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ALES 3장 - 88개 별자리 27. 목동자리(BOÖTES)

2024. 11. 17. 14:442. 별자리 이야기/STAR TALES

소유격 표기 : Boötis
약어 표기 : Boo
별자리 크기 순위 : 13번째
기원 :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 기록한 48개 별자리 중 하나  
그리스어 표기 : Βοώτης (보오테스)
표준국어대사전 등재명 : 목동자리, 목동좌, 목자자리

 

목동자리와 큰곰자리(URSA MAJOR)는 신화로 긴밀하게 엮여 있습니다. 
목동자리가 큰곰의 꼬리 바로 뒤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어로 Βοώτης(보오테스)라고 표기되는 'Boötes(보외테스)'의 어원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시끄러운', '떠들썩한'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θορυβώδης(토루보데스)'와 연관이 있을거라 생각되는데 이는 목동이 가축을 큰 소리로 통제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목동자리의 어원에 대한 또다른 설명은 '소몰이꾼'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οδηγός βοδιού(오데고스 보디우)'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이는 큰곰자리가 수레를 끄는 소떼를 시각화한 것이라는 의견과 관련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 별자리는 Ἀρκτοφύλαξ(아르크토필락스)로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단어는 '곰을 기르는 사람', '곰을 돌보는 사람', '곰을 지키는 사람'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3세기, 아라토스(Aratus, 315~243BC)는 '아르크토필락스는 Boötes로도 알려져 있는 사내'라며 이 사내는 북극점 주위로 곰을 몰고 다니는 것 같다고 기록했습니다.  

아라토스보다 4세기 앞선 작가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Odyssey)에서 Boötes만 사용했습니다.
즉,  Boötes라는 명칭이 아르크토필락스보다 더 오래된 이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eos, 100~178AD)는 확정적으로 Boötes를 '소몰이꾼'으로 간주했습니다. 
알마게스트에서 이 별자리를 κολλóροβος(콜로로보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콜로로보스는 '지팡이'를 뜻합니다. 
즉, 목동이 들고 다니는 지팡이죠. 

그림 1에서 그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1
요한 엘레르트 보데 (Johann Elert Bode, 1747~1826) , 우라노그라피아(Uranographia, 1801) 7장에 등장하는 목동자리.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왼손에는 원형낫과 사냥개의 목줄을 함께 쥐고 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지팡이를 언급하고는 있지만 원형낫에 대한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이 원형낫은 나중에 추가된 것입니다. 


후대의 천문학자들은 목동에게 개 두 마리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목동자리 바로 앞에 있는 사냥개자리(CANES VENATICI)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사냥개자리는 고대 별자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별자리입니다.  


폴란드 천문학자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1611~1687)는 1690년 출판된 별지도 '소비에스키의 창공'을 통해 목동자리의 부속 별자리로, 목동의 발아래 '마이날로스산자리(Mons Maenalus)'를 소개했습니다. 
이 별자리는 실제 존재하는 아카디아의 산 이름을 딴 것이었습니다. 

마이날로스산자리는 보데를 비롯한 후대의 많은 천문학자들이 받아들인 별자리지만 최종 별자리 선정에는 제외되었습니다. 

그림 2
요하네스 헤벨리우스(Johannes Hevelius), 소비에스키의 창공( Firmamentum Sobiescianum , 1690)의 목동자리 
오른발 아래 지금은 사라진 별자리인 마이날로스산자리가 보입니다.
여기에는 메날리스산(MONS MENALIS)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에 따르면 이 별자리는 아카디아의 왕 리카온의 딸이자 제우스의 정부였던 칼리스토 (Callisto)의 아들 아르카스(Arcas)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하루는 제우스가 리카온과의 만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리카온은 기이한 일을 벌렸습니다. 
이 손님이 정말 제우스인지를 시험하기 위해 아르카스를 죽여 음식으로 대접했습니다. 
(또 다른 판본에서 이러한 행위는 리카온이 아니라 리카온의 아들이 저지른 것으로 나옵니다.)

제우스는 대접 받은 음식이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분노에 휩싸여 식탁을 엎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벼락으로 리카온의 여러 아들을 죽이고 리카온은 늑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제우스는 아르카스의 살점을 모아 다시 형상을 만든 뒤, 플레이아데스 중 하나인 마이아에게 올렸다고 합니다. 
 
아르카스가 곰을 만난 이야기

또다른 이야기는 칼리스토가 곰으로 변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칼리스토가 곰으로 변한 이유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헤라의 질투 때문에 곰으로 변했다는 얘기도 있고, 제우스가 헤라의 복수로부터 칼리스토를 보호하기 위해 곰으로 변신시켰다는 얘기도 있으며, 아르테미스가 처녀성을 잃은 칼리스토에 대한 징벌로 곰으로 변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원인이야 어찌됐든간에 이 곰은 숲에서 사냥을 하는 자신의 아들 아르카스를 만납니다.  
칼리스토는 아들을 알아보고 따뜻한 인사를 건내려 했지만 나오는 목소리라고는 곰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뿐이었습니다.  

자기 어머니를 알아볼 리 없었던 아르카스는 곰을 사냥하려 했습니다.   
아르카스의 추격을 받은 칼리스토는 제우스의 신전으로 피신하죠.  
하지만 그곳은 허락없이 들어오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금단의 공간이었습니다. 
차마 이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제우스는 아르카스와 칼리스토를 하늘에 올려 큰곰자리와 목동자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카리오스 이야기

목동자리에 얽힌 또다른 이야기는 이카리오스(Icarius) 이야기입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와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카리오스 이야기는 히기누스(Hyginus)의 저작, <천문학 시론(Poetic Astronomy)>에서 길게 다뤄집니다. 
이카리오스는 디오니소스로부터 포도 경작법과 포도주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이카리오스가 포도주를 목동들에게 제공했는데, 취해버린 목동들은 이카리오스가 독을 타서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고 오해하여 이카리오스를 죽이고 맙니다. 

 

이카리오스가 기르던 개 마이라(Maera)는 집으로 달려가 이카리오스의 딸 에리고네(Erigone)를 이카리오스가 묻힌 나무 아래로 데리고 왔습니다.  
깊은 슬픔에 빠진 에리고네는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하고 이카리오스의 개 마이라 역시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합니다. 

 

제우스는 이카리오스를 하늘에 올려 목동자리로 삼고 그의 딸 에리고네를 처녀자리로 만드는 한편, 이카리오스의 충직한 개 마이라는 작은개자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큰개자리로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아르크투르스를 비롯한 목동자리의 별들

목동자리에는 밤하늘에서 네 번째로 밝은 별 아르크투루스(Arcturus, Ἀρκτοῦρος)가 있습니다. 
이 별은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Hesiod), 아라토스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저작에 모두 등장하는 별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르크투루스는 '곰의 수호자'를 의미했습니다. 

아라토스는 이 별을 목동의 허리띠 아래 있는 별로 묘사했습니다.
게르마니쿠스 카이사르(Germanicus Caesar, BC 15년~AD 19년)는 이 별을 목동의 옷을 여미고 있는 단추로 묘사했죠.
반면 프톨레마이오스는 아르크투루스가 목동의 허벅지 사이에 있다고 묘사했습니다. 
바이어와 플램스티드, 보데 모두 프톨레마이오스의 설명에 따라 별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아르크투루스는 알마게스트에 등재된 별 중에서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이는 별입니다.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이래 이 별의 위치는 남쪽으로 1도 이동한 상태입니다. 
1도는 보름달 두 개 직경에 해당하는 대단히 큰 거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동자리 전체 형상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보데의 별지도 우라노그라피아(그림 1)에서는 아르크투루스에 또다른 이름인 아라메크(Aramech)를 표기하였습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어로 '알 시마크를 가진 생성장수'를 의미하는 'al-Simāk al-rāmiḥ(알 시마크 알 라미흐)'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에 따르면 작살 비슷하게 생긴 알 시마크는 목동의 왼쪽 다리 위에 얹어져 있으며 목동자리 에타(η)별이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림 3)


그림 3
프톨레마이오스의 묘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쉬 144(Marsh 144, 10C추정)에 그려진 목동자리


'시마크(Simāk)'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애리조나대학에서 아라비아의 별이름을 연구한 다니엘 애덤스(Danielle Adams)는 시마크란 뭔가를 들어올리거나 지탱하는데 쓰이는 도구로서 이 경우에는 하늘의 덮개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상당히 재치있는 해석입니다.

왜냐하면 중동 위도에서는 스피카를 아래로 거느리고 있는 아르크투루스가 머리위 정점에 떠 있기 때문입니다. 
애덤스에 따르면 아라비아 천문학에서 아르크투루스와 스피카는 하늘을 지탱하고 있는 두 사람, 즉  'al-simākān(알 시마칸)'으로 묘사된다고 합니다.  
 
목동자리에서 두 번째로 밝은 별은 2.5등급의 목동자리 엡실론(ε)별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알마게스트에서 이 별이 목동의 περίζωμα(페리조마)에 놓여있다고 썼습니다. 
περίζωμα(페리조마)는 '샅바'를 의미합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 별의 이름은 이자르(Izar)입니다. 
이 이름은 아라비아 어로 '거들' 또는 '샅바'를 의미하는 izār(이자르)에서 온 말입니다. 

독일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게오르그 빌헬름 본 스트루베(Friedrich Georg Wilhelm von Struve, 1793~1864)는 이 별을 '풀케리마(Pulcherrima)'라고 불렀습니다. 
이 이름은 라틴어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실제 망원경으로 봤을 때 주황색과 파란색이 대조를 이루는 아름다운 이중별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트루베가 이 별이 이중별이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람으로 언급되곤 합니다만, 풀케리마가 이중별이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이는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로서 1779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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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석 
1. 한글별자리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자리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2. 별 이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별 이름을 우선 사용하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a Dictionary of Modern Star Names>(ISBN-13 : 978-1-931559-44-7, ISBN-10 : 1-931559-44-9)에 제시된 고전 발음에 입각한 별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3. STAR TALES는 영국의 천문작가 이안 리드패스(Ian Ridpath)의 별자리 개론서입니다. 
4. 원문은 이안 리드패스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한 글입니다. 
    원문과 번역문 모두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