리는 '게'가 아닌 '가재'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3
존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 아틀라스 꾈레스티스(Atlas Coelestis, 1729)의 게자리

 




그림 4
보데의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13장에 표시된 게자리. 
한복판에 프레세페 성단이 있으며 북쪽과 남쪽 측면으로는 아셀루스 보레알리스(Asellus Borealis)와 아셀루스 아우스트랄리스(Asellus Australis)가 있습니다. 

우라노그라피아에서 프레세페 성단에는 아라비아어 '알 미라프(al-mi’laf)'에서 온 '마라프(Ma’laph)'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구유 또는 여물통이라는 뜻이죠. 

보데가 게자리 알파(α)별에 붙인 이름은 에츠차반(ez-zaban)입니다. 
오늘날의 이름 에큐벤츠와 동일한 어원인 아라비아 어 '알 주바나(al-zubānā)'에서 온 말입니다. 

 

 

북회귀선으로서의 게자리 

하지인 6월 21일 정오에 태양이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하는 지점에 북회귀선으로서의 게자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지에 태양이 게자리에 위치했죠. 
그러나 세차 운동으로 인해 현재 하짓날 태양은 쌍둥이자리(GEMINI)와 황소자리를 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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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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