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56. 작은개자리(CANIS MINOR)

소유격 표기 : Canis Minoris
약어 표기 : CMi
별자리 크기 순위 : 71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Προκύων(프로퀴온)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작은개자리, 작은개, 소견, 소견좌(小犬座), 작은개좌

그림 1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작은개자리

 

오리온의 두 마리 개 중 작은 개를 나타내는 작은개자리는 원래 프로키온(Procyon)이라는 밝은 별 하나만 가지고 있는 별자리였습니다. 이 별의 그리스어 표기 프로퀴온(Προκύων)은 '앞에 있는(Προ) 개(κύων)'라는 뜻입니다. 즉, 프로퀴온이라는 이름 하나가 별과 별자리 모두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이 이름은 작은개자리가 프톨레마이오스가 퀴온(κύων)이라 부른 큰개자리(CANIS MAJOR)보다 더 빨리 떠올랐기 때문에 지어진 것입니다. 

이 별자리의 또다른 라틴어 이름은 안테카니스(Antecanis) 또는 안티카니스(Anticanis)라고 합니다. 
의미는 모두 똑같이 '앞에 있는 개'라는 뜻입니다. 

고대로마의 작가이자 정치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는 기원전 1세기 아라토스(Aratus, 315~243BC) 의 <파이노메나(Phaenomena)> 를 번역하였습니다.  이 번역서 필사본에 삽화를 입힌 책이 현재 영국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히기누스(Hyginus)의 <천문학 시론(Poetic Astronomy)>에 등장하는 문구를 이용하여 개 형상을 구성한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 할리 647(Harley 647)필사본에 등장하는 작은개자리, 안티카니스(ANTICANIS)라는 표기를 볼 수 있습니다.

 

작은개자리는 작은 별자리로서 밤하늘에서 여덟 번째로 밝은 별이며 11.5광년 거리에 있는 작은개자리 알파(α)별 프로키온(Procyon) 외에는 그다지 흥미를 끌 대상이 없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작은개자리에 두 개 별을 기록했습니다. 
하나는 개의 몸통을 장식하는 프로키온이며 다른 하나는 개의 목을 장식하는 별로서 나중에 베타(β)를 할당받은 별입니다.

 

그림 3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작은개자리

프로키온은 짝꿍별을 거느리고 있어 천문학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별이기도 합니다. 
프로키온의 짝꿍별은 백색왜성이며 매 41년을 주기로 프로키온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또다른 개의 별이라 할 수 있는 시리우스(Sirius) 역시 고밀도의 백색왜성을 짝꿍별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보데 (Johann Elert Bode, 1747~1826)는 우라노그라피아에서 프로키온에게 또다른 이름으로 '알고메이사(Algomeisa)'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게슴츠레한 눈을 가진' 또는 '눈물이 글썽이는 눈을 가진' 생명체를 의미하는 al-ghumaiṣā’(알 그후마이짜)에서 온 이름입니다. 

 

그림 4 요한 엘레르트 보데,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에 그려진 작은개자리.  프로키온이라는 이름 아래 알고메이사(Algomeisa)라는 별칭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이 그림에서 작은개자리 베타별에 미르잠(Mirzam)이라는 이름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미르잠은 큰개자리 베타별을 말합니다.

이 이름은 프로키온과 시리우스를 자매로, 그리고 이들의 형제로 카노우푸스(Canopus, 용골자리 알파별, 아라비아에서는 수헤일Suhail 이라 불렀습니다)를 꼽는 아라비아의 이야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시리우스는 그녀의 형제인 카노우푸스를 만나기 위해 미리내를 가로질러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키온은 뒤로 쳐지고 말았죠. 이 때문에 프로키온은 눈물을 흘리고 그래서 프로키온의 빛이 시리우스보다 어두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 오늘날 작은개자리 베타별의 이름이 고메이사(Gomeisa)입니다. 
하지만 혼란스럽게도 작은별자리 베타별은 아라비아 이야기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별입니다. 

비극을 부른 오해

작은개자리는 오리온의 개로 여겨집니다. 
작은개자리가 오리온자리(ORION)의 뒤를 따라 밤하늘을 가로질러기 때문입니다. 

히기누스가 소개한 아티카(Attica) 지방의 유명한 전설에 따르면 작은개자리는 이카리오스(Icarius)의 개 마이라(Maera)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카리오스는 디오니소스로부터 포도주 만드는 법을 전수받은 사람라고 하죠.  

이카리오스는 자신이 만든 포도주를 시험삼아 목동들에게 마시도록 했습니다. 목동들은 포도주를 마시고 빠르게 취하고 말았죠.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던 목동들은 이카리오스가 자기들을 독살하려 한다고 생각하여 이카리오스를 죽이고 맙니다. 이카리오스의 개 마이라는 이카리오스의 딸인 에리고네(Erigone)에게 달려가 그녀의 치마자락을 물고 끌어 이카리오스의 시신이 있는 곳까지 데려 옵니다. 안타깝게도 에리고네와 개 모두 이카리오스가 숨을 거둔 곳에서 자살을 하고 말죠. 

 

제우스는 이 불행한 사건을 본보기로 삼기 위해 이들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삼았으며 아테네인들은 이 비극적인 실수를 속죄하기 위해 이카리오스와 에리고네를 기리는 축제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이카리오스는 목동자리(BOÖTES)를, 에리고네는 처녀자리(VIRGO)를, 마이라는 작은개자리를 상징합니다. 

한편 이카리오스를 살해한 사람들은 아티카 해안에서 떨어져 있는 케아(Ceos)섬으로 추방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악업은 그들을 계속 따라다녀 케아섬은 기아와 질병에 휩싸입니다. 
신화에 따르면 이때의 기아와 질병은 개의 별에 그을렸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프로키온이 큰개자리의 별 시리우스와 혼용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폴론의 아들이자 케아섬의 왕이었던 아리스타이오스(Aristaeus)는 아폴론에게 구원을 청하여 제우스에게 구원의 기도를 올리라는 신탁을 받습니다. 그 결과 제우스는 매 년마다 개의 별이 떠오른 때부터 40일 동안 계절풍을 불게 해서 그리스 전역과 케아섬을 여름의 열기에서 구해주었다고 합니다. 이후 케아섬의 사제들은 매 년마다 개의 별이 떠오르기 전에 희생제물을 바치는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 5 요한 바이어의 우라노메트리아(Uranometria, 1603)에 그려진 작은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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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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